이른바 모든 중생인즉, 사람에게는 '불심(佛心)'이 있다는 것이 불가의 가르침입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이 한마디는 세속을 살아가는 중생에게 안도감을 안겨주겠지만, 수행을 하는 수도승에게는 막중한 부담을 주기 마련입니다.

누구나 될 수 있지만, 또 누구나 될 수 없는 득도의 이중성 앞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포기의 갈림길을 향한 욕구를 참아낼 수 있을지요.

"우리에겐 언제든 기회가 있다"라는 말로 변명하며 자포자기하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불심이 오롯이 남아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면 불심은 유학에서 이야기하는 '유(儒)' 즉, '군자유(君子儒)'와 크게 어긋나는 한마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끝 없이 수행하고 절차탁마하는 과정 속에서 갈고 닦아야만 빛날 수 있는 것이 바로 불심이듯

오랜 세월동안 내려앉은 먼지에 그 빛이 가려져 점차 희미해져가는 우리 가슴 속 불심은,

 보이지 않을지언정 없지는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누군가의 기쁨을 진실로 동감할 수 있고, 또 누군가의 슬픔을 진실로 공감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우리의 불심은 비로소 반짝이며 깨달음의 불빛으로 인도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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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에 잡설과 함께 조심스레 적어보았습니다.

아마 이 모든 내용은 결국 제 스스로를 공공연히 비난하기 위해 적어놓은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