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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어릴 때 반지의제왕 마니아 친구가 있었지

해갤러(49.163) 2024.03.20 16:18:23
조회 117 추천 1 댓글 1
														

마니아라고 까지 하긴 좀 그럴수도 있어

반지의제왕 말고도 원피스나 강철의 연금술사나 이것저것 많이 좋아했던 것 같거든

판타지 소설로는 반지의제왕을 제일 재밌게 보고 얘기했던 것 같아


내 친구는 반지의제왕을 좋아했고

나는 해리포터를 좋아했지


그땐 반지의제왕은 완결도 백만년전에 나고 영화 시리즈가 나오던 때였고

해리포터는 책으로 4권까지 나오고 영화도 한 두 편 개봉하던 무렵이었지


서로가 좋아하던 판타지 세계관의 포인트가 좀 달랐어

그 친구는 판타지 세계관의 짜임새를 더 주의깊게 보는 쪽이었던 것 같고

호빗같은 소설도 나오는대로 재밌게 읽었던 것 같아


나는 사실 그때 호빗을 왜 또 찾아 읽어야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지

정작 나는 퀴디치의 역사나 신비한 동물사전같은 해리포터 스핀오프 책을 찾아 읽었으면서


반지의제왕 세계관의 인물들은 그 당시의 나와 꽤 멀게 느껴졌어

엘프족이나 뭐랄까 그 캐릭터들의 대화방식도 그렇고 컨셉충들의 대화처럼 느껴졌달까

(컨셉충이란 표현은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이 이상의 표현을 생각하기 어렵네)

현실세계의 인간들이라면 하지 않을법한 그 어떤 판타지 세계관들만의 엄숙함같은 것들이 나는 익숙하지 않았지

그 엄숙함을 즐기기가 나는 쉽지가 않았던 것 같아


해리포터는(당시의 4권까지는) 엄숙하지 않았거든

판타지 소설이었지만 유머와 위트가 가득했거든

그리고 풀 판타지 세계관이었던 반지의제왕과 다르게 머글세계와 마법세계가 병행하는 구조였거든

반지의제왕은 좋은 컨텐츠지만 한편 풀 판타지 세계관의 엄숙함에 질식할 것도 같았던 부분이 있었어


해리포터의 캐릭터들은 충분히 어렸고 그래서 미숙함들도 용서가 됐지

현실에 닿아있고 무겁지 않은 캐릭터들과 용서할 수 있는 미숙함


반지의제왕 캐릭터들은 비교적 무겁지

무겁고 대신 그 엄숙함의 벽을 넘으면 좀 더 해리포터보다 성숙한 인간심리와 행동을 즐길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신비한 동물사전과 퀴디치의 역사같은 세계관 확장 책을 찾아봤던 건

물론 해리포터의 세계관이 좋았던 것도 있겠지만

그것이 머글세계와도 병행하는 세계관이며

해리포터와 친구들이 속한 세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었을거야



나는 사실 4권까지는 어릴 때 엄청난 해리포터 마니아였지만

그 이후의 스토리에 대한 기억은 꽤나 희미하고, 마음에 많이 남겨두지는 않았었어


최근에 다시 읽으면서는

5권부터 시리우스의 죽음

6권에선 덤블도어의 죽음

7권에선 학교도 때려치고 죽음의 성물 찾아다니겠다는 6권 마지막의 서술을 보고나니


내가 왜 4권 그 이후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점점 더 잘 알게되었지

이야기가 점점 호크룩스를 찾아 떠나는 반지의 제왕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학교에서 한 학년씩 올라가며 배우는 성장소설이었는데

1편의 마지막 마법사의 돌 방어체계를 뚫는 씬은

그 해의 해리가 모든 교수님들에게 들었던 수업을 총 망라해서 문제를 풀어야하는

학년말고사같은 느낌으로 모험이 조직되어 있었는데


7권에선 학교도 때려치우고 호크룩스들을 찾아서 떠나겠다는 거에요

이게 반지원정대지 해리포터인가요

갑자기 5권부터 등장한 예언 세계관과

갑자기 6권부터 등장한 호크룩스 세계관과

갑자기 7권에서 반지(파괴)원정대가 되잖아요


내가 반지의제왕을 읽는건지 해리포터를 읽는건지 아마 예전에 헷갈렸던 기억이 나는 것도 같아

그리고 7권을 거의 다시 보지 않았겠지


어릴 때 반지의제왕 좋아하던 친구랑 얘기하면서

나는 해리포터가 이래서 좋다고 반지의제왕과의 차별점을 이야기하며

그 친구와 내가 서로 좋아하는 포인트를 구분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 되어버린 거에요


또 뻘소리를 잔뜩 했군

6권 마지막에 해리가 학교를 때려치우고 호크룩스 파괴하러 다닌다는 얘기를 하는 걸 보니

7권을 펼칠 엄두가 잘 나지 않아서 혼자 뻘소리를 길게 적어보았어요



학교에서의 성장소설이었는데 학교를 때려치면

학교 교과서(참고서)로 쓰던 신비한 동물사전과 퀴디치의 역사 책은 무슨 의미가 있어지는 걸까


덤블도어는 이미 죽었는데

덤블도어랑 그린델왈드의 사이를 더 궁금해하기 쉽지 않아

덤블도어의 장례식을 치렀는데 장례식의 기억으로 그는 그와 관련된 기억을 종결하는 편이 자연스럽겠지

그 이후의 모험에 차라리 포커스를 맞췄으면 집중할 요소가 더 있었을지도 모르겠어


그린델왈드는 매력적인 캐릭터겠지만

이제 와서 그린델왈드 스토리가 부각된들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가요

그런 생각이 마구 차오른다


혼자 또 뻘소리를 길게 해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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