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진격의 거인 캐릭터 리뷰/1.모바일에서 작성

에렌 예거(211.36) 2019.11.29 18:34:41
조회 833 추천 20 댓글 3
														
선과 악, 빛과 어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저마다의 서사를 추구하는 진격의 거인 캐릭터들에게는 흔히 그렇지만


입체적인 측면에서 단연 가장 크나큰 빛을 발휘하는 캐릭터는 역시 에르빈 스미스 장군이라고 생각한다.

입체감이 살아 있되 역대급으로 압도적인 포스와 존재감, 인간미, 간지, 카리스마를 골고루 갖추고 스토리에서 퇴장한 후에도 독자와 시청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은 캐릭터는 드문데, 에르빈은 당연히 합격권에 들 자격이 있음. 괜히 에렌 예거와 장 키르슈타인, 최고의 인기 캐릭터인 리바이를 누르고 마레 편 초반부 당시의 인기 투표에서 1위를 거머쥔 게 아니지.

에르빈이라는 캐릭터적인 서사에서 주된 코드로 작용하는 감정이라면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죄책감\'과 \'회한\', \'동경\', \'꿈\', \'자살 욕구\'라고 본다.

수업 시간에 \'벽 바깥의 인류는 모두 멸망했다\'는 가르침에 의문을 품은 어리고 순진한 학생이었던 에르빈은 모두 \'인류가 멸망했다고 알려진 방벽 내의 역사는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아버지의 가설을 하나도 이해도 못했어.

결국 아무런 생각 없이 중앙 헌병단 소속인 젤 사네스에게 까발리는 탓에 아버지의 죽음을 초래하게 되지.


당시 나이가 어리고 순진무구한 소년기였던 에르빈의 입장에선 한 순간에 저지른 어리석은 무지와 실수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를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으로 몰아넣은 죄의 무게를 짊어지는 꼴이지. 어쩌면 스토리에서 주인공의 변화와 상징을 가리키는 고전적인 클리셰 중 하나인 \'아버지 살해\'의 클리셰가 에르빈에게도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어. 진격의 거인에서는 유독 \'성장의 전환점\'이자 \'넘어서야 할 벽\'으로서 \'어머니/아버지 살해\'를 거치는 엘렉트라/오이디푸스 신화를 모티브로 한 \'자식\' 격 인물들이 많더라.

하지메도 \'모든 이야기는 아버지를 죽이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누군가의 조언을 이야기를 쓰는 데 참조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얘기했어. (자식과 아버지의 관계를 얘기하자면, 에렌 예거 & 지크 예거 - 그리샤 예거, 리바이 아커만 - 케니 아커만, 히스토리아 - 로드, 지크 예거 - 톰 크사퍼, 지크 예거 - 다이나 프리츠 & 그리샤 예거, 시조 이미르 - 이미르의 세 딸들 마리아, 로제, 시나. 그 외에도 아홉 거인을 이어 받기 위해 전임 계승자인 어머니나 아버지를 먹어야 했던 자식들.)


금기나 다름 없는 진실을 안다는 것은 방벽의 세계에서는 죽어 마땅한 죄이고, 그것은 에르빈이 처음으로 발을 들인 \'잔혹한 세계\'의 실상.

아버지의 죽음이란 통과의례를 계기로 에르빈은 단지 아버지와 깊은 연결고리를 가진 진실을 찾겠다는 숙원에 모든 것을 걸고 조사병단에 들어감. 아버지는 에르빈의 삶에 있어 거대한 영향을 미친 이정표이자 꿈의 발판, 그림자 모든 것이라 봐도 과언이 아님.

아버지를 저승길로 보내 버린 미련과 죄책감, 그 감정에서 비롯된 어린 아이의 본능과도 같은 순수한 갈망과 호기심은 죽는 날까지 에르빈의 심리 속을 돌게 돼. 에르빈은 \'세계의 진실을 찾아내 아버지의 가설이 진실임을 증명한다.\'는 확실한 목표와 갈망 하에 조사병단에 들어갔고 인류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심장을 바치는 선택을 했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동료들이 인류를 위해 죽는 선택을 하는 동안 전력을 쥐어짜내 스스로 살아남아야 했어.

조사병단 단장직에 오르면서 동경하는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자의건 타의건 자신은 뒤에서 병사들을 전두지휘하면서 거인과 직접 싸우게 하고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 했지. 주변이 동료들의 시체들뿐이었지만 에르빈은 단장의 모습으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했어. 동시에 에르빈에게 \'죄책감에 이은 죄책감\'이라는 더 크나큰 고통의 업보를 물게 했지.

호기심과 갈망을 키운 죄책감이 곧 에르빈의 자살 욕구를 낳은 셈이랄까.

에르빈의 본질을 논할 때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지. \'동료들을 죽음으로 내몰려서라도 진실을 확인하겠다.\' 싶었지만 동시에 \'아버지의 꿈을 위해 살아 가야 했지만 자신이 죽게 한 동료들을 생각하면 나라는 인간이 미워진다.\' 였다고 생각함.

에르빈은 이런 절망(자살 욕구)과 희망(진실과 미래를 향한 추구성) 속에서 끊임 없이 고뇌하면서 평생의 의문으로 살아왔어. 이 고뇌는 모든 것의 대단원인 월 마리아 탈환 전투에 정점에 이르면서 카타르시스가 빛을 내지.

근데 이 고뇌의 최종 방향, 즉 종지부를 찍은 것은 누구일까. 누구도 아닌,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하고자 한 친구 리바이의 \'후회 없을 선택\'.

"넌 잘 싸웠어. 꿈을 포기하고 죽어 줘."

자신이 도달해야 곳을 찾은 듯 미소를 지은 에르빈.
그대로 답이 있는 전장을 향해 신병들과 혼신을 쏟은 모든 걸 이끌고 달려 나갔어.
짐승 거인이 던진 투석에 맞기까지, 그리고 마침내 이정표이자 족쇄였던 꿈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자유의 안식\'을 맞이하기끼ㅣ지
욕망, 분노, 슬픔, 광기, 투혼, 갈망, 해방감. 비장하면서도 암울한 세계를 견디면서 살아온 인간의 최후의 순간은 무엇으로도 표현할 길이 없었다.

다각적인 해석을 요하는 입체적인 인물들이 대개 그렇지만, 에르빈은 해석하자면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이쯤에서 끝내고자 한다.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0

고정닉 9

19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8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