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나는 당뇨 전조 증상 같은 게 체감상 하나도 없었어


나이는 20대 중반이고 155 / 52 이다가 두 달에 걸쳐서 다이어트로 4키로 정도 감당하는 중이었고 다이어트니까 의식적으로 물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고 화장실도 자주 감.. 그래서 몰랐나? 거품뇨 같은 것도 없었음

  

버터 들어간 과자 치즈볼 꽈배기 도넛 초콜릿 이런 거 좋아해서 생리 때만 되면 키커바 3개 그자리에서 까먹거나 가나 큰 거 하나 한 번에 다 먹거나 로투스 한 통 다 먹거나 식후에 크리스피 3 개 다 먹거나 꽈배기 3개 치즈볼 2개 먹거나 그런 미친짓 많이 함... (최대 죄악)


그리고 애기 때부터 아토피 때문에 강한 스테로이드 치료를 좀 많이 함


아버지는 단 걸 싫어하셔서 당뇨 없으신데 작은 아버지랑 고모가 두 분 다 당뇨 (아빠가 멀쩡하니까 가족력 망각하고 자유롭게 산 것도 죄악)
  
근 4개월 동안 인턴 끝나고 막막해서 스트레스도 엄청 받았구.. 잠을 거의 새벽 5시에 잘 때도 많았고 기본이 새벽 2~3시였음

식사는 다이어트 하는 4개월 동안 간헐적 단식한다고 심한 경우 아침만 먹을 때도 있었고 기본 2식이었는데 아침은 집밥 저녁은 샌드위치 파니니 삼각김밥 김밥 이런 거 먹음

  

나는 당뇨라는 걸 알게 된 게 피부과 진료 통해서였어
아토피가 심해져서 대학병원에서 면역억제제 처방받고 피검사를 같이 했는데 알러지 반응 보자고 한 거라 공복은 아니고 식후였지만 혈당이 410이 뜬 거임
콜레스테롤 수치도 다 기준치 2배 이상이거나 그랬음...
진짜 벼락이더라 피부과 약 먹고 아토피가 인생 2n년만에 귀신같이 싹 사라져서 삶의 질 고공행진 중이었거든
이거 머 한 놈 패니까 더 큰 놈 오는 게.. 나는 인생 난이도 이딴 식으로 주문한 적 없는데 나한테 왜 이러나 싶고 ㅜㅜ

같은 병원 내분비내과로 바로 토스당해서 진료 보니까 공복은 205 나와서 교수님이 입원해서 인슐린 치료 하면서 본인이 경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고 수치가 심해서 합병증 검사도 싹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하심
통원 치료도 가능하긴 한데 어차피 백수라 그냥 입원 권하신듯

근데 당시 교수님이 일주일인가 자리 비우실 예정이었어서 그동안 일단 임시방편으로 약을 처방해주심

고지혈증 약 하나(리피토)

식전에 먹는 당뇨약 하나(아이크롱 클라지드 어쩌고?)
- 이건 혹시 80 밑으로 혈당이 내려가면 중간에 중단하라고 하셔서 가끔 77 이러길래 막판이랑 병원 들어가서는 안 먹음

그리고 식후에 먹는 당뇨약 하나(메트로포민 500)

이걸 10일동안 먹으면서 채단탄 지켜서 식단 조절하고 식후 운동은 대단한 건 아니지만 경사있는 길 빨리 걷기랑 허벅지 운동 같은 거 랜덤으로 30분 정도 해줬어

처음에는 리브레로 막 또 피크가 200 300 400 이러다가 서서히 나아지더니 병원 갈 때쯤에는 혈당 폭이 80~180 사이로 들어옴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입원해서

혈액검사 (거의 매일 한듯)

소변검사

조양제 넣고 복부 CT (조양제 들어가면 쉬 싼 느낌 난다더니 진짜더라, 이건 원래 초음파로도 볼 수 있는데 나는 그냥 파업 때문에 오래 걸린대서 CT 찍은거야 초음파로 볼 상황되면 그걸로 봐)

경동맥 초음파 (존나 무서워서 검사받다가 선생님한테 선생님 저 혹시 죽나요...? 이렇게 물어봄 ㅅㅂ 선생님이랑 옆에 계시던 간호사들이 다 개웃으면서 아니요 전혀 멀쩡하세요 이러시는데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ㅋㅋㅜ 검사 끝났고 상태 괜찮으신데 혹시 실습 중인 쌤이 한 번 더 봐드려도 될까요? 하시길래 네네네네넨 백 번 보셔도 돼용!! 함 )

망막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

또 막 뭔 발 차가워지는 거 뜨거워지는 거 진동 오는 거 느낄 수 있는지 그런 사소한 검사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합병증 검사란 검사는 다 함 합병증 검사는 원래 다 보험이 안 돼서 백 만원은 깨짐
근데 병원 있는 동안 혈당이 더 많이 안정화돼서 피검사가 공복 85 식후 2시간 130 이런 식으로 계속 나옴
콜레스테롤 수치도 다 100 이상씩 내려감

3일째 되는 날 주치의 교수님이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자세한 건 더 기다려야겠지만 우선 가판독으로는 합병증 검사도 큰 문제 없고 입원 전에 병원과 연결해 뒀던 리브레 그래프랑 들어와서 한 검사를 보니 전반적으로 혈당도 생각보다 조절이 잘 돼서 인슐린 치료 안 하고 그냥 퇴원하셔도 될 것 같다 함...

한 달 뒤에 외래 보기로 하규

  

그래서 4일째 오전에 짐 싸서 퇴원했어 ;;

수치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졌다고 하시는데.. 그것조차도 뭔가 다른 문제가 있는거 아냐???? 하는 의심병 발동했지만 일단은 교슈님을 믿고 퇴원해서 열심히 관리해보려고

인바디도 했는데 지방은 많고 근육량은 부족하대서 단백질 탄수 적절히 챙기면서 운동도 하구.. 복부 비만이 당뇨에 영향 있다는데 내가 그렇거든 허리는 들어가있는데 배만 나와서 대박 올챙이


암튼 집 가자마자 아빠한테 앵겨서 잉잉거리니까 아빠가 등 두드리면서 덤덤한 목소리로 보고 싶었다고 하는데 눈물 나서 죽는 줄....... ㅜㅜ

아빠는 당뇨는 아니지만 뇌쪽으로 많이 편찮으셔서..

맨정신 아니실 때가 많은데 갑자기 무슨 정신인지 딸 아프다고 아침 저녁으로 더듬더듬 목소리로 전화하고 집 오니까 보고 싶었다 하는데 눈물 와락 나더라고...
  

나 보고 싶었어?? 하니까


예쁜 딸 보고 싶었지


이러더라.....

아빠를 너무너무 느끼고 싶어서 맨날 아침저녁으로 일부러 억지로 앵기고 애교 떨어도 별반응 없어서 아파서 그런 거 알면서도 서운할 때 많었는데 ㅜ

매일 전화로 아빠 보고 싶다고 한 걸 기억한 것 같아


솔직히 아직 취업도 못한 상태고 앞으로 살 게 너무 막막해서 안 좋은 생각 불쑥 든 적 많았는데
아무래도 엄마랑 아빠가 나 많이 보고 싶어할 것 같으니까 그냥 열심히 살려고 마음 먹었스

댓글 단 적은 별로 없지만 여기 글들 보면서 잡지식도 많이 얻고 가끔 해학하는 글 보면서 웃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남겨준 후기 보면서 희망도 많이 얻었어서 나도 써본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최대한 삶을 영위하면서 살자!!

그리고 사실 질문이 본론인데 역시 실내자전거 하나 들이는 게 좋을까? 쿠팡에 있는 엑사이더 접이식 괜찮은지 궁금........... 아니면 추천템 있을까??
키가 지구 내핵 수렴하기 직전이라 안장 조절 가능한 걸로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