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집 근처 도장에 갔습니다. 상담만 받으러 간 건데 약간 트레이닝? 같은 걸 본 느낌.

사설 도장이었는데, 중·고등학생이 여섯 명인가 있습니다.

관장님께서 저 상담하러 들어가시고, 사범님이 학생들 지도를 시작하시는데 이미 벽 너머에서 으아! 빵! 뭐 이런 소리 들립니다.

다이몬 고로가 '98때 똥파워로 돌아와서 지뢰진을 쳐도 저런 소리는 안 날 것 같습니다.

관장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도장마다 성격이 좀 다른데, 본인은 안전하고 즐거운 운동 추구한다. 큰 부상도 없는 편이다.

선수생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대학시설 같은 곳에 보낸다. 여기는 사회인들 많아서 어렵진 않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밖에선 막 공중제비 돌고 아무도 없는데 업어치기하고 점프해서 등으로 떨어지고 난리가 납니다.

점프를 뛰는데 거의 제 가슴 위치까지 뜁니다.

어렵지 않다며요...... 라고 여쭤보려다가 안여쭤봤습니다. 저한테만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제는 사회인분들이 많았는데다 안에 옷을 입고 있었는데 학생분들은 도복 안에 상의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깨 승모 복근 대흉근 엄청 선명합니다. TV에서 보던 근육이어서 좀 설렙니다.

저도 모르게 제 배를 만져봅니다. 상한 찹쌀떡 같이 늘어지고 보드랍습니다.

오늘은 시험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아마 체대 입시 시험이겠죠.

관장님이 직접 뭐 시험에 나오는 동작? 같은 걸 지도해주시는 동안 젊은 사범님이 오십니다. 나이 여쭤보니 이십대라고.

관장님이랑 똑같습니다. 안 어려워요~ ㅎㅎ 이러십니다.

과연 저 동작이 기계체조 국가대표한테 안 어려운건지 태릉인한테 안 어려운건지 여쭤보고 싶지만 또 참습니다.

근육을 보면 사람이 겸손해집니다.

가장 늦은 시간에는 도장 출신의 사범님들이 여러 분 오셔서 지도해주신다고 합니다. 유서깊은 도장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사정상 성인부가 없다고 해서 시무룩합니다.

어제 본 도장과 비교했을 때 조금 더 타이트한? 느낌이 듭니다. 학생들끼린 웃고 떠드는데 저 혼자 무섭습니다.

제가 체형이 크고 둔해서 운동 괜찮을지 여쭤봤더니, 관장님은 일단 안 다치고 천천히 배울 생각으로 하면 된다고 하고, 사범님은 해보면 쉽다고 합니다.

학생분들은 유도 외에 운동을 따로 한다고 합니다. 밴드 당기는 거나 팔굽혀펴기 몇백 개나 배밀기 몇백 개 뭐 이런 걸 해서 살이 안 빠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제가 그 커리큘럼을 따라가면 살과 함께 정신도 좀 감량될 것 같습니다.

학생분들 운동하는 걸 보니 그냥 운동신경 없는 채로 살아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도 어려운 운동입니다.

배를 다시 만져봅니다.

정신을 놓고 운동을 하면 몸이 쉽게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배를 쪼물딱거렸더니 배가 고픕니다. 찹쌀떡 대신 인절미찹쌀빵을 사서 먹었습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