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번이가 가진 재능에 대해서 연구를 해 보았다.

우선 수번이의 대표작인 탈혼경인과 전생검신을 중심으로 분석을 한 결과.
수번이에 대한 사실 몇 가지를 알 수 있었다.


1. 수번이는 큰 그림을 그린다.
1.1
전생검신이든 탈혼경인이든 수번이는 뭔가 큰 그림을 그릴려는 것이 보인다. 전생검신에서는 절대적인 힘에 대한 반역. 탈혼경인에서는 무극에의 갈망.
커다란 대주제를 가지고 스토리를 이어나가려는 모습을 포착했다. 전생검신에서 자주 보여주는, 좆같은 기승승승승의 빌드업 뒤에 따라오는 뽕과 떡밥회수. 탈혼경인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이 없어도 잘 굴러가는 세상사(ex 유검전 등).
큰 그림이 수번의 재능이란 것 하나는 분명하다.

1.2
큰 그림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그건 바로 다들 아는 좆같은 기승승승승승승승승승승
이다. 기승전 까지 가는데에 대한 떡밥과 불필요한 전개가 상당히 많아졌다.
이는 전생검신 기준 22회차를 기준으로 이리된 것이며, 그 이전 회차가 욕을 안 쳐먹는 이유는 기승승승 파트에서 나름의 케미가 있었기 때문이다.(ex 계삼탕을 앞에두고 입과 전음을 따로 놀리는 동료들 등) 캐릭터들 간의 케미, 세계관의 비밀이 풀어지며 나타나는 뜬끔없으나 어쩐지 말이 되는 케미.
하지만 23회차부터 내용이 난잡해지고 무분별한 떡밥의 투척이 기관포마냥 쏟아지며 독자들은 지쳐가기 시작했다.

수번이는 분명 거대한 콜라주를 그리려 하지만, 그리려는 콜라주가 너무 큰 탓에 종이가 모자라 이면지를 대충 붙여넣는 듯한 느낌이다.

2. 좋은 떡밥, 좆같은 떡밥.

2.1
수번이의 재능 중 하나는 떡밥이다. 예전 19회차 당시 벽지상과 제갈사의 떡밥이 풀렸을 당시 절로 입을 쩍 벌렸었다.(말 나온 김에 벽지상하고 동방무결은 뭔 일 있었는지도 풀어라.)
떡밥을 깔아놓는 기술 또한 상당히 치밀했다. 사건 속에 떡밥을 깔아놓으니 그냥 지나갔다가 추후에 알게 되어 놀라기도 했다.

세계관과 큰 그림이 (22회차 전까지는) 상당히 탄탄했던 탓에 상상도 못했던 떡밥이 상상도 못했던 사건에서 풀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2.2
좋은 떡밥이 잇다면 좆같은 떡밥도 있다.
바로 부모님을 찾기 힘든 전생자의 직감이 그 예시다.
전생자의 직감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번이가 너무 떡밥을 대충 퉁치는 것이 훤히 보인다는 점이다. 독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대충 퉁치는 것이다. 내가 상태창 레벨업물을 싫어하는 것도 주인공의 성장을 너무 대충 퉁치기 때문이다.
여튼 전생자의 직감을 필두로, 동료들이 갑작스레 물어오는 떡밥들이 너무 많다. 떡밥이 많은 건 문제가 안 된다.
문제가 되는 건 수번이가 떡밥을 그냥 '떡밥' 그 자체로 백웅에게 던져준다는 점이다.
떡밥은 사건 속에 묻혀서 자연스럽게 묻어가야 비로소 의미있는 떡밥이다. (ex 여동빈 거룡전이라는 사건 속에 있던 사대신기 떡밥, 동영에서의 무술수련이라는 작은 사건 속에 있던 무사시 떡밥, 태산에 머물며 천제단 도청하는 태산노옹 떡밥 등)
근데 수번이의 최근 행태를 돌이켜봐라. 전생검신 40권부터 70권까지 텍스트파일로 옮겨서 '전생자의 직감'을 검색하면 몇 건이나 나올 것 같냐. 존나 많이 나온다.

수번이는 반성해야 한다.

3. 주인공, 왜 이런 놈일까.

3.1
일단 수번이가 왜 이딴 주인공을 설정했는지는 대충 알 것 같다.
모든 면에서 가장 추한 곳에 있던 놈이 모든 면에서 극상에 자리한 옛 지배자, 외신들을 파멸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려고 한 것일 터다.
실제로 22회차. 해신전까지는 매사가 카타르시스였다. 실제로 필자도 해신전을 몇 번이나 정독하며 딸을 친 바를 밝힌다.
비록 주인공이 갖는 목표성은 살짝 희박한 바가 없잖아 있었지만 이 놈이 성장한다는 건 분명히 느껴졌었다.
이 백 가 놈이 성장을 한다는 점에서, 이 놈이 못생겼건 잘생겼건, 멍청하건 똑똑하건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몰입력 있는 성장소설이었다.

3.2
문제가 되는 건 해신전부터다.
이때부터 수번이 이 놈의 못된 습관이 나오기 시작했다.
줬다 뺐기.
난 해신전 끝날 때에 쿠퍼액을 적시며 이 놈이 절대지경에 들어간 건가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욱의 권능도 열이 설명할때 이야 세상을 조롱하는 권능!

하고 기대했다. 그리고 현실계로 돌아오면서 수번이는 줬다 뺐기를 시전했다. 그래도 아직 버릇이 완전히 도지진 않아서 줬다 뺏어도 어느 정도는 남겨줬다.(ex 삼보절기, 전욱의 권능 순간이동용법)
그리고 회차가 길어지며 버릇이 완전히 도졌다.(ex 흑웅!)
줬다가 뺏을 거면 차라리 주지 말아라. 난잡해진다.

4. 성장이 불균형한 권능들.

4.1
전생검신에서 난잡한 건 많지만 가장 난잡한 건 주인공이 가진 것들인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난잡하고 모호한 것이 전생자의 직감이라 생각한다.
전생자의 직감은 나쁘지 않다. 회귀자가 굴레를 거듭하며 경험을 쌓고, 그에 따른 직감이 발달되는 것도 개연성엔 어긋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전생자의 직감이 주인공의 성장과 함께 이루어졌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백웅이 책사들과 정상적인 상의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점점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어가며, 대국적인 일을 결정할 때 전생자의 직감이 등장했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은 성장하지 않고 직감만 성장한다.

검객은 달라진 게 없는데 검이 알아서 길어지는 기분이다.
발기도 아니고.

모든 권능 및 기술이 다 이런 식이다.
주인공은 성장을 안 하는데 권능들만 성장한다. 기술은 없고 내공만 쎄지는 것은 무공에서 끝냈어야 했다. 음신지력을 계속 쳐먹는데 계속 쳐먹어서 흑웅이 부활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좀 해라.

5. 수번이의 가장 큰 장점.

5.1
수번이를 너무 까기만 한 것 같아 칭찬도 좀 해주려 한다.
이 새끼의 장점은 전투씬이다.
이 시발수번이가 아무리 좆으로 질질 끌어도 전투씬은 빛이 쉽게 안 바래는 것 같다.
탈혼경인, 전생검신을 보며 뜯어본 결과.
수번이는 전투씬에 감정과 서사를 실을 줄 안다.(ex 유검전&마왕교주전)
ㄹㅇ 이거 하나만큼은 어떻게 해도 깔 껀덕지가 없다.
전투씬에 감정, 서사, 그리고 고민 좀 해본 철학or유사과학 등의 내용들을 미친듯이 잘 짬뽕시킨다.
비꼬는 게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칭찬이다.

쥬논도 퇴물이 되긴 했지만 전투씬은 그래도 잘 쓰는 것처럼, 수번이 너도 퇴물 끼가 보이지만 전투씬은 잘 쓴다 느낀다.

신격들끼리 전투씬은... 야부리맨마냥 이거 금지 저거 금지 시간 돌림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뭐라 말은 못하겠다.

다만 무공&서사가 담겨있는 싸움만은 정말 웅장하게 잘 뽑아낸다.
갤 눈팅하는 거 아니까 앞으로는 웅장한 전투씬 많이 내놔라.


결론.
수번아 떡밥 너무 난잡하게 뿌리지 말고, 전생자의 직감 활용할거면 주인공 성장 좀 시키고, 줬다 뺏으면 나도 구매를 줬다 뺏을거고, 앞으로 전투씬 잘 써라.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