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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음마왕 백웅(1).txt

ㅇㅇ(121.157) 2020.07.27 23:01:11
조회 1160 추천 15 댓글 6
														

"흐으, 크악!"


눈을 뜨자 익숙한 외양간 천장이 보였다. 30번째 생도 결국 실패였다. 소을촌에서의 평화로운 때도 잠시 뿐, 마을이 커질수록 외부의 인사들과 엮이는 일이 많아졌다. 그 뒤로는 비슷한 고행의 반복. 동료들과 힘을 모아 흉신의 본체까지 다다르는데는 성공했지만, 결국 힘이 모자랐다. 백웅은 터져나간 몸의 고통이 떠오르는 듯 잠시 몸을 부르르 떨다가 허탈하게 뒤로 누웠다.


"젠장... 아직도 부족하다니!!"


전생을 할 때마다 힘이 늘어나는건 느껴진다. 이전 생의 성과도 전생 초기였다면 꿈도 꾸지 못할 고도의 경지. 그러나 아무리 정신력이 뛰어난 전생자라도 거듭되는 삶에서 마모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것도 곧 손에 잡힐 듯한 열매가 눈앞에서 떨어지는 광경을 수번 연속으로 목격한다면.


'쉬고 싶다고 해놓고 집단의 장이 되는 것 자체가 문제야. 이번엔 혼자서 쉰다. 질릴때까지!'


백웅은 고심 끝에 이번 생 역시 쉬어가기로 했다. 30번의 생을 거쳤다. 내색하려하진 않았지만 어느샌가 지친 정신이 느껴졌다. 백웅은 조용히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것이라니? 그동안 많은 것을 겪었다. 뇌신류 제자에서 종사까지, 황제도 해보았다. 마을의 오래된 악연들을 정리하고 용서하며 촌장으로 도시까지 발전시켰다. 여기서 또 해볼만한 게 있을까?


있었다.


"흠... 이번 생애는 좀 색다르게 가볼까. 당분간은 쉬어갈 참이니."


외신조차 멸하는 진정한 진공가향을 이루고 세계를 구원한다는 거창한 의념은 어디까지나 정의의 길. 백웅이 걸어보지 못한 길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실로 간단했다. 그것은 바로 악당의 길이었다. 하지만 악당이라니. 산적이라도 될까? 가진 능력에 비해 너무 옹졸하다. 그렇다면 아예 암천향의 길로 타락해서 내부에서 정보를 수집한다?


"말도 안 되지."


너무 위험했다. 흉신이나 기어오르는 혼돈은 마음만 먹으면 영겁토록 자신을 가둬두고 고문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숙적에게 자기 자신을 잡아먹으라는 것밖에 더 되는가? 이번 생의 목표 역시 어디까지나 쉬어가는 생이었다. 세계의 이면에 접촉하는 순간 둘러싼 환경의 규모는 급박하게 커진다. 이미 수차례 겪어온 사실이었다.


"소소한 악당이 좋겠군. 악당, 악당이라..."


악당이란 무엇인가? 백웅의 머리속에 무림에서 악명 높은 여러 존재들이 스쳐 지나갔다. 돈만 받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마도팔문의 살수들, 무미무취의 독으로 사람을 뼈채로 녹이는 사천당문, 명문의 탈을 쓰고 지하에서 수많은 여인들의 몸을 음탕하게 유린했던 남궁세가... 가만, 남궁세가? 여인?


'그러고보니 200년 넘게 여자랑 몸을 섞은 적도 없었지.'


그럴듯한 정분이라고는 전생 초기에 미호와 장난을 치다가 가슴에 파묻혀본게 다였다. 그것도 말이 정분이지, 놀림당한 것이 전부였다.


"... 흐흐, 재밌겠는데."


백웅의 머릿속으로 그동안 전생에서 만났던 여인들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굳이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었다. 천하제일 경국지색의 미녀들은 이미 그의 옆에 심심치 않게 있었다.


'미호, 서문혜, 사공린, 한백령... 그러고 보니 모용연이란 계집이 천음지체라 했나? 겸사겸사 쥐톨만한 내공도 모으고 일석이조겠군.'


어차피 자신은 사고를 쳐도 전생한다. 이번 생이 망해도 다음에 다시 만나 관계를 수정하면 그만이었다. 애초에 흑요석에 넣을 기억을 입맛대로 넣어도 그만이다. 왜 지금까지 이런 간단한 생각을 못했는지, 자신의 빡대가리가 원망스러운 백웅이었다.


스스로가 원했다면, 언제든지 여인들을 상대로 몸을 풀 수 있었다!


"흐흐, 생각은 천천히 하고 일단 가 볼까!"


지금까지 숙제처럼 전생 초기에 시도했던 행적들이 떠올랐지만, 이번 생에는 약간 달라질 예정이었다. 백웅은 먼저 산 속 동굴에서 천암비서를 확보하고, 황궁 지하에서 항아를 한칼에 쳐죽인 뒤 목갑과 비등을 손에 넣었다. 그 외에도 봉황조각이나 흑백련, 천년설삼, 마도서 등 많은 것들이 남아있었지만 이번 생에서는 전부 필요 없었다.


"처음은 서문혜다!"


단숨에 비등을 타고 해적섬으로 날아간 백웅은 수십명의 해적을 단칼에 쳐죽였다. 그리곤 지하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구해 전부 목갑에 집어넣었다. 굳이 구해줄 필요까진 없었지만, 거사를 치르는데 보는 눈이 부담된다고 전부 쳐죽이기엔 지금까지의 생이 마음에 걸렸다. 어차피 목갑 안에 넣어두고, 나중에 아무데나 풀어줄 예정이었다. 무영문이라던지.


잠긴 감옥 문을 열자 언제나와 같이 흐리멍텅한 눈의 서문혜가 별다른 반항도 없이 손에 잡힌 채 끌려나왔다. 잠시 주위를 둘러본 백웅은 해적단의 부두목이 사용했을법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하나와 탁자 하나가 전부인 방이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피와 음탕한 냄새가 목향에 섞여 흐르는 곳이었다.


"흐음... 정말로 의식이 없는건 확실하겠지?"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백웅은 서문혜의 수혈을 짚어보았다. 딱히 이상한 점도 없는, 망아(忘我)의 상태 그대로였다.


그녀의 몸 속에 흐르는 거신족의 피가 거슬렸지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의 전생에서 본인이 음신지력만 넣어주지 않는다면 서문혜 스스로 알아서 각성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백웅은 마지막 시험으로 서문혜가 걸치고 있던 바지를 조심스럽게 아래로 내렸다. 달빛처럼 새하얀 허벅지가 잠시 눈을 스치고, 여인의 가장 은밀한 곳을 조심스레 감싸는 하얀 속곳이 사내의 벌름거리는 코 앞에 환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서문혜는 멍하니 허공만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큭큭. 훌륭하군."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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