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소 백웅, 내가 무색의 경지의 비밀을 풀었소."

백우선으로 얼굴을 가린 망량은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

하지만 믿을 수가 없다. 신역은 커녕 절대지경, 아니 이류에도 오르지 못한 망량이 알아내다니.

"믿을 수가 없소..! 설명을 해보시오 망량"

망량이 백우선을 내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28회차의 마지막을 기억하시오?"

...젠장!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바로 생각이 안 난다.


"음, 이런 바로 짚어주겠소. 황제가 엎어치기로 반고를 넘겼던 걸 기억하오?"

나는 엎어치기가 아니라 업어치기지만 끼어들면 혼날 것 같기에 일단은 듣기로 했다.

"그 때의 내가 소환한 것은 비록 영혼 없는 몸이라 하나 반고의 본체가 맞았소. 그런 외신의 본체를 제아무리 강대하다 하나 굴레 내에 있는 지배자가 그리 간단하게 이길 수 있다 생각하오?"

망량은 갑자기 주먹을 굳게 쥐며 말했다.

"이건, 그 때의 반고에게는 문제가 있었던 것이오!"

음...

"혹시 어떤 문제 말이오 망량?"

"잘 들으시오 백웅. 반고는.."

반고는...?!

"색맹이오."

??!!!!!!

설마....무색의 경지가...

"그렇소. 반고는 생전에 색맹이었기에 그의 경지 또한 색을 볼 수 없는 제약만큼 더욱 강해졌던 것이오."

"그러면...업어치기를 당했던 것도..."

"그렇소. 보나마나 주변과 황제를 구분도 못해서 앞도 못보고 있다가 당했을 확률이 크오."

"아니, 무언가 이상하오."

"뭐가 말이오?"

"그..제천대성만 해도 화안금정처럼 권능으로 볼 수 있는 시야가 있잖소. 말이 안 되지 않소?"

망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소 백웅. 왜냐하면 반고는..."
반고는??


"병신이기 때문이오."

그 말을 듣자 나는 모든 게 이해가 갔다.

"그렇군, 반고는 병신이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