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역사>

1914년, 사라예보에서 울려퍼진 총성에 의해, 전 유럽을 죽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전쟁이 시작되었다.

핀란드는 당연히 러시아 제국의 일부로서 협상국의 편에 서서 싸웠지만, 핀란드인들 중 일부는 이 전쟁이야말로

핀란드가 독립을 쟁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전쟁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한 러시아 제국이 붕괴하고, 그 뒤에 세워진 케렌스키 정부는 볼셰비키들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던 것에 더해

전쟁을 지속하려는 등 민심과는 반대되는 행동들로 지지를 잃어갔고 결국 11월 러시아 내전이 발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 순간이야말로, 핀란드에게 있어 절호의 기회였다.

핀란드 독립을 주도한 당시 섭정,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

1917년 12월 4일,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 상원의장에 의한 핀란드의 독립 선언 이후, 핀란드는 반으로 갈라져,

내전이라는 끔찍한 내홍을 겪어야만 했다.

각각 알리 알토넨이 이끄는 적군과 칼 구스타브 에밀 만네르헤임이 이끄는 백군으로 나뉘어진 핀란드는, 같은 민족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서로에 대한 살육을 일삼았다.

당시 핀란드 백군의 사령관, 칼 구스타프 에밀 만네르헤임

이런 끔찍했던 3개월 간의 내전 끝에서 승리를 거머쥔 측은 바로 독일의 지원을 받은 백군이었다.

그 대가로 백군 측은 독일 제국 황제 빌헬름 2세의 매제 프리드리히 카를 폰 헤셀 공자를 국왕으로 세웠다.

핀란드의 제 1대 국왕,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그가 바로 현재의 핀란드 국왕인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였다.

그는 우익 정당이었던 국민연합당과 손잡고 국가를 광신적인 반사회주의 국가로 개조시켰다.

그 과정에서 많은 피가 흘러야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왕의 존재로 인한 독일의 경제적, 군사적 지원은

핀란드가 안전하고 풍요로운 시기를 보낼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많은 독일인들이 핀란드의 군사, 경제 분야에 침입하기 시작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많은 핀란드인들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골랐다.

하나는 쿠르트 마르티 발레니우스가 이끄는 라푸아 운동이었다.

라푸아 운동의 우두머리, 쿠르트 마르티 발레니우스

그는 극렬한 반독 민족주의자였으며, 국왕과 그 지지세력을 핀란드에서 완전히 축출시키고 민족주의에 의해 지배되는 독재국가를 세우고자 했다.

이미 그가 이끄는 라푸아 운동은 핀란드 곳곳에서 여러 사건사고들을 일으키며 유명세를 얻고 있었다.

또 하나는 닐로 밸래리가 이끄는 핀란드 인민대표단이었다.

핀란드 인민대표단의 우두머리, 닐로 밸래리

그는 미국 생디칼리즘의 영향을 받은 생디칼리스트로, 당시 독일에게 침식당할 위기에 처해 있던 노동계의 큰 지지를 받는 인물이었다.

그는 똑같이 생디칼리즘 성향을 가진 적위대를 이용해, 핀란드를 생디칼리즘화시켜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이전까지는 독일의 강력한 영향력 앞에서, 이들은 그저 몸을 사리고 있었어야 했으나, 세계를 뒤흔들 대사건이 다가오면서

이들 역시 세력의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다.

또한, 국왕의 권력 앞에 그저 무릎을 꿇고만 있던 공화주의 세력들도, 이제 국왕에 대항해 그 목소리를 키워나가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왕은 순순히 핀란드를 공화주의자들, 반독 민족주의자들, 생디칼리스트들에게 넘겨줄 생각 따윈 없었다.

그는 국왕으로서, 신성한 핀란드를 저들로부터 수호하고, 독일의 든든한 동맹국으로 핀란드를 보존시킬 의무가 있었던 것이었다.

핀란드의 새로운 운명이, 이제 막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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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연재해보는 핀란드 연재.

재밌게 봐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