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핀란드의 국왕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는 큰 근심에 빠져 있었다.

1920년대 세계적인 호황으로 인한 핀란드의 번영 뒤에 잠깐동안 숨겨져 있던 핀란드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근래 들어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있었기 떄문이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는 독일이 핀란드에 가하고 있는 전방위적인 경제적, 군사적 침식이 핀란드의 내분을 가져오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나 독일은 그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고, 동시에 왕정이 유지되도록 하는 굳건한 기둥이었다.

결국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극단주의 세력들을 잡아넣고 조금이라도 핀란드를 풍요롭게 만들어 내분을 일으킬 틈을 줄이는 것 뿐이었다.

또 다른 문제는 핀란드의 식량 문제였다. 핀란드는 짧은 여름과 긴 겨울을 가진 탓에 밀을 재배하기에 그리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고, 결국

많은 국민들의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독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그래도 농업 문제는 해결의 여지가 있어보이는군. 어떻게 우리 나라의 농업을 개선할 방법이 없겠나?

핀란드 왕국 수상, 유호 쿠스티 파시키비

파시키비 : 비록 핀란드의 환경은 농사에 매우 부적합하지만, 아예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국왕 폐하.

파시키비 : 열악한 핀란드의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다방면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농업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요약하자면, 결국 돈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 아닌가? 최근 왕국의 재정이 영 좋지 못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 순간, 국왕의 비서 한 명이 급하게 문을 두드리더니, 국왕의 허가를 받아 안으로 들어왔다.

비서 : 긴급 소식입니다! 러시아의 케렌스키 의장이 암살당했다고 합니다!

파시키비 : 암살을 당했다고?!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케렌스키가 암살당했다고? 보나마나 사빈코프의 짓이겠지. 그 망나니 놈이 할 줄 아는 게 그런 거 말고 뭐가 있겠나?

비서 :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폐하!

비서 : 케렌스키 의장의 추도를 위해 모인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표트르 브란겔 장군이 모스크바로 진입했지만, 갑자기

사빈코프 대통령을 체포하고 두마를 장악했다고 합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허, 제가 키우던 사냥개에 잡아먹힐 줄이야... 야만스러운 러시아 놈들은 딱 거기까지가 한계인 게지.

어쩄거나, 다시 현안으로 돌아오도록 하지. 농업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우리나라의 농업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즉시 시행토록 하게.

파시키비 : 예, 폐하.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하는데...

파시키비 : 국왕 폐하를 만나뵈야겠네. 당장! 급한 일이야! 문을 열게!

비서 : 하지만 아무리 수상 각하라 하셔도, 국왕 폐하와

파시키비 : 당장!

비서 : 아, 옙! 알겠습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아니, 수상. 뭐가 그리 급한가?

파시키비 : 국왕 폐하, 큰일입니다! 독일의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아니, 그런 건이라면, 재정부를 통해서 이야기해도 되는 건 아닌가?

파시키비 : 이번 대폭락은 차원이 다릅니다! 이미 왕국의 주식 역시 폭락의 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독일인 사업가들이 핀란드 은행에서

현금을 대량으로 인출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핀란드에까지 경제 혼란이 닥쳐오는 것이 거의 기정사실화되고 맙니다!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 : 뭐라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던 프레드리크 카를레 1세는, 깜짝 놀라 의자를 박차고 일어섰다.

독일의 경제위기는 당연히 독일과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핀란드의 경제위기나 다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독일을 포함해, 자본주의 세계 전역에 큰 충격을 가져다줄, 대공황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경제적 안정으로 겨우 유지되고 있던 핀란드에 이런 사태가 닥쳐온다는 것은, 하나를 의미했다.

시위대 : 독일 압제자들은 핀란드에서 물러나라! 물러나라!

발레니우스 : 핀란드 국민들이여! 이 모든 사태는 독일에게 나라를 팔어먹은 독일인 국왕과 그 수하들에 의한 예정되어 있던 참사였다!

저들을 몰아내자! 저들을 몰아내고, 핀란드인의 힘으로 이 사태를 해결해야만 한다! 각성하라, 핀란드인이여!

시위대 : 우와아아아아아아!

혼란이, 점점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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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이 개구리다. 슬프다.

아무튼 재밌게 봐주면 베리베리 아리가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