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잉(1895-1950)

원래 군벌은 아니고 쑤이위안ㆍ차하르 지역에서 활동했던 도적단 우두머리였음

도적질 수완이 뛰어났는지 그 숫자가 1000명에 육박했고

당시 지랄났던 중국 상황상, 규모 좀 있는 도적단은 대충 감투 하나 던져주고 정규군 편입시키는 게 트렌드였는데

왕잉도 그 트렌드에 따라 직예군벌에 편입되면서 군벌이 됨

물론 근본이 도적단이라 정규군 편입 이후로도 약탈을 자행하는 등 쓰레기나 다름없었고

직예군벌이 몰락할 기미가 보이자 잽싸게 군수품 긴빠이치고 튀어 다시금 도적단 생활을 이어갔음

이런 양심리스 모습에 관동군은 점차 왕잉에게 관심을 가졌고

실제로 만주사변 기점으로 왕잉에게 몰래 지원을 해주더니 종국엔 1936년 대한의군(大漢義軍) 창설로 이어짐

대한의군, 명목상 한족민족주의를 내세운 군사조직이지만

실상은 왕잉의 도적단에 기타 친일기회주의자 잡병들 한데 뭉쳐서 만든 짬통 괴뢰군에 불과했음

그래도 관동군 지원으로 포병도 창설하고 규모도 6천으로 불렸지만 근본이 도적단 아니랄까봐

관동군이 옌시산의 쑤이위안 노리고 터뜨린 수동사변에서 옌시산의 진심 펀치 쳐맞자마자 관동군 고문단도 버리고 튀어버림

당연히 실망한 관동군은 마침 중일전쟁까지 터지자 대한의군 따윈 관심 끊어버렸고

왕잉 또한 오히려 관동군 놈들 간섭 없어졌다며 좋아하며 지역민들 삥이나 뜯고 살았음

애당초 왕잉에겐 중국이니 일본이니 친일이니 뭐니 죄다 비지니스 일종이었고

누구든 돈만 주면 장땡이었음

실제로 일본 패망이 가시화되자 곧장 주변 일본군 소부대를 기습해 물자를 삥뜯어낸 후

국부군에게 항복하며 뻔뻔스럽게 국민당 코인에 탑승했으니까

때마침 화북지역에 하루빨리 영향력을 회복하려던 국민당의 의중과 맞아떨어진 덕분에

왕잉은 베이징군사사무위원회 위원직을 받는 등, 사실상 죄를 면제 받으면서 원하는대로 됐음

그러나 1949년 베이징이 함락되고 이번엔 중공군이 들이닥쳤음

어차피 화북 다 쳐먹은 중공 입장에선 규모 좀 있는 도적단 수괴놈 도움 따위 필요없었고

약탈 + 한간 행위로 총살형을 선고, 1950년에 시행하면서

평생을 약탈꾼으로 지 좆대로 살던 왕잉의 삶이 끝났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