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도 18년도 에티알 콘서트 후기쓰고, 18년도에 탄생제 하고 놀던 연식있는 사람임

난 마후 덕질이 메이저가 되기 전부터 좋아했었어

히키라지에서 까르르 웃는 마후가 왜 웃는건지 궁금해서 번역을 미친듯이 돌려보기도 했고, 트위터 알림 설정해두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트위터 갱신되고 나면 제일 먼저 마음이랑 리트윗 누르고 싶어서 달려가기도 했고 그랬다

17년도에 해독불능이랑 안티클록와이즈 앨범이 발매됐는데, 초회한정반에 콘서트 추첨권 있는거 알지?

두 장 당첨됐다. 제일 친한 친구(당시 소라루팬)랑 뭣도 모르는 초졸시절에 다녀왔다.

그 당시에는 마후가 얼굴 꽁꽁 숨기던 시절이라, 눈 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마후를 보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신기하고 그랬어

그 다음해에도 당첨돼서 팬레터도 보내고 왔어

그렇게 일본 여행도 갤주덕에 다니고, 갤주 라이브랑 트위터 해석하겠다고 낑낑거리다보니까 어느순간 일본어가 들리고 읽히더라

나 10대시절에 공황에 불면증에 별거 다 달고 살면서 너무 힘들었었는데 꿈이 생기더라

일본에서 공부하고싶었어. 배우고 싶은게 생기고 제대로 배우고싶었어.

그렇게 19년도에 일본 고등학교 덜컥 합격해서 유학갔다.

유학 간 나는 진짜 열심히 살았어. 그래서인지 갤주와 분명 훨씬 가까워져서 패밀리마트 굿즈도 사러 갈 수 있고, 라이브도 더 자주 갈 수 있는 환경인데도 안갔어. 그래도 힘들고 외로울 때 마다 노래는 여전히 찾아들었었다

내가 간 학교는 차별이 심했어. 일부 선생들 차별질에 진절머리 난 상황에 코로나까지 터지니 다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상태가 되더라. 그렇게 내 유학생활은 끝났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하고싶은 공부는 시작도 못한 채로 끝나서인지, 아쉬움이 크게 남아서 지금 다시 돌아가려고 준비중이야.

얼떨결에 내 인생사를 써버렸네.

내가 하고싶은 말은… 갤주는 내 인생을 바꿨다?

나는 일본 가서 친구들도 사귀었고, 일본어도 맘먹으면 바로 취업 가능 할 정도로 수준급이 되었고… 무슨 원동력으로 여기까지이렇게 살아왔는지 잊혀질 때마다 한번씩 떠오르는 존재로 남은 나의 영원한 우상이자 구세주 같은 사람이야.

근데 나는 갤주의 본명조차 몰라. 마후마후 이면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마 평생 모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마음속 깊이 응원받았고, 응원할 수 있었는데… 대체 마후마후 이면의 존재는 무슨 아픔이 있었길래 이런선택을 한걸까.

갤주는 살면서 있는 그대로의 본인을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나고싶었을거야. 그치만 마후마후라는 인터넷 상의 존재로 활동하면서 더 괴리감이 커져갔겠지.

근데 나는 그렇게 생각해. 애초에 나 포함 전부는 아니더라도 꽤나 많은 리스너들은 이미 마후가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설령마후마후로서가 아닌 그 안에 숨겨진 다른사람으로서의 자신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사랑할텐데… 뭐가 그리 두려워서 허기만 쌓여갔을까.

사실 지금은 현생 사느라 자주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긴 해서 이런말을 할 자격이 있나 싶긴 하지만, 내가 꾸준히 떠올리면서 예전처럼 갤주를 응원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어.

물론 이번 일은 갤주의 잘못보단 상대측의 문제가 큰 건 맞지만, 거짓말이 너무 서운하고 충격이야

염상 진정시킬 때 아무 사이 아니라면서 둘이 주고받은 디엠도 공개해가면서 거짓말 한거잖아… 차라리 수습하겠답시고 더 큰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 그냥 친군데 실수했다고까지만 얘기했어도 지금 덜 놀라고 덜 서운했을 것 같다

내가 알던 마후가 아닌 것 같고, 이 사람이 뭐가 그렇게 부족했으면 주변에서 뜯어말리는 결혼까지 진행했다가 또 크게 상처입고 그랬는지… 착잡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주가 마후마후로서의 삶을 놓고 사라질까봐, 더 이상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될까봐, 잘 지내는지 건강은 한 지 소식도 모르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드는거 보면 애정과 세월은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단단한 사람이 되어서 훨씬 잘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