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랏 공격군은 방어를 위해 만들어진 군세가 아니다. 영예로운 명칭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다. 공격군에 속한 모랏 개개인은 충격군으로써 쓰이기 위한 군인일 따름인데, 무엇이 카이톡을 다른 모랏들과 구분짓는단 말인가? 답은 딱 하나다. 이들은 그 진리에 심취해 충격 그 자체가 됨이다.

모랏 패권령은 우주를 정복할 때 이들을 창설했다. 과하게 확장한 모랏 패권령은 그 넓은 영토를 소화하는 데만도 버거워하고 있었다. 인력 수급을 위해 패권령은 모병을 시작했고, 진급 자리도 널널할 뿐만 아니라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기회를 속삭였다. 부대의 연혁을 추가하고, 모랏 사회에서의 지위를 보장할 수 있다는 기회를.

이 부대에 주입될 사상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 최전선을 뒤흔드는 충격 연대로써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협응력 좋은 부대가 필요했기 때문에, 카이톡 연대원들은 정신과 육신을 동시에 단련했다. 이 부대의 기저 사상 중 하나는 죽음을 필연적인 것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죽음을 맞이할 때 명예와 자부심을 가지고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모든 카이톡 대원들은 카이톡에 입대하는 순간 죽음과 계약을 맺는다. 카이톡은 죽음에게서 도망가지 않고, 죽음은 굳이 카이톡을 쫓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죽음은 그저 피할 수 없이 다가올 뿐이다. 그리고 진정한 모랏인 카이톡 대원에게 전사(戰死)만큼 영예로운 건 없으니, 진정한 죽음(큐브가 파괴되어 완벽히 사망하는 것 - 역주)은 오직 한 번 뿐이니만큼 가장 영광되고 가장 추억될 만한 목적이 될 터다. 이것들이 쌓여 카이톡 본인과 카이톡이라는 이름을 가진 연대를 이루는 것이다.

이 사상에 듬뿍 물든 카이톡 연대는 항상 연대원들이 적들에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최전선을 찾아다니게 만든 이유다. 카이톡은 적의 상태가 어떠하건, 상황이 어떠하건 항상 최전선에 서겠다고 강력히 요구한다. 전투에 나서서는 절대 물러나지 않으니, 항상 교전이 일어나는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이 모랏들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하며, 임무 중 당연스럽게도 죽곤 한다. 카이톡은 명령을 수행하는 데 한 치 주저함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죽음, 의무와 같은 무게를 가진 건 바로 전우애(comradeship)로, 카이톡은 다른 카이톡을 절대 두고 떠나지 않는다. 만약 분대 전원이 전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로 그러지 못한다.

그럴진대, 이 연대의 상징이 모랏의 전사로써 가져야 할 이상을 담고 있다 하겠다. 스러진 카이톡의 피로 물들었기에 영예로우며, 그 피를 흘린 모두가 용맹하고 위험하며 공포스럽기에 카이톡 연대의 강인한 정신만이 이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에 해병문학이 풀린 게 분명하다

출처 : Infinity : RAVENEYE, 14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