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의 유명 모 평냉집에서 냉면을 먹어보았다
내 입에는 소금 친 차가운 면이더라

맛없어서 깨작거리다 여자친구한테 쿠사리먹음
은은한 육향과 슴슴한 감칠맛을 느껴보라며 ㅋㅋㅋㅋ
솔직한 감상으로 이건 사실 슴슴이 아니라 심심 아닌가..?

꾸역꾸역 먹고 있으려니 엄마가 해준 얘기가 스쳐지나가더라

우리 엄마 사남매 집안인데 옛날 엄마 어릴 적에는
라면은 귀한데 입이 많으니 외할머니가 라면 끓일 때 물 대빨 넣고 국수 넣고 소금넣고 양 불려줬다고, 요컨대 스프는 거들뿐인 라면이었다는 그런 얘기였음
그걸 온가족이 나눠먹는데 그렇게 맛있었더란다


냉면 꾸역꾸역 먹으면서 왠지 그 얘기가 스쳐지나감...


백석 시에 나오는 냉면 묘사 보면
서울에 산재한 평냉집들이 딱히 전통 방식인지도 애매한것 같은데 흠

그건 그렇고 난 도대체 육향이 왜 은은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왜 약한 육향에서 매력을 찾아야 하는건지?

들어보니 우래옥은 좀 낫다던데 우래옥까지만 가보고
맛없으면 이 길은 내 길이 아닌듯

사실 여친한테 쿠사리 먹어서 더 좆같이 느껴진걸수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