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촉하지 않는 호흡으로 천천히 함께 찾아가는 누군가를 원하는 마음.

이 작품을 기점으로 오랜 기간 많은 사랑을 받게되는 소위 대만 청춘 영화들의 시작이자 영원한 이상 남색대문 (2002).

거기다 대만 영화사에서 어떤 중간 지점에 있어서일까? 

이전의 대만 뉴웨이브 거장들을 떠오르게 하는 정경을 통해 감정을 비추는 촬영과 구도로 10대의 일상을 따라가면서도,

이후의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영화들 못지않은,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풋풋함 역시 지니고 있다. 

즉 예술 영화로서도 대중 영화로서도 어느 관점으로 봐도 충분함을 갖춘 작품이란 것.

뜨겁고 설레는 사건이나 로맨스는 사실 이 작품에서 볼 수 없다.

단지 누군가를 원한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알아야 되는 것인지, 언젠간 전할 수 있을지.

그 모든 감정과 시간, 성장을 자연스레 그리고 차분히 기다려주기에 더욱 싱그러운 영화 속 햇살 같은 시선.

엔딩의 Frente - Accidently Kelly Street까지 탁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