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프로야구 / 아마야구 둘로 나눠서 쓸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프로야구는 꺼무위키만 검색해봐도 어지간한 거 다 나와있다보니까 굳이 필요 없겠다 싶어서 아마야구만 쓸게

거두절미하고 일본의 아마야구는 크게 세 범주로 나눌 수 있어. 고교야구 / 대학야구 / 사회인야구이고 주목도는 고교야구 > 넘사벽 > 대학야구 >> 사회인야구 정도? 대학야구랑 사회인야구 사이의 간격을 얼마나 잡아야 할지 미묘하긴 한데 아무튼 고교야구가 비교 불가능한 수준으로 넘사벽이라는 건 확실해. 이외에 중학야구가 있고 이쪽도 나름대로 수요가 있긴 한데(덕후만 따지면 중학야구 덕후가 사회인야구 덕후보다 많을 듯) 중계도 없고, 언론이 따로 중학야구를 다뤄주지 않는데다 잡지도 몇 달에 한 번 나오는 중학야구타로 말곤 없고, 5ch 올라오는 썰 뒤지는 거 아니면 직관밖에 답이 없어. 그런 관계로 이 글에서는 고교야구 / 대학야구 / 사회인야구까지만 다루는 걸로.

고교야구

센바츠(봄의 고시엔/하루) -> 1학년 입학 -> 춘계 현대회 -> 춘계 지방대회 -> 하계 현대회 -> 고시엔(여름의 고시엔/나츠) -> 3학년 은퇴 및 新팀 결성 -> 추계 현대회 -> 추계 지방대회 -> 진구대회 -> 공식일정 종료

우선 고교야구의 꽃인 여름 고시엔부터. 여름에 전국 47도도부현마다 대회를 치러서 그 우승팀이 고시엔에 진출해. 예외로 홋카이도는 남북, 도쿄는 동서로 나눠서 2개팀씩 출전하고, 10년에 한 번씩 오사카, 카나가와, 효고 같은 지역도 둘로 쪼개서 더 많은 팀이 참가. 위 스케쥴에도 나와있듯 고시엔을 끝으로 3학년들은 야구부에서 은퇴하고 대학교 수험준비나 프로행을 위한 훈련에 전념하거든. 그래서 고시엔에서 떨어지면 애들이 서럽게 우는 거야. 마지막이니까. 그나마 본선에서 떨어지면 고시엔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고 만족하는 애들 좀 있는데, 예선, 특히 현대회 결승에서 지면 애들 쓰러지고 부축하고 이런 장면 수두룩해.

3학년이 떠나고 추계 현대회를 치르는데, 여기서 상위권에 들면 지방대회에 나가게 돼. 이 상위권이라는 게 각 지방마다 좀 다른데, 결승 진출한 두 팀만 참가하는 경우도 있고, 3위결정전을 해서 3위까지 나가는 경우도 있고, 지방대회 개최지라는 이유로 다른 동네보다 더 많이 나가는 경우도 있고 다 제각각. 아무튼 이렇게 추계 지방대회까지 진행하고, 이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다음해 센바츠에 출장할 팀을 선발해. 그래서 봄의 고시엔은 대회 이름이 센바츠(선발)인 거야. 이 활약의 기준도 역시 동네마다 다른데, 관동이나 관서(킨키)는 티켓이 6장인데, 토호쿠는 2장, 츄고쿠와 시코쿠는 둘이 합쳐서 5장(그러니까 각각 2.5장), 홋카이도는 1장 이런 식이거든. 그래서 오사카팀이면 킨키대회 8강만 올라가도 출장할 가능성이 있는데(물론 8강에서 두 팀은 못 나가는 거고), 홋카이도 팀이면 무조건 우승을 해야하는 거지. 그리고 이거 뽑는 기준이 좀 들쑥날쑥해서 매년 이래저래 욕 많이 먹어. 한편 21세기 전형이라고, 센바츠에 출전할 정도의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공부만 잘하는 학교가 깜짝 선전을 했다든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든지 하면 뽑아주는 특별 전형이 있어(대부분 공립). 각 도도부현마다 1개교를 추천하면 그걸 지방에서 한 번 추려서 9개교로 줄이고, 동일본 1개교, 서일본 1개교, 그리고 지역 무시하고 1개교 해서 총 3개교 선발중.

추계 지방대회에서 우승한 팀들은 도쿄의 진구구장에 모여서 진구대회에 참가하는데, 전국대회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보너스 스테이지. 보통 강팀들과의 실전테스트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에이스 아예 안 쓰는 학교들도 있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지방에게는 한 팀 더 출장할 수 있는 혜택을 주는데, 지방대회 우승팀은 어차피 센바츠 확정이기 때문에 우승팀이 얻는 이득은 따로 없어. 여기까지 진행하면 일 년 일정이 마무리되고, 11월 중순 즈음부터 대외시합 금지를 비롯해 전국 야구부가 동면 체제에 들어가.

해가 바뀌면 센바츠 출장할 팀이 발표되고, 대외시합도 풀리면서 한 해가 시작돼. 일단 센바츠 출장팀이 발표되면 출장팀 및 예비교끼리는 시합 금지던가 뭐 그런 룰도 있는데 아무튼 이 시기는 강호팀들의 연습경기 소식도 뉴스로 많이 올라와. 센바츠는 여름 고시엔만큼은 아니지만 어쨌든 고시엔이라 NHK에서 전경기 생중계해주고 고교야구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대회답게 뉴스도 많이 나오고. 센바츠가 끝나면 신입생이 들어오고, 춘계대회부터 1학년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함(지역마다 룰이 달라서 현대회는 출장 못하는 경우도 있음). 춘계대회는 고시엔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는데, 보통 춘계 현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고시엔 예선에서 시드를 줘. 춘계지방대회는 진짜 고시엔과 아무 상관도 없어서, 극단적으로는 실제전력이랑 관계 없다고 보는 경우도 있어. 뭐 실제로 지방대회 우승해놓고 몇 달 뒤에 고시엔 못 나가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아무튼 춘계대회까지 끝나면 이제 고시엔 보고 달리는 거지. 1학년 여름 - 2학년 봄/여름 - 3학년 봄/여름 이렇게 총 5번의 고시엔에 나갈 수 있고, 학제개편 이후 5번 개근에 성공한 건 지금까지 12명인가 그래. 가장 최근에 나온 게 올해 치벤와카야마의 3인방이고

이외에 동네마다 신인대회니 XXX배니 뭐니 해서 잡다한 대회 넣는 경우 있고, 고시엔 상위권 팀들은 가을에 국체 나가긴 하는데 고시엔과는 관련이 없어서 이벤트 취급. 그나마 국체는 은퇴한 3학년들이 나가서 마지막으로 즐겁게 야구하는 대회이기도 하고, 인터넷 중계를 해주기도 하는데 지방의 신인전이나 XXX배는 그런 거 없고 지방 언론에서나 다뤄주는 수준. 그리고 고시엔 끝나면 U-18 청소년야구 하는데, 대표팀 경기는 그렇게 인기가 많진 않아. 지상파 중계도 거의 없고.

대학야구

1학년 입학 -> 춘계리그 -> 전일본대학선수권 -> 추계리그 -> 진구대회 -> 4학년 은퇴

각 지방별로 대회가 진행되는 고교야구랑 달리 대학야구는 대학야구연맹 단위로 굴러가는데, 말 그대로 대학들의 연맹이야. 가장 유명한 건 일본 최고(最古)의 권위를 자랑하는 명문대 집단 도쿄6대학야구연맹이고, 도쿄 6대학과 동도대학야구연맹이 최고의 리그로 여겨지면서 특별취급을 받아. 홈구장이 대학교 야구장이 아니라 대학야구의 성지 진구구장이기도 하고. 이외에도 수도대학야구연맹이나 관서학생야구연맹 같은 곳도 있기는 한데, 어쨌든 중심은 저 둘이야. 대학야구의 전국대회는 각 연맹리그의 우승팀들이 모여서 붙는 방식인데, 양대 전국대회 모두 도쿄6대학과 동도대학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해먹었어. 드래프트도 당연히 이 둘이 많이 배출하고 있고.

춘계리그와 추계리그는 승점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각 학교마다 3전제 붙어서 2승 먼저 거두면 승점 1점을 챙기는 거야. 승점 동률인 경우에는 승률로 순위를 정하고. 방금 썼듯이 각 리그 우승팀이 모여서 전국대회를 치르는데, 초여름의 전국선수권은 모든 연맹우승팀이 다 나오고, 가을의 진구대회는 연맹 몇 개씩 묶어서 참가하는 방식이라 참가팀이 좀 적어. 권위 자체도 전국선수권 쪽이 더 높긴 한데, 진구대회의 장점은 드래프트가 끝난 뒤에 열리는 거라 프로 지명을 받은 4학년 선수들의 활약을 볼 수 있다는 거지. 그리고 진구대회 고교부는 고시엔과 비교할 수 없는 이벤트전 취급인데 반해 대학부는 어쨌든 양대 전국대회 중 하나라서 나름 권위 있어. 덧붙여 이론상 1학년이 입학하자마자 주전 먹고 총 8시즌 참가할 수 있기는 한데, 금속배트->나무배트로의 적응 문제라든지, 변화구 장착 문제 같은 거 때문에 1학년부터 바로 활약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아. 그런 애들은 프로 직행도 가능했던 대형 유망주들이거나 아니면 팀 사정상 빨리 나오는 거지.

사회인야구

여기는 스케쥴 생략하는 게 지방마다 짜잘한 대회가 많고, 전국대회 아니면 일반인들이 접할 일이 거의 없거든. 애초에 사회인야구는 야구 그 자체로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고, 드래프트 나올 선수 관찰하려고 or 우리회사 응원하려고가 대부분. 사정이 이렇다보니까 전국대회 말고는 관심을 못 받는 거야. 전국대회는 여름에 하는 도시대항야구하고 가을에 있는 일본선수권이 있는데, 이쪽도 도시대항야구의 권위가 압도적이야. 대학과 마찬가지로 가을대회는 드래프트 이후에 치러지는데, 이것도 드래프트 지명된 누가 잘했다더라 거의 그 수준. 한편 사회인야구선수의 드래프트 참가는 대졸의 경우 2년차, 고졸의 경우 3년차부터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