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팬픽]홀로 남은 테이머 49

유동a(222.103) 2018.12.29 10:53:44
조회 565 추천 28 댓글 4
														


viewimage.php?id=22abd534e9dd2aa2&no=24b0d769e1d32ca73cee87fa11d02831d3049d5484b72b456f01af270def20fbb7894cd9af4c145eaa09cd880654e173f091482e75fcf897d3e223be62b116

무력을 생의 수단으로 정해 살아가는 이들과 상업을 생의 수단으로 정해 살아가는 이들은 그들의 삶의 방식을 놓고 볼 때 공통점을 찾기가 힘들다.


칼과 주먹,피로 얼룩진 삶을 사는 이들과 금화와 채무 서류,거래 기록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단순히 비교해 본다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너무도 다르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공통점이 있었다면 경쟁자가 나타난다면 경쟁자에 대해 적대하거나 협업을 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상업에서 정점에 이르른 큰 상회라도 새로운 작은 상회를 방심하고 놔두었다가 도리어 그들이 먹잇감이 되어 버리는 경우는 숱하게 많았기에 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새 경쟁자를 적대하면서 정보를 모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같은 경쟁자에 대한 정보를 모아보는 행위라도 무력을 생의 수단으로 정해 살아가는 이들인 모험자들 같은 경우는 조금 다르다.


새로운 경쟁자에 대해 적대해야 할 일이 많은 장사치들과는 다르게 모험자들의 경우는 언젠가 함께 협력해 대형 의뢰를 맡아야 할 경우가 더 많았다.


게다가 그들 중 한 명이 더 높은 단계에 이르더라도 다른 이들이 파멸하지는 않는다.오히려 모험자들은 누군가 더 높이 오르는 것을 동경하고 선망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정점에 이른 상회가 또 다른 상회가 자신들의 자리까지 순식간에 치고 올라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애쓰는 것과는 달리 모험자들 사이에서 정점에 이르른 자들은 또 다른 누군가가 자신들의 자리까지 올라오는 것에 대해 적대하고 막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왕국에서 무력으로 정점에 오른 자들 중 하나인 모험자 팀 '청장미'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아다만타이트까지 치고 올라오려는 새로운 모험자 '핏빛 테이머'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호기심으로 인한 것이지 경쟁자를 파멸시킬 정보를 모으기 위함이 아니었다.


청장미 팀의 전원은 같은 테이블에 앉아 모인 채로 차를 마시면서 어마어마한 속도로 진급하고 있다는,소문의 모험자에 대해 왕도에서 모아본 정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 정보들 전부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걸까?"


청장미 팀의 리더 라퀴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일단 브레인 앙글라우스를 죽였다는 것부터 보자.뭐 산적질 하면서 무고한 사람들을 헤치고 다녔다니까 그거야 어쩔 수 없지만 전사도 뭉크도 아닌 녀석이 그 유명한 앙글라우스를 주먹질 한 방에 헤치우다니,영 믿음이 안가는데.그 자가 방심했다고 쳐도 진위가 의심되는데.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거구의 여성 전사 가가란이 라퀴스의 뒤를 이어 대답했다.그녀는 우락부락한 거구의 여전사로 최고의 전사를 뽑으라면 자주 언급되는 이들 중 하나였다.


그런 그녀도 왕국 전사장 가제프 스트로노프보다는 확실히 아래였다.그런 전사장과 호각으로 싸웠던 전사를 주먹질 한 방으로 헤치운다는 것은 그녀의 경험으로 볼 때 말이 안된다.


"아주 귀여운 남자아이라던데,보고 싶어."


"귀여운 여자아이라던데."


가가란의 뒤를 이어 말을 꺼낸 이들은 티아와 티나,본래 리더인 라퀴스를 암살하려 했으나 오히려 패배하고 설득당해 청장미에 합류한 쌍둥이 자매였다.그녀들의 표적이 되면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평이 있을만큼 그녀들이 실력은 확실했다.


그녀들 또한 새롭게 자신들이 서 있는 계단까지 올라오는 새 경쟁자 겸 동업자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다른 이들과는 관심 분야가 조금 달랐다.


"너희는 그런 쪽에만 관심이 있는거냐."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동업자에 대해 욕구에 충실한 모습만을 보이는 두 사람을 보고 청장미 팀의 매직 캐스터 이블아이는 한숨을 내쉬고는 가면으로 가린 얼굴을 찌푸렸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재밌어 하는 다른 멤버들과는 다르게 조금 심각했다.그녀의 진짜 정체에 대해 청장미 멤버들은 전부 알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모른다.


그녀는 과거 13영웅과 함께 마신들을 퇴치했고 나라 하나를 멸망시켰던 강대한 흡혈귀 랜드폴,다른 이들보다 몇 배는 긴 삶을 살아온 그녀는 소문의 모험자,핏빛 테이머의 외양을 듣고 옛 기억을 되짚었다.


함께 마신들과 싸웠던 동료들 중에선 엘프 왕족도 있었다.그리고 그의 눈은 서로 다른 두 색의 오드아이였다.


소문에 의하면 그 핏빛 테이머도 엘프,정확히는 다크엘프지만 그 녀석의 눈도 서로 다른 두 색의 오드아이라는 말이 있었다.


어쩌면 친구의 자손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느끼는 즐거움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혀지며 사라져간 옛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라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래서 이블아이는 어떻게 생각해?"


과거의 추억에 빠져있던 이블아이는 라퀴스의 말에 다시 현실로 돌아와 소문을 듣고 그녀가 취합한 결론을 내놓았다.


"내가 그 핏빛 테이머라는 녀석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는 게 맞다면,그 소문에는 과장이 별로 없을 것 같군.일단 원래 숲과 친근한 엘프니까 숲의 현왕이라는 강력한 마수를 사역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고 채찍으로 사람의 목을 뽑는다는 것도 그게 맞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모든 멤버들이 약간 놀란 눈으로 이블아이를 바라봤다.자신들보다 몇 배는 많은 전투 경험을 가진 그녀가 다른 이들이 들으면 허풍이거나 과장이 섞였으리라고 판단되는 정보를 그렇게 표현하다니,대체 무슨 이유일까?


"그래서 네가 생각하는 그게 뭔데?"


라퀴스의 질문에 엘프의 왕족일지도 모른다고 말하려던 이블아이는 잠시 멈칫했다.아무리 그래도 다른 나라의 왕족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다니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니었다.


"음,그거야 직접 보면 알 수 있다.그게 맞으면 그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대답을 피하는 이블아이를 보고 라퀴스는 아쉬워하면서도 다른 의문점을 꺼냈다.


"그나저나 핏빛이라......."


"뭐 아는 거라도 있어?"


무언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라퀴스를 보고 가가란이 의아한 듯 말했다.


"붉은 물방울.청장미.그리고 핏빛 테이머.아직 그 쪽이 아다만타이트로 승급한 것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승급할 분위기니까 미리 아다만타이트라고 생각해도 되겠지.이번에도 아다만타이트 모험자의 칭호에 색깔이 들어가는데 붉은색이 겹치네."


"붉은색은 여기도 있어."


라퀴스의 말에 티나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묶고 있는 머리끈을 만지작거리며 답했다.


"파란색은 여기도 있고."


그 다음엔 티아가 똑같이 행동하며 답했다.그런 실없는 농담에 가가란과 이블아이는 가볍게 웃었다.하지만 라퀴스는 여전히 진지한 태도였다.


"아니,그러니까,붉은색을 좋게 표현하면 사랑,열정,투지의 색이라고 하잖아.그런데 핏빛이라니,붉은색을 가장 불길하고 잔혹하게 나타낸 단어잖아.얼마나 잔혹하길래 그런 별명으로 불리는 걸까?"


"걱정이 참 크군.시비를 걸어오던 다른 모험자의 목을 채찍으로 뽑아버렸다던데 핏빛이란 별명은 당연한 거 같은데.우리들 업계에서 그렇게 시비를 걸어오는 자를 먼저 헤치우는 건 흔한 일이다."


왠지 모를 불안을 느끼는 라퀴스,그런 불안을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고 넘기는 이블아이.라퀴스는 이블아이의 말을 듣고 자신의 불안이 과했던건가 하고 갸웃거렸다.



*



viewimage.php?id=22abd534e9dd2aa2&no=24b0d769e1d32ca73cee87fa11d02831d3049d5484b72b456f01af270def20fbb7894cd9af4c145eaa09cd880654e173f091482e76a8fdc187b074be6fa817




viewimage.php?id=22abd534e9dd2aa2&no=24b0d769e1d32ca73cee87fa11d02831d3049d5484b72b456f01af270def20fbb7894cd9af4c145eaa09cd880654e173f091487f24aaf891d0e173be78af16


슬레인 법국의 최심부,육대신의 신기들을 지키는 임무를 부여받은 한 명의 어린 소녀는 늘 그래왔듯이 자신의 임무를 위해 신기들보관된 방을 지키고 있었다.


언제나 자신을 쓰려뜨릴만한 강자를 기다려오던 그녀는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그 방에서 나갈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태도와 차이가 있었다면 끝없는 무료함과 지루함에 뒤틀려 가던 그녀는 지난 번 핏빛 테이머라는 '동생'과의 싸움 덕분에 첫 패배를 겪었고 새로운 목표가 생겼기에 잠깐의 자유를 맛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인내의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이토록 기다린 대가가 그녀가 바라던 것 이상의 진짜 싸움이라면 좀 더 기다린다면 더더욱 제대로 된 싸움을 벌일 수 있으리라.


하루 하루 그 피 튀기던 혈전을,숨이 차올라 심장이 터질듯하고 뼈마디라는 뼈마디가 전부 부러진 듯한 그 진짜 고통을,진짜 싸움다운 싸움을 회상하며 지내는 그녀의 모습은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매일 매일 추억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가장 즐거웠던 기억을 되새기던 중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파악했다.하지만 별다른 경계는 하지 않았다.애초에 자신에게 무언가를 전하러 오는 자는 한 명 뿐이고,자신과 그나마 대화다운 대화를 나누는 것도 한 명 뿐이다.


그리고 같은 싸움을 치렀다는 공감대를 가진 자이기도 하다.


"나한테 뭐 전할 말이 새로 있대?"


절사절명의 말을 들은 1석차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아뇨,그런 건 없습니다.지난 번의 그 일과 당신 동생에 대한 것은 대부분 비밀로 부치기로 한 모양입니다.저와 점성천리,당신을 제외하고는 칠흑성전 중에서는 당신이 출전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없어요."


절사절명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럼 나 없는 동안 여기는 누가 지켰대?"


"신관장들 말을 들어보니 가관이더군요.당신이 자리를 비웠다는 사실은 극비 비밀인데 그걸 알고 법국에 쳐들어와 신들의 신기들을 빼앗아 가는 자가 있다는 것은 이미 법국은 위험한 적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이니 다른 칠흑성전 대원들을 붙여놔도 의미가 없으니 신관장들 그 노인네들이 순번을 정해 번갈아가며 지켰다는군요."


"내가 밖에 나간다는 사실 자체를 엄청 숨기고 싶나보네.뭐 그래도 다른 녀석들도 나 기분 나쁘다고 이 근처엔 얼씬도 안하니까 그럭저럭 잘 넘어갔을지도."


"제가 깨지고 왔다는 소문은 쫙 퍼진 모양이더라고요.다른 대원들이 이러다 당신이 나서야 되는거 아니냐고 묻던데요."


"안타깝게도 이미 나도 깨지고 왔지만.그런 질문을 하는 걸 보니 정말 잘 감추긴 했나보네."


"그러게 말이죠."


그렇게 대답하고는 1석차는 한숨을 내쉬었다.


"왠 한숨이야?너는 그 녀석과 다시 싸울 날이 기대되지 않아?"


'내가 너 같이 싸움에 미친 놈으로 보이냐?'


마음 속으로 혼자 중얼거리는 솔직한 반박.과거에 절사절명에게 철저히 박살난 이후로는 그녀에게 마음까지 철저히 꺾였는지 마음 속으로도 반항의 말을 꺼내지 않았다.


정점이라 믿은 존재보다 더 높은 정점이 존재했다.게다가 그 더 높은 정점보다도 높은 꼭대기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눈 앞에 있는 한 때 정점으로 여겼던 존재에 대해 마음 속으로 깊이 가지고 있던 공포와 복종의 감정이 사라져 마음 속으로나마 비꼬는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물론 1석차는 그런 솔직한 대답을 그녀에게 들려줄 용기는 없었기에 솔직한 심정과는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제가 당신 동생과 또 싸워도 결과는 뻔하죠.제가 깨질텐데.당신은 다시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믿나요?"


1석차의 질문에 절사절명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확신이 안서네.하지만 이기든 지든 다시 싸우고 싶어.그러면 그 녀석이 섬긴다는 그 진짜 강한 녀석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1석차는 절사절명이 그 동생과 대화를 할 동안 기절했었기에 그 대화의 내용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기에 그 무서울 정도로 강한 핏빛 테이머보다 더 강대한 존재들이 실제함을 확신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긴 나도 그 괴물보다 더한 괴물들을 신경쓰고 있으니......'


어쩌면 절사절명 혼자 상상해서 얻어낸 말도 안되는 결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1석차 또한 그 존재들에 대해 신경쓰고 있었다.


어쩌면 그 존재들을 통해 더 강해질 방법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잘만하면 저 여자를 꺾을 힘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불확실한 존재에 약간의 기대를 걸고 1석차는 임무 내용에서 일부 정보들을 누락시킨 채로 보고했다.어쩌면 두 사람은 인류의 존망이 걸린 위험한 중대사를 방조해 인류를 파멸시키는 공범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관 없었다.불확실한 존재에 대해 불확실한 정보를 보고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만 불러일으킬 뿐이다.그렇게 1석차는 불필요한 정보를 빼고 확실한 정보만을 보고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어차피 신관장들도 이번에 일을 크게 벌렸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으니 한동안은 또 일을 벌이려곤 하지 않겠지.일단 당분간은 점성천리를 시켜서 주기적으로 지켜보라고만 하겠지.내 말에 적당히 속아 넘어간거 같기도 하고.'


*


"1석차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저 뿐입니까?"


한 신관장의 물음에 다들 무거운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1석차처럼 그 동안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오고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인 이에 대해 그런 의혹을 제시하는 것에 아무도 그 의미를 묻지 않는 행동의 의미는 뻔했다.


"역시,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군."


"다들 이런 거 한 번 두 번 본 게 아니잖습니까."


그렇게 대답하고는 모두 쓴웃음을 지었다.


1석차는 가족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에 능숙했다.그들에게 거짓을 말하면서도 언제나 자연스러웠고 한 점의 의혹조차 산 적이 없었다.


그런 1석차가 모르고 있던 것은 법국의 신관장들이 1석차보다 그런 것에 더 능숙했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리 법국의 가장 높은 지도층에게 요구되는 것이 흔들림 없는 신념,인류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태도 등이었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것에 불과하다.


친목 단체로 시작한 조직도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계급이 생기고 나뉘어지면 상층부에선 더 높은 계급을 차지하기 위해 권모술수를 사용하며 교묘한 언변으로 사람을 구워삶고 합종연횡을 하고 거짓 정보를 뿌리는 등의 정치적 술수를 부리기 마련이다.


법국 또한 그런 법칙으로부터 예외는 아니었다.단순히 능력이 뛰어나고 인류를 위해 제 한 몸 바치겠다는 태도를 가진 것만으로는 법국의 최상층에 오를 수 없다.어느 조직이든 최상층에 오르기 위해서는 거짓과 기만의 술수에 익숙해야 한다.


그리고 법국의 신관장들은 법국에서 그런 술수의 정점에 선 자들이기에 그런 술수의 경험이 한참 부족한 1석차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미묘한 태도의 차이로 파악할 수 있었다.


"1석차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은데,물증도 없으니 심문을 하기도 곤란하군요."


"아까 거기서 캐물었다간 거기서 날뛰었을 수도 있으니 일단 넘어가기로 했지만.....걱정이군요."


"당장 1석차가 법국에 반하는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겠지만 무언가를 숨긴다는 것 자체가 칠흑성전으로 놔두기엔 위험합니다."


"하지만 1석차 같은 전력을 제거하면 그 전력의 공백을 메우기엔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보통 한 두 가지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의혹만으로는 법국의 최고 전력을 제거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의 기로에 서지는 않는다.하지만 법국의 최고 지도층은 양광성전의 궤멸,질풍주파가 탈주하며 훔쳐간 두 지보 같은 수많은 손실로 인해 한 가지라도 위험을 불러올 요소를 배제하고 싶었다.


"일단 1석차의 보고 내용에 따르면 그 핏빛 테이머라는 자는 그 가증스런 엘프들을 도울 마음은 없다고 했죠.이번 일은 실패했지만 그건 그나마 다행인 점입니다."


"그 보고가 전부 사실일때는 그렇지."


1석차와 번외석차의 원정을 계획한 신관장의 말에 다른 신관장이 대답했다.일을 크게 벌렸음에도 실패만을 거두었으니 그 수습 또한 그가 대부분 떠안아야 했다.


"그나마 용왕들에게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지.하지만 이대로 또 이런 일을 벌일 수는 없어.1석차와 번외석차,그리고 핏빛 테이머와 그 자가 사역하는 마수가 대삼림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으니 용왕들도 새로운 위협을 감지했을지도 모른다.뭐 어찌 됐든 실패한 것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한 방도를 찾아야 한다.자네는 그 방도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


최고 신관장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그 신관장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만족스러울지는 모르지만 제 의견을 전부 말하겠습니다.그 중에 부족한 점이 있으면 다른 신관장들께서 지적하고 보완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게 운을 떼고는 몇 번 심호흡을 한 후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 1석차를 제거하든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우리의 부담과 손실이 너무도 커집니다.약간의 의혹이나 위험이 있지만 능력이 뛰어나다고 그대로 칠흑성전의 일원으로 뒀던 질풍주파를 생각해보십시오.어설픈 술수를 썼다가는 1석차가 두 번째 질풍주파가 될 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조치를 생각해보자는 게 아닌가."


"네.물론 조금 생각해 뒀습니다.하지만 1석차도 쉽게는 날뛰지 못할 겁니다.과거에 오만했던 그는 번외석차에게 깨지고 얌전해졌죠.그러니 그가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번외석차가 그것을 막는 억제력 역할을 조금은 할 것입니다.그리고 이제 중요한 것이....그 핏빛 테이머라는 자의 행동 방향이로군요."


"그건 다음 안건이잖나."


"물론 알고 있습니다.저는 그 안건과 이 1석차에 대한 문제를 엮어 한 번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안그래도 질풍주파를 추적해갔던 풍화성전이 에 란텔까지 가서 보고해 온 사실이 있습니다.간단히 정리하자면 며칠 전 에 란텔에 누군가의 인위적인 소행으로 인해 대량의 언데드가 발생,핏빛 테이머가 양광성전에게서 노획한 마법 봉인 수정을 사용해 도시를 구원,의문의 거대한 불기둥이 치솟아 올라 도시 절반 가량을 불태움,핏빛 테이머가 사건의 주동자를 처치하고 도시를 구원했다,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군요."


"그 마법 봉인 수정을 그렇게 썼다는 말인가......"


신관장들은 법국의 지보가 낭비된 것에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래도 본연의 목적인 인류의 수호에 쓰인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겼다.


"1석차의 보고 내용과 풍화성전의 보고 내용을 취합해 볼 때 1석차가 말한대로 우리가 먼저 그 자를 적대하지 않는다면 그 자도 우리를 적대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인간들을 마구잡이로 헤치는 자도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라고 볼 수 있겠죠.마법 봉인 수정을 인간들을 지키는 것에 사용한 것으로 제가 한 추측은 사실에 근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점이 무엇인가?"


"네.이제부터가 핵심입니다.일단 그 자의 위험성은 생각보다 낮으니 점성천리에게 주기적으로 그 자를 감시하라는 정도만으로 두어도 당분간은 문제가 없으리라는 겁니다.하지만 언제까지 그 자가 인류에게 이로운 행동을 할 지는 모릅니다.1석차와 번외석차를 투입해 그 자를 포섭 혹은 제거하는 일은 실패했으니 그 다음엔 신들이 남겨주신 가장 위대한 지보의 힘을 써야겠죠."


그 말의 의미는 금지된 번외석차의 투입에 이어 신들의 지보를 사용하자는 의미,오랜 규율을 몇 번이고 깨려는 그 신관장의 모습에 기겁하면서도 다른 신관장들은 암묵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엘프의 또 다른 왕족이 나타났다.그것은 지금까지의 엘프 왕국과의 전쟁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칠 변수이기 때문이다.


"1석차의 말에 따르면 그 자가 엘프들을 구원하려고 할 리는 없다고 했지만 혹시 모르죠.동족들에 대해 정이 다 떨어져 멸망하든 말든 상관없다고 해도 일말의 동정심이 들 수는 있습니다.그리고 엘프들을 구원하지 않는다고 쳐도 언제 인류에 위협이 될 행위를 할지는 모르니 확실히 배제해야 합니다.위협이 되는 것들은 전부."


"성자 살해의 창을 사용하자는 것인가?1석차에게 그 창을 들려주고?"


"아니요,제가 배제라고 말을 해서 조금 오해의 여지를 남겼군요.경성경국을 사용해 그 자를 지배하고 그 자를 이용해 1석차를 제거하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그 지보들을 사용하기는 어려워.이번에 일을 너무 크게 벌렸기에 우리는 한 동안은 사태를 관망하는 수 밖에 없다네."


"저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그러니 우선은 그 자를 지켜만 보자는 겁니다.그 자가 인류에게 위협,아니 법국에게 위협되는 행위를 한다면 그때 사용해도 늦지 않습니다.만일 경성경국으로 그 핏빛 테이머를 손에 넣는다면 번외석차와 함께 용왕들과의 모든 약조를 파기하고 평의국을 정벌할 수도 있습니다."


너무 장밋빛 미래만을 그린다고 몇몇 신관장들은 그의 주장에서 헛점을 발견했다.그가 생각한 방도에서는 핏빛 테이머가 경성경국에 순순히 당하겠는가 하는 의문과 번외석차와 핏빛 테이머 두 사람의 힘만으로 지금 남은 용왕들을 전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전력에 대한 의문이 배제되어 있었다.


"1석차에 대한 것은 나중에 그 핏빛 테이머에게 경성경국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긴다면 그때 다른 칠흑성전 대원들과 같이 투입해 그 자를 지배한 후 바로 1석차 제거 임무를 내리는 것으로 정하기로 하지.물론 그 임무에 대한 것은 철저히 비밀로 유지해야 된다네."


"이게 최선의 수일까요?"


"최악보다는 나은 차악을 선택한 것이지.그 핏빛 테이머라는 자가 왕국에서 모험자 일을 한다면 적어도 인류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니 그걸 굳이 방해할 필요는 없을걸세.그 자를 경성경국으로 지배하는 것은 더 신중하게 해야해.결론은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는 것 뿐이로군."


최고 신관장은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

<br%3

추천 비추천

28

고정닉 6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79 설문 가족과 완벽하게 손절해야 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24 - -
69322 일반 전생슬애니가 오버로드보다 퀄리티좋은건 안부러워 [10] ㅇㅇ(203.229) 19.01.10 365 1
69321 일반 폭격왕 작가는 돌아와줄거다 [7] ㅂㅂ(124.216) 19.01.10 219 0
69320 일반 어째서 일본 서브컬쳐는 항상 오등작 체제로만 나올까? [1] ㅇㅇ(175.223) 19.01.10 137 0
69319 일반 요즘 게시물들에 사진들 왜 다 안보이냐 [4] ㅇㅇ(1.236) 19.01.10 99 0
69318 팬픽 [팬픽] 퀸 오브 트리 4 (※자캐나옴.) [17] ㅇㅇ(116.121) 19.01.10 606 9
69317 일반 좃나 귱금한게 조선이나 쪽국이나 갓세계물중에 [7] ㅇㅇ(223.62) 19.01.10 257 0
69316 일반 고퀴토스는 왜 모몬가의 자식에 대한 과도한 망상을 하는거임??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225 1
69315 일반 어쨋든 알베때메 나자릭 내부분열 일어나도 [7] ㅇㅇ(223.38) 19.01.10 397 2
69314 일반 알베도가 만약 41인중 누구 죽이고 [13] 사수천주작(121.183) 19.01.10 385 0
69313 일반 그 소설 중반에 알베도가 비밀부대 창설하는거있자나 [12] ㅇㅇ(223.38) 19.01.10 276 3
69312 일반 정령잡는 아우라 [6] 노른슬라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991 13
69310 일반 거짓배우 자까 이야기는 오늘 첨 알았네... [1] ㅇㅇ(1.249) 19.01.10 257 4
69309 일반 지르크니프의 황권은 뒤졌다고 봐야하는거 아닌가; [8] ㅇㅇ(220.84) 19.01.10 279 2
69308 일반 용왕중 대부분은 이렇게 죽을꺼같지 않음? [4] ㅇㅇ(58.225) 19.01.10 256 1
69307 일반 이렇게 ㅈㄴ 기다리고 외전 나왔는데 [1] ㅇㅇ(117.111) 19.01.10 265 1
69305 일반 오늘 울베나오면 갤다시 흥함ㅇㅇ [2] ㅇㅇ(115.23) 19.01.10 97 0
69304 일반 바하루스 제국이 속국화 이후 궁금한것 있는데 설명가능하신분 계심?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317 1
69303 일반 망갤테스트.jpg [2] ㅇㅇ(223.38) 19.01.10 547 14
69302 일반 오버로드 외전나오는듯 [7] 비누구른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339 3
69300 일반 정말 빼박 망갤이네 [3] ㅇㅇ(211.36) 19.01.10 149 0
69299 일반 [2] ㅇㅇ(119.198) 19.01.10 160 7
69298 일반 [1] ㅇㅇ(119.198) 19.01.10 65 6
69297 일반 [1] ㅇㅇ(119.198) 19.01.10 75 6
69296 일반 [1] ㅇㅇ(119.198) 19.01.10 66 6
69295 일반 [1] ㅇㅇ(119.198) 19.01.10 110 7
69294 일반 정보) 뭐? 오버로드 실사영화가? [5] ㅇㅇ(223.38) 19.01.10 976 11
69292 일반 내가 생각하는 오버로드(애니) 최고 명장면 [6] 사수천주작(121.183) 19.01.10 460 7
69291 일반 근데 이번에 판도라즈 득표수 왤캐 올라감? [2] adad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216 1
69290 일반 라나는 데미랑 알베도를 어뗗게 생각하고 있을까? [9] ㅇㅇ(221.145) 19.01.10 315 2
69289 일반 인기투표 종료 결과 발표 [33] adad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10 1215 18
69288 일반 시2티라는 단어는 왜 막힌거? [7] ㅇㅇ(1.244) 19.01.09 155 0
69287 일반 옵붕이들은 오버로드 OP & ED 중 뭐가 젤로 좋으냐? [8] ㅇㅇ(221.145) 19.01.09 208 0
69286 일반 갤 한번 들어오기 힘드네 [2] Naksim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213 0
69285 일반 나자릭이 이세계에 전이한 이후 보충한 군사력에 대해서 궁금한게 있는데 [1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242 0
69284 일반 평범한 사람이 진짜 이세계가면 입만현자됨 [5] 쌀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211 1
69282 일반 고블린군단 고블린들 레벨 30대 맞음? [6] ㅇㅇ(182.215) 19.01.09 150 0
69281 일반 오버로드 갤러리 갑분싸시키는말 [6] ㅇㅇ(122.36) 19.01.09 214 0
69280 일반 다죽이는 마레 [2] 노른슬라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867 13
69279 일반 오늘 포경햇는데 너무 아프네 [6] ㅇㅇ(211.36) 19.01.09 155 0
69278 일반 판도라즈 액터가 만약 이런짓하면 받아들여 질까? [1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825 6
69277 일반 왕도에도 도시장 있으려나 [8] ㅇㅇ(116.121) 19.01.09 91 0
69276 일반 아 아다왕의 폭격언제나오냐 [5] 네오.쇼타.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209 0
69273 일반 오버로드 작가가 다음에 로맨스물 쓴다 했지? [10] ㅇㅇ(1.216) 19.01.09 262 1
69272 일반 지고천 치품천사는 얼마만큼 강한거냐 [11] ㄷㄷ(219.255) 19.01.09 257 0
69271 일반 괜히 천재니 뭐니 하면서 띄워주는게 원인인가 [7] ㄷㄷ(58.87) 19.01.09 321 2
69270 일반 한국 웹툰에도 히어로 메이커 라구 있는데 [1] 쌀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1.09 154 0
69269 일반 오버로드는 먼치킨물이지만 먼치킨 장르가 아니여도 꿀잼이었을듯 [2] ㅋ.ㅋ(218.153) 19.01.09 173 0
69268 일반 요즘 이세계물들은 사람들을 돌빡으로 만드는게 유행인가 [9] ㄷㄷ(58.87) 19.01.09 290 1
69267 일반 오버로드 14권 나올때까지 숨참는다ㅋㅋ [2] ㅇㅇ(223.39) 19.01.09 225 0
69266 일반 다른 갓세계물 찾아보는데 지뢰밟은듯; [13] ㅇㅇ(223.39) 19.01.09 338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