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별에 소원을

모몬가는 알 수가 없었다. 시간정지를 너무 늦게 사용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무언가 퍼져나가는 느낌을 빼곤 아무런 영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저 눈앞에는 의식없는 좀비가 자신 앞에서 벌벌 떨고있을 뿐이었다.

옆에 있는 액터는 잠시 움찔하긴 했지만 영향이 없어 보인다. 그보다 이 좀비를 원래의 이블아이로 되돌리지 못한다면 정보면에서 큰 손실을 보리라.

그렇기에 청장미의 시체 처리와 주변 마을에 자신들이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드는 걸 액터에게 부탁한다.

그 후 자세한 조사를 하기 위해 아까 지배한 리치와 같이 나자릭으로 돌아가려 했다.

전이문을 사용하고 들어가라고 리치에게 명령을 내릴려고 하는 순간 지배하고 있던 리치의 의식이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아까는 지배한 상태에서도 그 개체의 의식을 느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생각없이 나를 따르기만 하는 빈 껍데기가 되어버렸다.

또한 방금 마을로 떠난 액터에게 전언이 도착했다. 가장 가까이 있던 마을의 모든 주민들이 좀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천리안과 연동시켜 놓았던 불사자 감지에 어느새 엄청난 양의 언데드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주변의 모든 동물과 곤충들이 언데드로 변하고 있었다

이 현상은 방금 이블아이가 쓴 능력 때문인가. 주변의 모든 생명체를 언데드로 바꾸는 기술인가? 자신을 대가로? 

이런 기술을 페널티 없이 내가 사용할 수 있다면 전력은 비약적으로 늘어나리라. 이 이블아이였던것의 정보를 얻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단 액터에게 청장미의 시체만 처리하고 나자릭의 지상으로 복귀하라 지시한 후, 나도 나자릭으로 이동한다. 

게임이었다면 자라지 않았을 분묘의 잔디가 꽤나 제멋대로 자라고 있었다. 보기 싫으니 현단을 적절한 각도로 사용해 잔디를 깎는다. 어느정도 정원을 손질하고 있자니 액터가 청장미의 시체를 가지고 돌아온다. 액터가 돌아왔으니 작업을 시작했다.

이블아이였던 것에게 '컨트롤 암네시아'를 사용했으나 그 어떤 것도 읽을 수가 없었다. 한 치 앞도 볼수 없는 안개가 모든 기억에 깔려있다. 판도라즈가 나로 변신해서 사용해도 비슷한 결과였다. 이렇게 된 이상 기억 조작으로는 정보를 얻지 못하리라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것의 기억에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단 세번 밖에 못쓰는 나의 유성을 이곳에 쓸 가치가 있을까? 한참을 생각하고 결정을 내린다. 

"자! 반지여, 나 소망하노라!" 

내가 노리는 소원은 대상의 모든 효과 해제다. 이외에도 비슷한 소원은 몇개 있지만, 이게 가장 확실하리라.

초위 마법이 발동되자 여러가지 정보가 내 머리에 새겨졌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지다 사라졌다. 어느새 나는 이 세계에서의 "위시 어폰 어 스타"는 정말로 내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으로 바뀌었다는 지식을 알게 되었다.

역시 이 흡혈귀의 최후의 발버둥은 쓸모없는 일이었다. 승리감과 함께 소원을 빈다.

"이 흡혈귀에게 걸린 모든 마법 효과를 제거해다오!"

목소리가 울려퍼진후 몇 초가 지나자 나는 믿을 수 없는 조바심과 공포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위그드라실을 오랫동안 플레이한 경험, 그리고 방금 초위 마법으로 얻은 정보를 연결하자 하나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흡혈귀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을 초위 마법으로도 해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초위 마법으로 대적할 수 없는 것은 하나뿐이다. 

세계급 아이템.

그러나 이 흡혈귀에게 세계급 아이템은 없었다. 그러니 최후에 사용했던 기술은 세계급 아이템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기술이리라. 뼈 뿐인 몸에 소름이 돋는것 같았다 .

나는 언제나 세계급 아이템을 뱃속에 넣어두니 괜찮지만 만일 액터가 월드 챔피언 클래스를 가진 터치 미로 변신하지 않았다면. 액터도 의식이 없는 좀비가 되었을 것을 상상하자 정신 안정이 몇번이나 일어나는 공포가 엄습한다.

소원을 한번 날린 것은 이미 생각 속에서 사라졌다. 이 흡혈귀를 조금 떨어진 숲 속에 그린 시크릿 하우스를 사용해 가둬둔 후, 9계층에 있는 자신의 방에서 초위 마법의 쿨타임을 기다리며 생각한다. 

어떤 소원을 빌면 이 흡혈귀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면서 정보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위시 어폰 어 스타'의 소원 범위도 따져가며 소원을 고려한다. 

액터는 보물전에서 여러가지 매직 아이템들을 사용해 리치에게 걸린 마법을 해제하기 위해 연구중이다. 물론 월드 아이템중 휘기에이아의 잔을 항상 인벤토리에 넣어두게 했다

수 시간이 지나 초위 마법의 쿨 타임이 돌아왔다. 다시 흡혈귀를 데려와 '위시 어폰 어 스타'를 사용한다

"자! 반지여, 나 소망하노라! 이 흡혈귀의 시간을 하루 전으로 돌려다오!"

초위 마법은 순조롭게 발동되었고. 흡혈귀는 원래의 의식을 되찾았다. 즉시 언데드 지배를 사용하고 "마법 최강화:도미네이트 스피시스"를 겹쳐서 사용한다.

기억도 하루 전으로 되돌려져 어떻게 된 일인지 파악하지 못하던 이블아이는 곧바로 지배되어 눈의 빛을 잃는다 그 모습에 모몬가는 뼈 뿐인 얼굴이지만 미소를 짓는다

이제 남은 것은 이 흡혈귀의 정보를 모두 얻어내고, 죽음을 원할 정도로 끔찍한 고문을 가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