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pa가 배경작화는 잘 그려오긴 했는데 그렇게 큰 감흥을 받지는 못했다.

실제 배경을 바탕으로 사진처럼 그림처럼 예쁘게 그리는 건 맞지만 그런 아름다움이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앤젤비트, 살롯, 쿠로무쿠로, 타리타리, 사쿠라퀘스트, 이로즈쿠 ...

그나마 몇 개 괜찮았던거는 유정천가족에서 교토 그려내는 것 정도.

나기아스의 시오시시오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파란색의 포인트 컬러가 눈 아프다는 느낌을 줬다.

근데 이번에 이 애니 보면서 난생 처음으로 pa 배경작화에 매력을 느꼈다.

요르프들 사는 마을이나 수도의 성, 광산 마을처럼 큼직큼직한 배경부터 집과 방의 내부, 자연풍경까지 다 좋았다.

개인적으로 좀 더 만화적 과장이 들어간 배경. 예를 들면 킬라킬의 혼노지학원이라든가, 이 취향임에도

그냥 이런식으로 디테일 퀄리티 때려박아버리니까 취향이고 뭐고 와~ 소리 절로 난다 ...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건 성. 외관도 내부도 마지막의 꼭대기의 테라스도 다 좋았다.

주토피아에서 주인공 주디가 수도인 주토피아에 기차 타고 들어가면서 서로 다른 4가지 기후의 섹터를 지나가는 장면이 있다.

그 연출을 보면서 이 장면을 위해 그려졌을 수천 수만장의 아트워크가 떠올랐고 소름이 끼쳤었다.

이게 배경으로 가장 놀랐던 경험인데 이별의 아침이 거의 근접하게 해낸듯 ...

2. 어머니란 무엇인가 ...

이 애니메이션은 어머니를 죽이고 아버지가 된다는 전형적인 이야기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당신은 내 어머니가 아니야!라고 말한 후 나는 어머니가 뭔지 모르겠다는 대사에 이어, 진짜로 아버지가 되는건 더 이상 노골적일 수가 없다.

모자 관계를 다루는 창작물은 고대부터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 유명한 오이디푸스부터 ...

그중에 제일 좋아하는 건 영화 '케빈에 대하여'다 ... 인생영화 중 하나여 ...

이 애니처럼 시대의 혼란 속에 개고생하는 걸 훨씬 높은 농도로 즐기고 싶다면 그을린 사랑이라는 띵작도 있다 ...

나x위키에 이 애니가 감정소모 심하다고 되있던데 위의 두개 보면 그냥 그 날 그대로 졸도해도 ㅇㅈ한다 ...

하여튼 이야기 자체는 커다란 흠결도 장점도 없는 편이었다.

지나치게 길어질법한 이야기를 2시간 안쪽에 담아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는 생각했다.

오카다마리 고질적인 그런거 없이 재밌었다 ...

전반적으로 엄청난 퀄리티의 작화력이 극을 강력하게 이끌어가는 애니메이션이었다 ...

이런 작화면 하고 싶은대로 다해도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