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상인데 이번에 밋더그래햄이 싱글차트 1위하고 생각나서 다시 봤음

- RYM이라는 사이트에 대해 

: 코멘트나 리뷰 섹션이 너무 toxic하고 확실히 문제가 있는 사이트임

매년 발매되는 음반들에 대해 적당한 척도를 제공해주기는 함

- OK 컴퓨터가 오랫동안 올타임 1위였던 것에 대해
: OK 컴퓨터가 라디오헤드의 앨범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물론 당시 기준으로 최첨단의 앨범이었고 그만한 찬사를 받을만한 것도 맞지만

그동안 1위였던 건 이 앨범이 얼터너티브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누구나 수긍할만한 퀄리티이기 때문이지

진정한 의미에서의 GOAT라고 생각하는 건 좀 멀리간듯

- (위에 이어서) RYM 올타임 1위의 의미에 대해

:  많은 사람들의 평점이 누적된 평균치가 1위로 표시된 것이므로

대다수가 수긍하는 앨범이 되겠지만 가장 훌륭한 앨범임을 담보하지는 않음

또, 새로운 사람은 그렇게 누적된 레이팅을 보고 나서 평가를 매기게 되기 때문에

극단적인 의견을 가진 음악 너드들이 모인 사이트임에도

이러한 앨범들의 점수가 더더욱 높아지는 경향이 있음

그렇기 때문에 OK 컴퓨터가 올타임 1위에서 밀려난 지금에도 여전히 

'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앨범이야' 라고 생각할 사람이 그중 몇이나 될지는 의문임

- TPAB가 올타임 1위가 된 것에 대해

: 이 앨범이 GOAT냐 하면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음

단 주제와 컨셉, 서사와 다양한 장르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OK 컴퓨터보다 흥미롭고 야심찬 앨범이라고는 생각함

TPAB 리뷰영상을 찍은 뒤에도 계속 듣는데 들을수록 좋아짐

장르 내의 콘셉트 앨범 중에서 넘볼 수 없는 위치가 된 것은 물론이고

힙합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Animals나 The Wall같은 앨범과 비빌 정도가 된다고 생각함

한편으로, 발매한지 10년도 안 된 이 앨범이 점점 클래식의 위상을 얻게 되면서

이 앨범이 받아들여지고 소비되는 방식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음

가령 이 앨범 전체에 깔려 있는 인종차별, 주체성, 자기애, 흑인 해방 등의 메시지는

나같은 백인 리스너에게 말하기 위해 넣은 게 아닌데,

내 정체성과 직접 연결지을 수 없음에도 내가 이 앨범을 이렇게 좋아한다는 게 놀랍고

이렇게 외부인적인 관점에 나를 위치시키고 듣는 앨범은 이 앨범이 유일함

왜냐면 사람마다 겪어온 삶이 다르기 마련인데 이러한 시스템적 불공평함은 난 겪어본 적 없기 때문임

그래서 딱히 켄드릭의 메시지에 귀기울이고 싶지 않은 사람이 이 앨범을 딱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일지가 궁금하고

내 생각에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 않을 거 같음

왜냐면 요즘 사람들이 Animals같은 앨범을 듣고 좋아하는 건 

정치적 메시지와 무관하게 그 앨범이 이미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있고,

미학적으로 훌륭하기 때문인 측면이 큰데

내 생각에는 TPAB도 장기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고

이번에 RYM 1위한 것도 그런 점진적 변화의 시그널 같아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