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생님과 나는 애증의 관계라 할수 있다 내 몸에 남아있던 임선생님의 쿵후를 그는 매우 고깝게여겼다동작 하나하나는 티가 나지 않아도 연속 동작을 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다르게 힘이 나왔는데 그때마다 뒤통수를 쳤다어쩌면 당연한게 이선생님은 진짜 천재라 할만했다 진짜 무술을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인가 싶었다 두달에 한번꼴로도전자가 올때마다 무참히 박살내버렸고 처음 만났을때도 무술좀 했다고 하니까 대련 한번 하자마자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고민들을 줄줄 읖더란거다전방은 누가와도 기본 이상 상대했지만 상대적으로 곡선형 공격들에 약한 호권의 단점을 명확하게 꿰고그걸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비책도 있어보였다 내 선풍각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깠는데 진 자는 말이 없을 수밖에까놓고 나는 이선생님의 쿵후를 배울 수 있을것 같지 않았다 천재에게 뭘 배운다는건 말이 안되는거다여태까지 내가 배운 쿵후를 보완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선생님을 대했다 어찌보면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나름 의리를 지키고 싶은 어린 마음에 내 기존 쿵후에 대해 뭐라할때마다 대들었고 이선생님은 뭐 이딴놈이있냐 싶다가도 제대로 받아주셨다 받아줬단 말은 엉망진창으로 박살을 내버리고 나서 지도를 해줬다는 말이다술도 두주불사였고 술만 먹으면 온갖 기상천외한 투로들을 보여줬고 그걸로 사형들을 제대로 박살냈는데나중에 알기로 그게 전부 이선생님이 그자리에서 창작한 투로들이었다 다음날 그걸 보여달라고하면기억이 잘 안난다면서 다른 동작들을 했는데 그것마저 창작투로다 그럼에도 나나 다른 사형들이 보기에 전통 있는 무술의 깊이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실전성 있는 투로였으니 진짜 천재는 천재인가 싶다그런 천재도 한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태극권을 깊게 공부해보고싶단거다 굳이 태극권을 안해도 되지 않냐는 말에어차피 말해도 넌 모를 거라며 언젠가 태극권을 제대로 해볼거라는 식으로 말을 아꼈다 이때 나는 이선생님이결코 닿을 수 없는 무언가를 추구하는 느낌을 받았고 그때부터 어딘가 불안하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나는 군대를 다녀오게 되었고 휴가때 찾아갈법도 하건만 100일 휴가때 안가게 되니 이상하게 그 다음에도 더 안가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사람 인연인가 싶다 결국 제대 이후에 찾아뵈려 했는데 수련터와 핸드폰 전화번호가 바뀌어 있었고 이선생님을 처음 소개시켜준 선배는 싸이월드도 닫혀있고 행방이 묘연했다전해 듣기로 그 선배는 무술을 그만두고 졸업 후 고향에 내려갔다고 한다 굳이 그 선배도 이선생님도 찾진 않았으나가슴 한구석에 뚫린 공허함은 참기가 어려웠다 취직하고 일을 하던중 또다시 운명이 나를 불렀는지 온라인에서한 분과 무술을 주제로 오랜 채팅을 하게 되었고 정말 만나뵙고 싶다 하니 흔쾌히 허락하여 주말에 버스를 타고 뵈러 갔다이분이 내 쿵후 인생의 마지막 스승인 최선생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