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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답변] 질문! '설국'에서 이 장면속 세사람의 위치가머리속에서 그려지지가 않네요모바일에서 작성

두더지(1.229) 2024.05.15 03:56:45
조회 150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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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등객차>
중략된 부분은 설국 이북 미리보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자리에서 처녀가 다가와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다. 차가운 눈 기운이 흘러들어왔다. 처녀는 창문가득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듯,
* 대화*
요코는 창문을 닫고, 발그레해진 불에 두손을 갖다 댔다.
*중략*
이처럼 머잖아 눈에 파묻히게 될 철도 신호소에서 요코라는 처녀의 동생이 올 겨울부터 근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자, 시마무라는 한층 그녀에게 흥미를 돋우었다.
그러나 여기서'처녀'라 함은 시마무라에게 그렇게 보였다는 것일뿐, 동행한 남자가 그녀와 어떤사이인지 시마무라로서는 알 리 없었다.

두사람의 동작은 부부인듯 보이긴 했지만, 남자는 틀림없는 환자였다. 환자를 상대하다 보면 쉽게 남녀 사이의 거리감이 느슨해지고, 정성껏 보살피면 보살필수록 부부처럼 보이는 법이다. 실제로 자신보다 연상인 남자를 돌보는 여자의 앳된 모성애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면 부부로도 여겨질 것이다.
중략
문득 그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선을 긋자, 거기에 여자의 한쪽 눈이 또렷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는 깜짝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러나 이는 그가 마음을 먼데 두고 있었던 탓으로, 정신을 가다듬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그저 건너편 좌석의 여자가 비쳤던 것뿐이었다. 밖은 땅거미가 깔려 있고 기차안은 불이 밝혀져 있다. 그래서 유리창이 거울이 된다. 하지만 스팀의 온기에 유리가 완전히 수증기로 젖어 있어 손가락으로 닦을 때까지 그 거울은 없었다.
처녀의 한쪽 눈만은 참으로 기묘하게 아름다웠으나, 시마무라는 얼굴을 창에 갖다 대더니 마치 해 질 녘의 풍경을 내다보려는 여행자인 양 재빨리 표정을 바꾸어 손바닥으로 유리를 문질렀다.
처녀는 가슴을 약간 기울여 앞에 누워있는 남자를 한결같이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 것으로 봐서, 다소 매서워 보이는 눈조차 깜박이지 않을 정도로 진지한 자세임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창 쪽으로 머리를 두고 처녀 옆으로 다리를 구부려 올려놓고 있었다. 삼등 객차다. 시마무라의 바로 옆이 아니라 한 줄 앞 맞은편 좌석이었으므로, 모로 누운 남자의 얼굴은 귀 언저리까지만 거울에 비쳤다.
처녀는 시마무라와 마침 비스듬히 마주하고 있어서 직접 볼 수도 있었지만 , 그들이 기차에 올라탔을 때 뭔가 서늘하게 찌르는 듯한 처녀의 아름다움에 놀라 눈을 내리깐 순간, 처녀의 손을 꼬옥 잡은 남자의 파리하고 누런 손이 보이는 바람에, 시마무라는 두 번 다시 그쪽으로 눈을 주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거울 속 남자의 안색은 이제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릴를 보고 있어 편안하다는 듯 차분했다. 허약한 체격이 허약하나마 부드러운 조화를 띠고 있었다. 목도리를 베개 삼아 깔고 그걸 코밑까지 끌어당겨 입을 꼭 덮고는 다시 위로 드러난 볼까지 감싸 일종의 볼싸개처럼되었다. 그것이 더러 헐거워지거나 코를 덮어버리거나 하면, 남자가 눈을 채 깜박이기도 전에 처녀는 나긋한 손길로 고쳐 주었다. 지켜보는 시마무라가 초조해질만큼 몇번이고 똑같은 동작을 두 사람은 무심히 반복하고 있었다. 또 남자의 발을 덮은 외투 자락이 간혹 벌어져 흘러내릴 때도 처녀는 곧바로 알아차리고 매만져 주었다.




***
시마무라와 처녀와 남자

이 세사람이 열차에 어떤 배치로 앉아있는지 상상이 가질않네요.

어떻게 앉아있을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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