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금, 선조, 

지금 일반인에게 선조는 전시에 전황을 어렵게 한 암군으로만 기억되지만

실제로 역사학자들에게는 이보다 복잡하게 받아들여지는 인물이다. 

선조는, 뛰어난 자였다.

사람보기를 잘하여 이간질과 아첨을 알아챘고

외교적 감각이 출중해 명과의 우호관계 이면에도 굴종을 넣지 않았으며

이순신이 명장인걸 이미 말단 장교 시절부터 깨달아서
현대로 치면 대위에서 중장으로의 파격 승진을 행한 것도 선조. 

광해군이 그 특유의 의협심 때문에 민심의 구심점이 될 것도 간파하고 이를 활용한 것도 선조다. 

그런데 결국 역사학자도 선조가 "쓰레기"였다는 결론에서는 일반 대중이랑 이견이 없음.

왜냐?

선조는 책임감이 없었다.

선조는,

"내 나라니, 내가 책임지겠다"

이런 스탠스가 죠또 없는거임. 

저 위에 업적들도 사실 잘 뜯어보면, 자기가 책임지기 싫어서 이래저래 짱구 굴린거에 불과함

능력은 좋았으나 그 훌륭한 능력으로 쓰잘데기 없는데다가 사용한거지. 

이 작가도 마찬가지다. 

만화 퀄리티 높고, 복붙 컷 없고, 액션 씬도 창의적이고, 

그러면 뭐하냐? 책임감이 없으니 부질없기만하다. 

책임감이 있었으면, 베르세르크처럼 그냥 연재텀을 늘리면 그만이다. 

어차피 콘크리트 층도 많고, 메이저 연재처가 두 개나 있는 명실상부 자리잡은 만화가인데 연재 텀 늘리는 게 뭐 대수인가?

책임감이 없다면 좋은 능력이 오히려 독으로 돌아온다. 

비단 연재 뿐만 아니라, 작던 크던 모든 인간관계는 신뢰를 기반으로 맺어져있고 무책임은 이 모든 것을 무용하게 한다.

책임감은 고삐같아서, 한 번 풀기 시작하면 계속 느슨해지기만해. 

지금은 독자지만, 다음은 네 연인, 친구, 부모님이 아닐까 두렵다. 

선조의 삶을 돌이켜보고, 

그 궤적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