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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류학이 PC 때문에 맛이 간 원인 중 하나앱에서 작성

회갤러(115.139) 2023.12.04 18:08:11
조회 219 추천 2 댓글 8
														

문화인류학은 1970년대 중반에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것은 비극임이 드러났다. 그리고 아직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적어도 미국에서는). 그 전에 그 분야는 사회인류학이라고 불렸고, 온갖 유형의 사회적 행동, 특히 다양한 문화와 인류 집단에게서 보이는 행동을 연구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략) 그런데 1970년대 초에 갑자기 생물학에서 나온 강력한 사회 이론과 다양한 주제들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논의되기 시작했다. 부모-자식 관계, 상대적인 부모 투자와 성차의 진화, 성비, 호혜적 이타주의와 공정성 감각 등등을 포함하는 친족 이론(kinship theory)이었다. 사회인류학자들은 선택을 해야 했다. 새 연구를 받아들이고 통달하여 새 흐름에 맞추어 자기 분야를 고쳐 쓰든지, 새 연구를 거부하고 자신의 전공 분야(대단한 것은 아니었을지라도)를 지키든지 해야 했다. 흔히 이렇게 말한다. “자신의 마음을 바꾸는 것과 그럴 필요가 없음을 입증하는 것 사이에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거의 모두 증명을 하느라 바쁘다.” 이 말은 학계에 특히 잘 들어맞을 것이다.



자신이 그런 난처한 상황에 처한 사회인류학자라고 생각하자. 당신은 사회인류학에 통달하기 위해 인생의 20년을 투자했다. 그런 와중에도 생물학을 철저히 외면했다. 이제 선택할 시기가 왔다. 생물학을 인정하고(고통스럽다), 그것을 배우는 데 3년을 투자한 뒤(거의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자신보다 20년 더 젊고 더 잘 훈련된 사람들과 경쟁하거나(불가능하다), 아니면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기존 사회생물학이라는 말에 그래도 올라탄 채 피 흘려 쓰러질 때까지 계속 채찍질하면서 몰고 가는 것이다. (중략) 노골적인 거부는 가장 손쉽게 즉시 갈 수 있는 경로지만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며, 3대째에 이르면 새로운 거부의 물결에 저항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사회인류학자들은 분명히 그 도전 과제에 나름대로 대처했고, 심지어 생물학과 연관되는 것을 미리 더 노골적으로 차단하고자 자신들의 분야를 ‘문화인류학’이라고 명칭을 바꾸기까지 했다. 이제 우리는 사회적 생물이 아니라 문화적 생물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대응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되었다. 생물학적 사고는 생물학적 결정론(유전학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을 낳았고, 그 결정론은 파시즘,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동성애 편견, 기타 불쾌한 이런저런 ‘주의들’에 영향을 미쳤다. 자연선택을 들먹거리는 것은 유전자의 존재와 아마도 효용까지도 의미하는 것이 되므로, 방금 말한 도덕적인 이유로 금지되었다. 그리하여 사회 이론의 한 새로운 분야 전체가 그것이 전제로 하는 가정들이 이른바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유로 배제되고는 했다. 사실은 참이라고 널리 받아들여진 가정들(유전자가 존재하고, 사회적 형질에 영향을 미치며, 자연선택이 그 유전자들의 상대적인 빈도를 바꾸고, 그런 변화가 의미 있는 패턴을 빚어낸다는 것)을 말이다. 생물학을 인류의 사회생활에서 제거하면, 무엇이 남을까? 바로 단어다. 언어조차도 남지 않는다. 물론 언어는 지극히 생물학적인 것이다. 단어 홀로 남아 당신의 모든 생각을 편향시킬 수 있는 마법의 힘을 휘두르며, 과학 자체는 수많은 자의적인 사고 체계 중 하나로 격하되었다.



이 대응의 결말은 어떠했을까? 35년이라는 세월을 낭비했고 지금도 계속 그렇다. (중략) 강한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환영하며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약한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피해 달아나며, 아니 그렇게 보이며, 그런 뒤에 단어가 현실을 지배하는 힘을 지닌다고, 젠더 같은 사회적 구성물이 두 성별을 빚어낸 3억 년에 걸친 유전적 진화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믿는 식의 기이한 심리 상태에 빠져든다. 어쨌거나 그들은 그런 사실들에 전혀 무지한 채로 있으면서, 그 주제에 대한 철저히 단어 기반의 접근법을 개발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여러 면에서 현재 문화인류학은 오로지 자기기만만을 다룬다. 남들의 자기기만을 말이다. 그들은 과학 자체를 사회적 구성물, 세계를 보는 똑같이 타당한 많은 방식들 중 하나라고 본다. 바이러스의 특성도 사회적 구성물일 수 있고, 음경은 어떤 의미에서 –1의 제곱근일 수 있으며, 기타 등등. 그 결과 미국의 인류학과들은 대부분 종합과 상호 성장의 공통 기반을 거의 찾을 수 없는 전혀 별개의 두 세부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한 동료 생물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양쪽 분야는 서로를 이렇게 본다. “그들은 우리를 나치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그들을 얼간이라고 여긴다.”<우리는 왜 자신을 속이도록 진화했을까>, 로버트 트리버스 저, 이한음 옮김, 살림, pp. 488-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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