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딱이 글 삭제처리 한 모양이네. 아무튼. 좋겠다~ 최소한 음모론이나 반지성주의가 팽배한 교회나 가정환경에서 태어나지는 않아서~ 근데 그 하나의 사례만 가져와서 설득을 시도하기에는 너무 모자라지 않나 싶기도 하다.

정말로 "멀쩡한 기독교"를 다니고 있어서 행복신앙생활 하면서 홀로 독선과 교민에 빠질 수 있는 기만러가 된 것인지... 자기 스스로도 멀쩡하지가 않아서 멀쩡하지 않은 공동체 속에서도 이상함을 못 느끼고 원래 이게 정상 아니야? 하는 것인지...

어찌나 은혜로웠으면 송구영신예배 드리고 있을 주일날에 디씨질을 하면서 은혜를 못 나눠서 안달인지... "관심없어하는 분야라고 무지하다고 말하면 안되지." 제발, 무지한게 아니라 관심이 없는거니까. 그야 개신교 교파도 참 다양하고 교파마다 지향하는 바도 정말 서로 다르고 다양하니 어쩌다 니 취향에 맞는 교파에 잘 안착했을 수야 있겠지. 근데 관심 없다고. 니가 니 교회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걸 왜 알아야 하지?

관심이 없다니까. 너 한 사람이 너가 다니는 교회에서 만족하고 있는걸 못 알아먹으면 무지한건가? 그토록 은혜로운 교회에서 열심히 신앙생활 하면 안 되는거야? 왜 그 안에서 신앙생활 열심히 안 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굳이 자신이 보고싶어하지 않는 기독교의 모습을 보려고 다시 찾아오고 또 다시 찾아오는거야? 너 자신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만 와야 하는거 아니야?

난 잘 모르겠다. 뭘 원하고 뭘 기대하고 이 곳을 자꾸 다시 찾아오는건지. 주일날에도 갤질하는 양반이 자기 신앙생활에 정말 만족하면서 기쁨에 충만하고 은혜로운 주일을 보내고 있는건지도 잘 모르겠고. 99%의 기독교인들은 이런 떡밥에 관심 안 가지고 자기 신앙생활하기 바빠서 이런데에 관심조차 안 가진다는게 계속 앵무새처럼 하던 주장 아닌가? 왜 정작 그 주장을 하는 당사자는 99%에 속하지 못하고 1%의 "몇 사례"가 되어서 겉도는건지..?

눈을 감고 귀를 닫을거면 확실히 닫고 오직 교회의 강대상에 선 그 한사람의 주장에만 경청하고 오직 그것만을 믿고 따르면 될텐데. 그러면 훨씬 편해질텐데. 복잡한 고민도 내려놓고 그냥 의심 없이 그 한사람이 정해주는대로 따라가면 되는걸텐데. 그게 그토록 어려운건지. 마치 신앙고백서 읊조리듯 앵무새마냥 반복하는 '대부분의 기독교인은 저런거에 관심 자체가 없다'는 명제를 사실로 온전히 믿고 반례가 될만한 글은 접하지도 말고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며 두 번 다시 찾아가지 않으면 될텐데. 스스로 검열하면 될텐데. 아니지, 명제도 아니네. '모든'과 '어떤' 중에서 골라서 다시 적는다면 '어떤 기독교인들은 대중문화 검열이나 음모론이나 휴거론, 유신진화론 등의 주제에 대해 관심이 없다' 정도로 고쳐야 명제가 되겠네. 차마 '모든'이라고 거짓말까지는 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걸까.

최소한 "모든 기독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저 개인의 신앙생활에 충실하고 집중하며 불필요한 음모론에 현혹되지 않고, 아디아포라로 여겨도 될 법한 대중문화까지 과도하게 검열하려고 무리수를 두지는 않는 종교인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러하며, 제가 다녀본 교회와 제 주변의 신자들이 그러했습니다." 정도의 이야기로만 마무리되었어도 충분히 아, 그야 물론 그렇겠지요. 그런 분들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정도로 서로 좋게 좋게 끝났겠지. 무리해서 자신의 주변의 "몇 사례를 가져와서" 전 세계의 전 시대의 일반적인 이야기로 "일반화"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적어도 너 한 사람은 너가 말하는 그 대부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너 스스로도 자각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젠 모르겠다. 믿고 싶은 바를 선택해서 그것을 따라가라. 귀를 닫고 그 편안하다는 우물 속으로 들어가 강대상 앞으로 다시 귀의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일테고.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듯이 (잠언 26:11) 기독교의 부정적인 행적들이 모여있는 곳을 다시 또 다시 찾아오며 너가 말하는 그 '처음보는 것'을 더 찾아보던가. 어느 선택을 하든 존중해. 아니, 좀 더 정확히는, 그리고 솔직히는 어느 선택을 하든 별로 관심이 없어. 어차피 이미 잘 지내고 있다며? 계속 잘 지내면 되지 뭐하러 자신이 평생 잘 써오던 세계관에 흠집을 낼 법한 이야기들을 자꾸 들으러 와. "관심없어하는 분야라고 무지하다고 말하면 안되지." 너의 그 간증은 간증같지가 않고 자랑처럼 들려서 묘하게 신경을 긁는 면이 있었거든. 니가 속한 교회에 니가 만족하고 있는거 물론 좋은 일이지. 근데 그거 남들이 몰라준다고 해서 무지하다고까지 여기지는 않아주면 좋겠어. 너의 관심 밖의 세상에서도 너가 모를법한 많은 일들이 있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니까.

아무튼 그래... 신앙생활 건강하게 잘 하고... 무엇이 너에게 유익할지 잘 판단해서 너가 말하는 그 99%의 기독교인 안에 너가 들어갈 수 있도록 좁은 길 말고 넓은 길로 잘 돌아가면 좋겠다. 자꾸 좁은 길로 들어서서는 방황하지 말고. 너가 말하던 바로 그 99%의 기독교인 답게 이런 불편한 떡밥에 관심 끊고 개인적인 신앙생활에 열중하도록 하자. 스스로의 힘만으로 못 끊겠다면 기도를 열심히 드려서 성령님의 힘으로 악한 중독의 영을 끊어내고 다시 올바른 신앙생활로 돌아가도록 회개하고 돌이켜보자. 솔직히 니가 역사나 철학, 미학 쪽을 조금이라도 다뤄야 하는 전공이 아니라면 니가 속한 교단 바깥의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하등 쓸모가 없는 뻘짓인거 맞잖아? 더군다나 너가 다니는 교회에서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라던지, 신학이나 타 교파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에 대해 그다지 탐탁치 않아하고 그저 교단 안에서만 그 내부의 논리로만 따지는 것을 올바른 미덕으로 여기는 것처럼 들리는데. 그 2n년간의 교회생활에서 얼마나 그런 가르침을 많이 주입받았으면 입에서 술술 나오는건지... 그러니 이제 관심 끊고 너가 속한 교단 안에서만 생각하고 사고하면서 헛된 것들을 검열하고 참된 신앙생활을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