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이거. 랜챗으로 시작된 인연이었지만, 최소한 성아루트에 돌입했으면 "랜챗오빠"라는 존재를 한순간에 지우지는 못해도 "준우"라는 인간으로서 성아와 가까워지는 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임

랜챗으로만 만나고 현실에서는 일절 교류가 없다가, 한순간에 정체를 밝히면 어떤 결말이 나올까?

누가 봐도 개뻔한 결말이었고, 나는 정해진 파국으로 쉴 새 없이 달려가는 좆준우의 찐따스러움과 암성아의 랜챗 의존증이 정말 싫었음

굳이 후일담에서 저런 멘트 치는거 보면 자드씨도 돌아보니까 되게 아쉬웠던 거 아닐까? 싶다

다행히도.. 이번에 나온 미연시모드 성아루트는 전혀 달랐다

랜덤채팅이라는 소재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딱 적당히만 쓰고 버렸고

성아라는 캐릭터가 가진 랜챗 의존증은 가면무도회라는 다른 소재로 적당히 치환했으며..

주인공과 성아가 서로의 정체를 일찍이 눈치채고, '랜챗의 누군가', 혹은 '가면 쓴 누군가' 정도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확실히 인지하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덤으로 성아가 가진 고민도 최소한 한국인이면 대다수는 공감 가능할 법한 주제기도 하고

지나치게 우중충한 분위기로 가라앉지도 않고

덕분에 그냥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토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박하민 루트때도 생각했던건데 작게 나온 일러들은 왜 회상에 안 넣어주냐

박하민 루트때는 뭔가 찝찝하다.. 아쉽다.. 같은 느낌 많이 받았었는데, 성아루트는 되게 깔끔하게 잘 뽑혔는지 아쉽다는 느낌은 없었음

유리랑 리라도 이정도만 뽑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