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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이 정도 필력이면 읽을만 한가요.

ㅇㅇ(124.63) 2024.05.16 18:55:25
조회 389 추천 0 댓글 6


제목: 망생이의 하루 



뭘 써야하지? 뭘 써야 사람들이 좋아하지? 뭘 써야 새롭지?

 

처음 든 의문은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타탁 타다닥 타탁..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 뒤로 고뇌하는 사내가 있었습니다.

 

씨발이것도 있는거 저것도 있는거 죄다 있는 것들 인데 어떤 걸 써야 하지? “

 

손은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려고 하였으나 정작 눈 앞에 보이는 창에서는 썼다 지웠다 반복 하는 활자들의 움직임 뿐이었으니까요..

 

.. 좆됐네.. 진짜.. “

 

막상 써야 한다는 의무감과 압박감은 턱 밑까지 차올랐으나 정작 무엇을 쓰고 싶은 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양판소? 신선한거? 돈 되는 게 뭐지? 뭘 써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지 ?

 

씨발 광대도 아니고 진짜. “

 

어처구니 없게도 창의성을 부르짖는 인간이 창의성이 뭔지 모르겠다니요?

 

클릭 클릭.. 타닥 타다닥..

 

조심스레 커뮤니티에 접속합니다.

무수한 글들이 난무합니다.

 

누군가는 한탄의 글을 누군가는 응원의 글을.

또 누군가는 이 바닥을 떠나겠다는 글을. 또 누군가는 해냈다는 글을.

 

그 중 좋은 글 보다는 한탄하는 글에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시발.. 자살하고 싶다. 글 쓰는게 너무 어렵다.. 왜 이렇게 글 쓰는게 힘들지? 진짜 그만 둬야 되나.. 노력하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노력해야 될 지 모르겠다. 이제는 내가 뭘 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

 

그 중 눈에 띄는 글 제목과 내용에 왠지 모를 동질감을 느끼면서 속으로 안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후우.. 씨바 그래도 내가 저 병신새끼보다는 낫겠지.. 다행이다. “

 

휘익-

 

스크롤을 내리며 댓글도 쳐다봅니다.

 

[-야 그래도 힘내라. 결국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

[-동질감 느껴지네.. 힘들겠다. 같이 힘내자..]

[-ㅋㅋㅋㅋ. 걍 접고 공장 드가자. 생활비도 바닥 나는데 이렇게 살아서 뭐하냐 ]


울컥.

 

나는 화나지 않았습니다. 나를 향한 글이 아닌데 왜 내가 화가 나야 하나요?

하지만 내가 댓글을 쓰는 이유는 힘든 글 작성자를 위해 도움을 주고 싶은 것. 하나 뿐입니다.

 

[-어떻게든 물고 늘어지세요. 결국 해봐야 아는 겁니다. 원래 이 바닥 힘든 거 알고 들어 온 거 잖아요.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바닥입니다. ]

 

댓글을 쓰고 나니 이유 모를 후련함이 느껴집니다.

 

씹쌔끼들 !! 알지도 못하면서 무지성으로 댓글 쳐다네

 

후우….”

 

뭔가 모를 좆같음이 전신을 타고 올라옵니다.

이 기분은 나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갑갑하다는 느낌 하나만큼은 정확하게 말 할 수 있겠네요.

 

타닥..타다닥.. 딸깍.

 

이 커뮤니티는 비슷한 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힘들다는 글, 그리고 물어보는 글. 응원의 글. 잘났다는 글.

 

.. 사실 99퍼는 힘든 사람들의 한탄 글이겠지만요.

 

딸깍. 딸깍.

 

[-오늘 마지막으로 글 쓰고 접을 듯. 다들 수고.. ]

 

비슷한 제목, 어려움을 토하는 글에는 쉽게 클릭이 가능해집니다만,

 

[-오늘 드디어 베스트 뚫었다 하아.. 진짜 고생하면서 들어갔네요 여러분들도 기운 받아가세요. ]

 

멈칫.

 

들어가기가 힘드네요..

 

딸각.

하지만 궁금증은 불안감보다 강했습니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여러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여러 조언 받으면서 드디어 제 글도 유로 전환이 되었네요. 앞으로도 힘내서 글 쓸 예정이고, 도움 받은 만큼 간간히 조언 되는 글도 꾸준히 올리겠습니다!! ]

 

[-re: 와 작가님 진짜 축하! 꾸준 글 올리시더니 결국 되셨네요!! 개부럽다 ㅠㅠ ]

[-re: 저도 기운 받아갑니다 !!!]

[-re: 저도 2222]

[-re: 333! ]

 

시발.

괜히 봤습니다.

 

하아.. 씨발 좆됐다.. 나도 빨리 글 써서 성공해야 되는 데.. 아 씨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아 …”

 

막 태운 담배를 끄고 다시 담배를 뭅니다. 원래 그렇잖아요. 속이 쓰리면 속을 게워내야 하니까요.

 

“…..후우…”

 

담배 연기가 모니터를 향하며 점차 퍼져갑니다.

자욱한 담배연기와 불쾌한 입 안의 느낌.

 

아 씹.. 그래 글 써야지 나도 빨리 글이나 쓰자. “

 

이윽고 태우던 담배를 입에 물며, 오늘도 포털사이트로 들어갑니다.

 

딸깍..딸깍.. 딸각.

 

역시나 오늘도 상위권에 들어간 글들은 전부 판타지 소설들이네요.

 

아이 씨빨.. 좆 같은 판타지 소설은 언제까지 우려 먹는거야 ? “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그게 잘 팔리는 걸요?

 

환생해보니 천마.. 빙의했더니 무림천재.. 다시 태어났더니 재벌.. 아이 씨빨 쌔끼들. 그만 좀 우려 처먹어라.. “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굶어 죽긴 싫으니..

아이디어를 본따 옵니다.

 

타닥 타다닥..

 

[…그래서 시작은 천마로 환생하는 걸 토대로….나중에는 기연을 얻어

주인공을 사랑해주는 여자도 몇 명 넣어주고파워밸런스는 먼치킨이나.. 점차 강해지는 식으로나중에는 악당 세탁도 좀 해주고…]

 

타다닥..

 

.. 대충 이 정도 시놉시스면 되겠지? 나머지는 대충 기존에 있는 거 조금 버무려 주면 얼추 될 것 같은데.. “

 

역시 비슷한 전개를 따오면 되니 시작은 수월 한 듯 보이네요.

 

타다닥..

 

멈칫.

 

근데 초반 전개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지? 대충 쓰면 사람들 진부하다고 안 볼 것 같은데 신선한 전개 어디 없으려나.. “

 

딸깍.딸깍

 

다시 커뮤니티로 들어갑니다.

혼자 상상하는 것 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는게 훨씬 쉽잖아요?

 

타탁..타다닥..

 

[소설 초반 전개 추천 받습니다. 빙의 천마물인데, 초반 전개 루즈 할까봐 신선한 전개 뭐 어디 없을까요? ]

 

역시 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댓글 몇 개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re: 병신 새끼, 글은 혼자 쓰는 거다 날먹 새끼야. ]

 

. 이 병신 새끼는 또 뭐야. “

 

[-re: 중후반도 아니고 초반부터 남한테 묻고 다니면 소설 어떻게 계속 쓰시려고 그래요 ㅋㅋ. 일단 써 보시고 나중에 고민 해보는 게 맞을 듯. ]

 

아니 그게 아니라고 하.. “

 

[-re: 딴 건 모르겠고 대충 쓰거나, 진부하면 독자들 아예 안 봅니다. 요새 초반 전개가 다 거기서 거기라 거의 제목이나 시작 보고 시작하는 애들이 대다수라 보면 될 듯. ]

 

그래서 그 초반 전개 추천을 해달라는 건데요..”

 

좆 같은 새끼들입니다. 묻는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다들 지 좆대로 지들 생각만 써내려 가니깐요.

 

아이 씻빨 진짜.. “

 

타닥..타닥.

 

어차피 기대도 안했습니다. 글 안 써본 독자들이 뭘 알겠나요? 아니 작가라 해도 애초에 성공한 사람들이 제 글을 보기나 하겠나요. 다들 자기 먹고 살기 바쁠텐데 말이죠.

 

커뮤니티는 이용가치가 없습니다. 내가 그렇게 결정 내렸습니다.

어차피 글 쓴 이유도 반은 혹시나 하는 심정이였으니깐요.

 

다시 글을 써내려 가야 합니다. 필요없는 커뮤니티는 끄고 다시금 설원 같은 백색의 창만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깜빡이는 커서에 따라 눈을 꿈뻑입니다.

 

막히네..”

 

오늘 따라 설원이 너무 거대해 보이네요.

 

그냥..내일부터 쓸까..?”

 

나는 글을 끝까지 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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