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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6200자) 무협 환생 육성물 감평 부탁드립니다!앱에서 작성

하늘천땅람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7 21: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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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어느 날, 방립을 쓴 노인이 점점 쌓여가는 눈길을 헤치며 발걸음을 재촉하다 발치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

노인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한 남자 아이였다.

“애야, 정신 좀 차려 보거라!”

죽어 가는 이 아이의 차림새가 언뜻 보아도 평범한 집안의 자제는 아닌 것 같았다.

악적들의 손에 멸문지화라도 당한 것일까? 노인은 도저히 외면하지 못하고 내력으로 몸을 데워주자 머지않아 아이가 눈을 떴다.

“이제 좀 정신이 드느냐? 어찌 이런 곳에 누워있누?”

“···”

노인이 물었지만 아이는 어떠한 대답도 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저 눈가에 끝없는 절망만이 가득했을 뿐이다.

그 절망을 들여다보며 안타까운 기분을 느낀 노인은 잠시 갈등하더니 아이를 들쳐 안아 걸음을 더욱 서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십삼 년 후···


신강 천마신교(天魔神敎) 영향력이 닿고 있던 화서현의 어느 장원, 수많은 마인들의 시체에 올라 앉아 있는 세 명의 사내들이 있었다.

“마 사형, 아홉 놈 잡았습니다! 제 승리 맞지요?”

“사제, 경주라도 되는 양 희희낙락 하지마라. 부끄럽지도 않느냐?”

발밑에 싸늘하게 굳어있는 마인들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 이들은 중원 무림의 신비문파인 파천문(破天門)의 몇 없는 제자들.

그들은 스승의 명을 받고 근처 마을을 점거하던 마교의 무력집단인 철혈마단의 처단을 끝마친 참이었다.

“칫, 칭찬 좀 해주시면 어디 덧나십니까?”

“이놈이 그래도? 화서현의 양민들이 얼마나 죽어나간 줄 알면서도 그따위 망발이 나오느냐?”

막내 사제에게 언짢은 기색을 내보이는 파천문의 둘째 제자인 마백룡. 사문의 무공을 사사하여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보기 드문 고수였다.

“너무 그러지 말거라, 성 사제의 성취가 올라 잠시 실수를 한 듯하니··· 막내도 언동을 조심해라.”

“네, 대사형.”

마백룡이 아직 앳된 티가 남은 청년의 뺨을 잡아당기며 역정을 내자 그들의 대사형인 갈천경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중재했다.

막내라고 불리 우는 이는 바로 십삼 년 전 노인이 거둬들였던 성위천 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자라 사형들을 도와 스승이 내리는 명을 돕고 있었다.

“아무래도 예전에 스승님이 이놈을 주워올 때 끝까지 반대 할 것을 그랬습니다. 이리 오만방자하게 클 것을 알았다면···”

“아직 세상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돌아가게 되면 나는 이제 출가 할 것이니 너와 서 사매가 잘 이끌어야 할 거다.”

갈천경은 파천문이 천하제일의 문파임을 천명하기 위해 지금껏 초야에 묻혀 긴 시간을 수련하고 있었는데, 이립을 넘어선지 얼마 안됐음에도 초절정의 극에 이르러 곧 중원 무림에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사형을 못 볼 생각 하니까 벌써부터 마음 한편이 허전합니다.”

성위천이 입을 열었다. 자신이 사고를 쳐대며 스승과 사형제들에게 혼쭐이 나 의기소침 해 있을 때면 대사형인 갈천경만은 온화한 미소로 달래주었기 때문에 그의 출도가 퍽 섭섭한 듯 했다.

성위천의 얼굴을 마주보던 갈천경은 십삼 년 전 스승이 눈 내리는 날 사도련의 영역에서 주워왔다던 아이가 벌써 이렇게 장성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운 기분이었다.

“나도 섭섭한 마음이 드는구나, 그래도 우선은 스승님께서 기다리실 터이니 어서 돌아가자.”

“네 사형.”

갈천경이 말하자 사제들이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곤 귀환 할 채비를 했다.





*     *     *




사도련의 총 본단이 위치한 강서성.

엄숙한 분위기와 함께 사도련의 후계자의 장례가 은밀히 치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관안에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그 시신을 바라보던 아비가 있었으니, 그는 바로 화경의 극에 이른 고수이자 사도련의 패주(覇主)인 성자혁이었다.

“기껏 키워놨더니 뒈져버렸구나.”

“···”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도련주의 심복 중 하나인 흑보명은 그의 무심함에 은근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식이 병환으로 명을 제 달리 했는데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흑보명.”

“예.”

싸늘하게 읊조리는 주인을 바라보던 흑보명이 그의 부름에 즉시 부복하며 머리를 조아렸다.

“버렸던 것을 다시 주워 써야겠다. 위치는 알고 있겠지?”

“···혹시 모르니 파악해두라는 말씀에 알고 있긴 합니다만, 진심이십니까?”

“그 놈이 어려서 머리는 비상했으니까.”

성자혁은 네 살만에 사도련이 파악하고 있는 기밀 정보들을 취미삼아 달달 외웠던 어린 아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제 형제의 무재가 뛰어나지만 않았어도 아마 후계자의 운명은 그 아이가 되었을 것이다.

“기밀을 알고 있어 죽일까 했지만 직접 손을 쓰기 꺼려져 내버려 둔 게 오히려 후계자가 되는 데에 도움이 되겠군. 최대한 빨리 데려와라.”

단호히 내려지는 명령에 흑보명의 얼굴에 갈등의 빛이 어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송구하오나, 아무래도 단신으로는 어려울 듯합니다. 오호칠검객(悟虎七劍客)을 데려가도 되겠습니까?”

“그깟 놈 데려오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성자혁이 수하의 무능함을 탓하며 은근한 분노를 보이자, 흑보명은 입을 잘못 열었다간 목이 날아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미 수십 년의 세월동안 사도련주를 모셔온 그였기에 잔혹하며 무자비한 그의 성정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속하가 멀찍이서 조사 한 바, 그의 스승이 화경에 이른 고수입니다.”

“···쯧, 비룡검대에 속살검(速殺劍)도 내어주마. 확실하게 처리해라.”

“예.”

수하의 보고를 들은 성자혁은 흑보명이 고개를 조아리며 물러나는 것을 보고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생각해보니 오히려 좋은 기회 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경에 이른 고수의 제자라··· 처음부터 키울 필욘 없겠군.’

그의 시선이 다시 한 번 싸늘히 죽어있는 자신의 아들을 향했다.





*     *     *




며칠 뒤, 날이 어둑해질 무렵에서야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파천문의 제자들은 자신들을 반기는 스승과 여인에게 포권을 취하며 무사히 귀환했음을 알렸다.

“수고했다, 먼 길 이었을 텐데 어서 짐부터 풀 거라.”

“고생했어요, 갈 사형, 마 사형.”

그들의 스승인 곽항소와 셋째 제자이면서 홍일점인 서난향은 적막했던 장원에 활기가 돌아오자 무사히 돌아온 제자들의 등을 기꺼이 두드려 주었다.

“사저, 저는요?”

“우리 막내는 보나마나 둘째 사형이랑 또 말싸움이나 했겠지?”

자신의 막내 사제를 귀여운 듯 바라보는 서난향. 그녀는 눈으로 보지 않아도 상황을 알겠다는 듯 성위천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말했다.

“사저! 저 이제 어린 애 아닙니다.”

“그러셨군요. 이 사저가 잘 몰랐네요, 이제 약관에 이른 우리 막내사제께서 너른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겠습니까?”

성위천은 사문에 입문한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까지 자신을 어린 아이로 대하자 기분이 조금 상했지만, 둘째 사형과 자주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기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쳇.”

“어머, 막내 사제가 심통이 났네. 언제 어른이 될까?”

성위천은 끝까지 핀잔을 주는 서난향을 째려보았지만, 결국 그녀의 말재간을 당해낼 자신이 없었기에 입을 꾹 다물고 별채로 들어 가 버린 사형들과 스승의 뒤를 따랐다.

그 뒤에 열린 것은 무사히 스승의 명을 마치고 돌아온 제자들을 치하하는 자리.

밤이 늦어지도록 자리는 계속 되었지만 누구 하나도 쉽게 그곳을 벗어나는 일이 없었다. 여독을 풀 시간도 없이 내일 대제자인 갈천경이 무림 출도를 떠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곧 찾아올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 지금껏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고 웃고 떠들며 술잔을 나누기도 했는데, 그러던 중 성위천은 용변이 급했던 나머지 측간에 가고자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후아, 내일이면 대사형이 없다니. 이젠 내 편이 없겠구나···”

이제 제법 쌀쌀해진 탓인지 밤공기에 성위천의 탄식이 허옇게 드러났지만 진심으로 그들이 자신을 괴롭힌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어릴 적 버려진 성위천이 스승에게 거둬진 이후, 사형제들이 언제나 지랄 맞은 자신을 형제처럼 대해주었기 때문이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처음에 이곳으로 왔던 때가 떠올랐다. 아비의 손에 어머니를 잃은 후, 누구도 믿지 못하고 그저 으르렁 거리기만 했던 시절. 투닥 대면서도 사문의 스승과 사형제들은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었다.

그렇게 측간을 다녀온 성위천은 내일 이 시간 무렵에는 대사형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니 문득 쓸쓸해짐을 느꼈으나, 이내 그 감정은 진눈깨비가 녹듯 금세 사라졌다.

“···”

장원을 둘러싸고 있던 어두운 숲의 풍경에서 미세한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누구냐?”

성위천은 그 기운이 결코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느끼고 있었기에 거칠게 물었다.

“오랜만이오. 공자.”

“당신은···”

어둠 속에서 흑의인이 방립을 벗어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 뒤에서는 그를 따르는 일련의 무인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성위천은 흑의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몹시 놀랐다, 자신을 공자라고 부르는 흑의인은 성위천이 어릴 적 보았던 기억이 있던 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분명 흑보명이라고 불렸던 것 같다.

“미안하지만, 우리와 함께 가주어야겠소.”

“···무슨 일로? 오늘은 곤란하니 나중에 날이 밝으면 찾아와라.”

“시간이 없어 그렇소. 이만 복귀합시다.”

흑보명의 뻔뻔한 말에 성위천은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과거를 떠올렸다.

사도련주 성자혁의 두 자식 중 하나로 태어난 성위천.

그러나 어느 날 후계자의 자리에 오를 한 명이 정해지자 졸지에 분란의 씨앗이 되어버린 성위천은 버려졌고, 그의 어미는 사도련주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아비에게 버려져 살 수 있는 희망을 포기 했었지만, 그의 스승인 곽항소가 눈밭에 쓰러져있는 성위천을 발견하고 사문의 제자로 들였던 과거.

하지만 성위천은 사도련주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마음을 지금껏 잊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이 알고 있던 사도련의 정보들을 이용해 되갚아 줄 생각이었다.

그 정보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영약과 신병이기들의 위치가 기록된 장보도와 함께 여러 세력들에 대한 정보가 있기도 했기에 그것으로 무공을 키우고, 세력을 만들어 찾아갈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먼저 나를 찾아 올 줄은 몰랐군, 어떻게 이곳을 알았지? 설마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건가?’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은 분명하게 웅크리고 있을 때였다. 자신 때문에 사문에 피해를 끼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성위천은 그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성질을 죽이며 말했다.

“갈 수 없다. 대사형의 출도가 내일이야.”

“대사형? 우습군. 이런 시골 무관이 문파로 보이지는 않소만.”

흑보명이 한 편에 놓여있던 빗자루를 발로 툭 차며 말하자 분노가 차올랐지만 이내 힘이 부족한 자신을 탓 할 뿐 이었다.

“알아서 생각해라, 나는 안 간다.”

“···허락을 구하는 것 같소?”

성위천이 거부의사를 표하자 흑보명이 어디론가 신호를 보내자 잠시 후 숲 속에서 몇 줄기의 어둠이 별채를 향해 날아들었다.


콰아앙!


성위천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사문의 사람들과 술잔을 나누고 있던 별채에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그 안에서 여러 개의 인영이 솟아나더니 허공에서 불꽃이 튀어 올랐다.

챙! 채앵!

“스승님! 사형! 사매!”

“그냥 처음부터 이럴 것을 그랬군. 비룡검대, 상처 없이 붙잡아라.”

사형제들의 안위를 걱정한 성위천이 별채를 향해 달려가자 흑의인의 명령을 받은 무인들이 성위천을 향해 쏘아져나갔다.

별채에 가까워진 성위천의 눈에 들어온 광경은 정체모를 자들에게 공격을 받고 있는 사형제들과 스승의 모습.

급습을 받은 탓인지 파천문의 제자들은 열세에 몰린 듯 했지만, 이내 능숙하게 검을 뽑아 자객을 상대했다.

“스승님! 괜찮으십니까?”

성위천은 한 노인과 대치하고 있던 자신의 스승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물었지만, 곽항소는 자신이 상대하고 있는 자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에 한 눈을 팔수 없어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속살검(速殺劍) 노관기.

그는 화경에 이른 고수로서 이곳저곳에 흩어진 사파를 규합해 지금의 사도련을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이런 야산에 화경에 이른 고수가 있다니, 놀랍군. 련주의 말을 듣고 오길 잘했어.”

노관기가 시종일관 흥미로운 표정을 띄우며 곽항소를 바라 보았지만, 곽항소는 그저 묵묵히 싸늘한 시선을 보낼 뿐 이었다.

성위천이 주변을 둘러보자 갈천경과 마백룡을 둘러싼 일곱 무인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정체는 하나하나가 초절정에 이른 사도련의 오호칠검객이었다.

“가세 할 테니 조금만 버티십시오!”

스릉―

성위천이 자신을 향해 쇄도해오는 비룡검대를 발견하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았다.

콰앙!

그러나 비룡검대는 성위천에게 닿지 못했다. 돌연 하늘에서부터 내려온 서난향이 그들의 선두를 바닥에 쳐 박아 제지했기 때문이다.

“사저!”

“막내, 괜찮아?”

성위천은 갑작스러운 위기에 등장한 서난향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녀는 여인의 몸으로도 둘 째 사형인 마백룡을 능가하는 강자로써 눈앞의 무인들을 보고도 전혀 움츠러드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네가 왼 쪽, 내가 오른 쪽.”

“예!”

막내 사제를 보며 여유로운 웃음을 짓던 서난향이 짧게 지시하자, 비룡검대를 마주하던 파천문의 두 제자가 양 쪽으로 뛰쳐나갔다.

챙! 채챙!

서난향은 무리 없이 눈앞의 적을 차근차근 상대해나가고 있었지만, 아직 초절정에 오르지 못한 성위천은 비룡검대를 상대하는 것이 버거운 듯 했다.

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조바심이 들었다. 어서 이들을 처리하고 사형들을 도우러 가야했기 때문이다.

“막내! 조심해!”

서난향의 다급한 외침에 성위천이 고개를 돌려보자 자신의 목덜미를 향해 쇄도해오는 무인의 검 자루가 보였다.

퍼억!

···

잠시 후,

“끄으윽··· 기절 한 건가?”

비룡검대 무인의 공격에 기절했던 성위천이 눈을 뜨자 원치 않던 광경에 동공이 떨리기 시작했다.

“사형들··· 사저···”

성위천은 지금껏 알고 있던 사도련의 정보들 중 어느 것 하나 사문에게 알려준 적이 없었다. 결국에는 자신도 언젠가 대사형처럼 이곳을 떠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위천은 눈앞의 사형제들이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것을 보자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 때문에 죽음에 이른 사형제들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었어야 했다고 생각했다.

“이 개새끼들···”

스릉―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성위청이 분노에 찬 일갈을 내지르며 검을 뽑아들고 그들을 향해 달려 들려 던 순간.

터억.

누군가가 성위천의 몸을 급히 붙잡아 제지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스승인 곽항소가 참담한 표정으로 성위천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져 있었다.

“스··· 스승님···”

속살검 노관기와 합을 겨루며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 곽항소의 몸 곳곳에는 성한 곳을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성위천은 그 모습을 보고 깊은 슬픔을 느끼고 있었는데 돌연 곽항소가 그의 입에 무언가를 우겨 넣었다.

“환단이다. 씹고 삼켜라.”

아무런 맛도, 향도 느껴지지 않았다. 스승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이것이 환단 이라는 사실 조차 몰랐을 것이다.

“본래··· 네 대사형에게 줄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구나.”

“스승님, 이것이 무엇입니까?”

“자세한 설명을 할 시간은 없다만, 사문의 개문조사께서 남기신 일생단(一生丹)이다.”

사형제들을 잃은 슬픔에 결국 눈물을 쏟아내는 성위천의 물음, 곽항소는 자신의 스승에게 이것을 건네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항소야 명심해라. 멸문의 위기가 찾아 왔을 때 만 취해야한다.’

‘이게 무엇입니까?’

취하게 되면 새로운 생을 얻을 수 있다는 파천문의 대제자들에게만 전해지는 비약. 곽항소는 성위천에게 그것을 먹이고도 깊은 갈등을 하고 있었다.

몸속에 퍼진 약효가 사라지기전, 일생단의 효능을 얻기 위해서는 한 번 죽음에 이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곽항소가 자신의 스승에게서 전해 들었던 것들이 사실이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었으나, 그 황당무계한 효능에 의심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공자, 우리와 함께 가면 당신 스승만은 죽는 일 없을 거요. 약속하리다.”

흑보명이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며 입을 열자 곽항소는 결국 성위천에게 선택을 맡기기로 했다.

“막내야, 나를 믿고 죽을 수 있겠느냐?”

“···?”

성위천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물음에 잠시 의아했지만 자초지종을 들을 시간이 없었기에 마음의 결심을 내린 후,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

“저들이 찾아온 목적이 예상이 가는 바, 차라리 스승님의 손에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스릉!

그 결의를 들은 곽항소는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검을 벼락처럼 뽑아내더니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제자의 얼굴을 기억하겠다는 듯 바라보았다.

“천제(天帝)께서 도우시기를···”

“막아라!”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지켜보던 흑보명이 파천문의 제자들에게 당해 얼마 남지 않은 수하들을 향해 소리쳤다.

촤아악!

그러나 이내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 커졌다.

스승이라고 부르던 자가 제자의 목을 단번에 베어낸 것이다.

막내 사제의 천하제일문 육성기 1화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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