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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피아] 망생이 신작 1화 써왔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7 22:18:02
조회 307 추천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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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고 딜도(Ego-Dildo)다.

에고를 가진 딜도. 즉, 살아 있는 딜도라는 뜻이다.


처녀왕 엘리시아와 함께 세계를 호령했던 것이 언제였던가.

10년 전인가, 아니면 100년 전인가.

이제는 토사 속에 묻혀버린 기억이었다.


[지루하군.]


그런 나는 현재 절전 모드였다.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제단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는 상태라는 뜻이다.


그런 나의 의식이 이렇게 깨어났다는 건, 나를 잠에서 깨운 누군가가 있다는 거겠지.


자격 가진 자.

엘리시아의 피를 이은 처녀만이 나의 주인이 될 자격을 가진다.


나는 이렇게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되는 것인가?

피가 몰릴 것만 같은 기분이군.


-타닥, 타닥, 타닥.


외부에서 소란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왕궁에서도 가장 은밀한 장소. 또한 왕족 외엔 출입이 금지된 장소였다.

여기까지 발소리가 들린다는 건 심상찮은 일이 벌어졌다는 뜻이겠지.


“큰일이어요!”


-쾅!

기세 좋게 문이 열리고 하나의 인영이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분명 이 방은 강력한 결계로 봉인되어 있을 텐데.

아무런 제약 없이 뛰어 들어온 것만 봐도 그녀는 엘리시아의 혈족이 분명했다.


“이번에 잡히면 영영 빠져나오지 못할지도 모르는데!”


여자의 혼잣말에선 초조함이 느껴졌다.


-찾아라!

-이쪽이다!

-금지구역이라도 상관없어! 샅샅이 뒤져라!


바깥에서 들리는 건 험한 남자들의 목소리.

어떻게 생각해도 이 여자를 찾는 남자들이 분명했다.


“어, 어떻게 해야……!”


아아. 그립구나.

이 아이에게선 엘리시아에게서 느껴졌던 냄새가, ‘처녀의 냄새’가 났다.


[힘을 원하는가?]


그리운 향기를 느낀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이미 그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핫?!”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깜짝 놀라 돌아보는 처녀.


“누, 누구시죠? 어디서 저에게 말을 걸고 계신가요?”


어두워서 내가 보이지 않는 것인가. 그녀는 허공에 시선을 방황했다.

나는 스스로 빛을 내어 모습을 드러냈다.


[내 이름은 섹스칼리버(S-EXcalibur). 위대한 처녀왕 엘리시아의 검이자, 친구이자, 반려기구다.]


여자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제단 앞으로 조심스레 다가왔다.


가까이서 본 그녀의 얼굴은 신기할 정도로 엘리시아와 닮아 있었다.

이건 단순한 후손이 아니군. 어쩌면 엘리시아의 환생일지도 모른다.


“혹시…… 이 핑크색 기구가 말을 한 거여요?”

[그렇다.]

“꺅.”


내가 대답하자 처녀는 깜짝 놀라 물러났다.

재미있군.


[곤란한 상황인 것 같은데.]

“앗! 맞아요! 무척 곤란한 상황이어요!”

[힘을 원하는가? 네 앞을 가로막는 모든 적들을 쳐부술 힘을.]

“힘이요? 어머니께선 ‘힘을 가진 자, 그 힘을 함부로 행사해선 안 된다’고 하셨어요. 또, ‘왕족의 권력은 시민에게서 나온다’고도 하셨고요. 그러니 그 힘은 왕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요즘은 애들한테 쓸데없는 걸 가르치는군.]


보통 이런 상황에선 힘을 원한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세상이 많이 바뀐 것 같다.


“모든 적들을 쳐부술 정도의 큰 힘은 필요하지 않아요. 눈앞의 작은 곤란을 넘어설 정도면 되어요!”

[……알았다. 어쨌든 힘을 빌려주지. 눈앞의 작은 곤란을 넘어설 정도의 힘을.]

“감사해요! 섹스칼리버 씨!”


이런. 이름을 부르는 데는 저항이 없는 건가.

그건 조금 실망인데.


하지만 그녀는 나의 형태를 보고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는 건 어쩌면…….

조금 기대해도 될지도 모른다.


[나를 잡아라.]

“실례하겠어요.”


여자는 조심스럽게 내 몸통을 거머쥐었다.

그 순간, 내 몸에서 멈춰있던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오……오오…… 이 힘은……!]


내 신체가 끓어오르고 있었다.


에고 딜도의 힘은 곧 소유자의 처녀력(處女力)에서 비롯된다.

지금 내 몸에 용솟음치는 이 힘은, 곧 그녀의 처녀력이 그만큼 강대하다는 의미였다.


나는 서둘러 그녀의 처녀창을 확인했다.



<처녀창>


[이름: 엘리나 폰 그란디아]

[경험인수: 0]

[처녀력: 1,202,033]



그녀의 처녀창을 확인한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이 처녀력은! 나의 첫 주인이었던 엘리시아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이란 말인가?!]

“엘리시아라면…… 건국왕 엘리시아를 말씀하시는 거여요?”


백만을 가뿐히 돌파하는 처녀력이라니!

그것도 저 엘리시아조차 처녀력이 가장 무르익은 시기에만 달성할 수 있었던 수치였다.


[그것을 이런 풋내나는 처녀가 이미 달성했단 말인가…….]


자연적으로 이런 수치가 나왔다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인위적인 개입을 느낀다. 어쩌면 그녀는 나를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왕국의 비밀병기, 최강의 처녀인지도 모른다.


[……재미있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런 처녀를 육성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이 처녀는 나에게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의 흥분을 떠올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엘리나 폰 그란디아. 나 섹스칼리버의 주인 된 자여. 지금 그대 마음속에 떠오른 문구를 외쳐라. 그리하면 내가 너의 적을 모두 멸하리니.]

“마음속에 떠오른 문구…….”


엘리나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처녀의 본능. 마음속에 흐르는 심상의 강에서 열쇠를 찾는 것이다.


“엘리나 공주님!”


그때, 불청객들이 방안에 들이닥쳤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비밀의 방. 그러나 엘리나가 결계를 깨부순 지금은 아니었다.

지저분한 남자들은 흙발로 나의 제단 앞에 들어섰다. 용서받을 수 없는 짓거리였다.


“공주님! 제발 그만 돌아가시지요. 오늘 수학 수업도 빠지시면 폐하께서 가만히 있지 않으실 겁니다!”

[……엉?]


이 아저씨들, 뭔가 이상한 말을 하고 있는데?


그 순간.

엘리나는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외쳤다. 그 혈관에 흐르는 피의 문구를.


“──발기(發氣)하라! 섹스칼리버(S-EXcalibur)-!”

“바, 발기?”

“섹-?!”


공주의 입에서 터져나온 무시무시한 시동구를 들은 병사들은 경악했다.


[하하! 아주 마음에 드는 시동구가 아닌가!]


나는 내 안에 모인 모든 에너지를 단번에 방출하려 했다. 내 신성한 제단을 더러운 흙발로 짓밟은 놈들을 모조리 도륙하려 했다.

그러나.


“아! 죽이면 안 되어요!”

[큭.]


젠장. 나오기 직전에 참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 여자는 모르는 건가!

나는 가까스로 물리적 에너지 방출을 참아내, 실체가 없는 바람으로 뿜어냈다.


“으아악!”

“살려줘!”


병사들은 갑자기 방안에 불어닥친 돌풍에 날아가 벽에 처박히고 말았다.


[지금이다. 도망쳐.]

“아, 앗! 넷!”


엘리나는 달렸다.

그러나 가느다란 여자의 다리로는 건장한 병사들을 완전히 따돌릴 수는 없었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내가 받아줄 테니까.]

“섹스칼리버 씨…… 알겠어요!”


방금 내 힘을 봤기 때문인가. 엘리나는 내 말을 믿고 주저없이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으악! 공주니임-!!”


뒤에서 병사들과 시녀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하하하!”


왕궁의 높은 탑 꼭데기에서 천천히 낙하하며, 엘리나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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