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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오늘의 뻘글

니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3 03:50:26
조회 727 추천 11 댓글 3
														

사실 턀갤에는 좋은 함정 인카운터 관련 글(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93351)도 당연히 있는데, 내가 쓴 글도 아닌 걸 링크만 걸고 가기는 뭣하니 좀 끄적거리고 감.


근본적인 딜레마

사실 함정은 너무 적당히 만들면 호응이나 긴장감이 부족하고, 대충 어디선가 그림투스의 유산을 들고 나와서 너무 정교하게 만들면 쉽게 뚫리지 않아서 분노한 플레이어들이 세션 끝나고 마스터에게 뭐라고 할 가능성이 생기고, 결정적으로 네가 적당한 난이도의 함정을 만들어서 PC들 앞에 던져놓는 데 성공했다고 쳐도 그 함정을 해체할 때는 사실 거기에 필요한 "전문 인력" 말고 나머지는 뒤에서 딴 거 하고 있어도 되는 상황이 나오기 좋다는 그런 문제가 있음. 현실에서도 너네 냉장고 같은 거 AS받을 때 수리 기사가 와서 땀 뻘뻘 흘리면서 고치는 거 구경만 하거나 그러잖아. 아닌가? 누군가는 냉장고에서 음료수 같은 거나 갖다 드리고 그러겠지만 일단은 직접 같이 고치지는 않을 꺼 아님? 어찌 보면 사이버펑크물에서의 해킹도 잘못 건드리면 딱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좋은 사례긴 함.


또 다른 문제는 함정은 대개 한 번 당하면 끝이라 지속성이 낮은데, 그에 비해서 일단 함정에 한 번 당하면 당한 PC는 아프니까 이제는 플레이어들이 계속 함정이 있나 없나 찾아가며 진행을 하기 시작해서 이후의 진행이 생각보다 더뎌진다는 것임. 아무튼 이렇기 때문에 마스터는 함정을 내고 싶다면 이게 어떻게 하면 그럭저럭 재미있는 난관이 될 수 있을 지, 함정을 내고 나서는 진행 속도를 어떻게 올릴 지 등에 대해서 적당히 생각을 해 봐야 하는 거임. 물론 진행 속도를 올리는 방법은 최후반 정도에나 제대로 된 함정을 내서 그냥 그거 돌파하고 최종 인카운터 뛰고 던전을 끝내게 하는 그런 방법도 있고 그렇긴 하다. 그리고 이렇게 함정을 쓰려는 과정에서 고려할만한 게 하나 더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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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봤는데 네 함정이 얘 내는 거보다 재미없을 것 같으면 그냥 함정 대신 얘 내면 됨 짝짝짝. 아무튼 함정은 써 보긴 해야겠어서 꿈과 희망을 갖고 강행을 하고 싶다면 뭐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면 그럴 때 써 볼 수 있는 장난질을 좀 이야기해 보자.


일단 함정을 작동시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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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다고 바로 즉사하거나 중상을 입지는 않는데 자력으로 나오거나 꺼내려면 판정을 적당히 성공해야 하는 정도의 "적당한" 함정을 준비하고, 대충 판정을 시키거나 혹은 생략하고 일단 파티의 누군가를 빠뜨리고 시작하는 식으로, 이미 "함정이 작동된 상태"에서 함정 인카운터를 시작하는 거임. 이제 나머지 파티원들은 얘를 꺼내기 위해서 노오력을 해야 하고(혹은 빠진 PC가 자력으로 나올 때까지 놀리거나 할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각자에게 할 일이 생기게 만들 수 있다. "전문 인력"이 해체를 전부 다 하게 하는 대신에 함정을 무력화는 했지만 열리지는 않아서 결국 전사나 바바가 함정을 억지로 열고 빠진 애를 힘으로 끌어내는 식으로 추가로 구조해야 할 수도 있고, 일단 꺼내면 다친 곳은 없나 확인하고 뭐 그래야 할 거고 뭐 그렇잖아?


위의 방법은 함정에 빠지는 사람 입장에서는 좀 기분 나쁠 여지가 있는데, 좀 더 덜 짜증낼 방법으로는 옛날옛날에 함정에 누군가를 빠뜨려 놓고 PC들에게는 이미 함정에 당한 지 오래인 시체나 아직 살아있는 희생자를 보여주는 게 있음. 이게 경각심을 주고 그 다음에 함정을 보여줬을 때의 반발을 줄이는 용도로 쓸 수 있지만, 이걸로 파티에게 함정에 관해서 할 일을 "좀 더 평화적"으로 줄 수도 있음. 예를 들어서 터널에 놀러 가서 실종된 찰리를.... 정확히는 찰리가 가져간 호 아저씨의 회중시계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고 왔더니 찰리는 스팸깡통 트랩에 걸려서 죽어있는 거지. 그럼 이제 시계를 찾아야 하니까, 아직도 작동하는 것 같은(아마도?) 스팸깡통 트랩에 당한 찰리의 시체를 뒤져봐야겠지? 물론 이럴 때도 위에 말한 대로 전문 인력만 몸 비틀고 나머지는 앉아서 구경하는 꼬라지가 나오지 않는 쪽이 좋긴 함. 물론 이렇게 희생자를 보여주는 함정 같은 게 뒤에 커다란 거미류 몬스터를 준비해 두고 미리 거미줄에 누구 묶어서 보여주는 거보다 훨씬 낫냐면... 그건 하기 나름인데 대체로 나중에 거미를 보여주는 쪽이 편할 사람이 많을 것 같긴 해 ^^


함정과 관계된 누군가를 같이 등장시키기

크레바스 같은 게 아닌 이상 함정이 자연적으로 생기는 건 아니잖아? 그러니 누군가 나와도 이상하지는 않음. 대신 이 방법의 문제는 높은 확률로 이러면 함정이 메인이 아니라 함정과 관계된 누군가가 상황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함정의 존재라는 조건으로 조금 더 제한이 붙은 인카운터가 될 거라는 것임.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함정에 +@로 뭐가 더 붙어서 나오게 구성되는 걸 좋아함. 물론 함정과 동시에 등장하는 건 아니고, 함정보다 살짝 늦게 등장해서 함정을 건드리던 파티의 나머지 잉여 인력들에게 할 일을 주는 식이지. 와우 레이드에서도 공략에 따라서는 특임조 / 그냥 네임드 패는 애들이 따로 나뉘잖아?


그리고 이렇게 누군가를 등장시킬 때는 막 저쪽 복도 끝에서 등장시키고 뭐 그러는 것보다는 함정의 위치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서 튀어나오는 쪽이 좀 더 좋을 수 있음. 예를 들면 위의 스팸깡통 트랩을 무력화하는 도중에 죽은 찰리가 언데드로 갑자기 일어나서 난동을 부리거나 스팸깡통 트랩의 일부가 분해되서 작은 스팸깡통 골렘이 튀어나와서 트랩을 해체 중이던 전문 인력을 방해하거나 그러는 거지. 혹은 벽 속에서 스팸깡통 트랩을 설치한 미군의 망령이 튀어나온다거나.....


함정의 스케일 / 복잡도를 키워서 해체에 참여하는 인원을 늘려보기

복잡하거나 장치 자체가 크다거나 해서 해체하는데 전문 인력 하나로는 모자란 = 여러 명의 PC들의 판정을 요구하는 상황을 만드는 거임. 예를 들어서 파티원들이 들어온 방 자체가 작동하면(누군가 나가려 한다거나 하면) 기둥들이 해체되면서 천장이 무너져 방 안의 모두가 매몰되는 트랩이라면, 파티원들이 방에서 나갈 때까지는 천장의 하중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기둥들이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되게 해야 하겠지? 그래서 대충 N개가 해체되지 않고 남아야 한다고 제시하고, 판정에 실패하면 바로 기둥이 해체되고 그런 식의 제한 하에 각자 하나씩 기둥을 맡아서 해체되지 않게 고정시켜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참여도를 올릴 수 있을 거임. 이러다 누가 판정에 실패하면 기둥이 하나 해체되서 나머지 기둥들에 부하가 걸리면서 방이 흔들리는 묘사 같은 거 좀 해주고.


근데 결정적인 문제는.... 이렇게 참여도를 올린 형태의 함정을 제시해도 정작 제시된 함정 자체가 재미없으면 함정을 해체하는 동안 그냥 다 같이 재미없는 시간을 보냈을 뿐이 된다는 거임. 응 이렇게 함정이 어렵습니다 짝짝짝


3줄 요약

함정은 원래 생각보다 다루기 어려운 요소라서 인기가 높지 않음

굳이 다루고 싶다면 젤라티너스 큐브보다는 잘 다룰 수 있어야 함

함정을 한 명만 해체하려고 나서는 상황도 가급적 피하도록 하자


P. S. : 이 글은 베트남전이나 세계 최초의 TCG의 유사 이집트 차원 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알겠지? 블루 아카이브와는 관계가 없다고 차마 못하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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