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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오늘의 뻘글

니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27 02:46:49
조회 343 추천 10 댓글 2
														

오늘의 주제는 레일로드. 구정물.....? 글쎄, 난 항상 내가 지구의 어두운 음지에 있었다고 생각해.

아무튼 아주아주 예전에 레일로드에 관해 썼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포장법? 위주로 좀 더 디테일?하게 적어보기로 함.


레일로드는 왜 필요한가?

레일로드는 다른 선택지를 배제 / 무력화 해 가면서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이라고 대략적으로 정의할 수 있겠음. 그건 레일로드가 아니지 않나요?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이번에 이 글에서는 그렇게 정하도록 하자. 근데 이게 왜 필요하냐고? 그야 "니가 마음 속으로 생각해 둔" 목표를 "니 생각대로 움직여준단 보장이 없는" 파티가 달성하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합니다 마스터님 ^^ 물론 그런 목표 없이 그냥그냥 하는 것도 괜찮긴 해. 따로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라가거나 하지 않는다면 말이지....


아무튼 레일로드 자체는 (마스터가 미리 정해놓은) 목표를 달성하기에 효과적인 기법이며, 이걸 "잘" 쓸 수록 좋은 마스터...라고는 하기 묘하지만, 이걸 잘 쓰는 사람은 대개 다른 것도 잘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좋은 마스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함. 여기서 잘 쓴다는 의미는 레일로드를 쓰면서도 포장을 잘 해서 레일로드식 진행을 하면서도 불평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고, 대개 레일로드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이유도 이런 포장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서 메타적인 한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그러면 몇 가지 기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선택지의 "선제적인 배제"

같은 무효화 계열이지만, "어 그건 안 돼" 하는 단순한 후행적 무효화와는 다른 케이스임. 예를 들어서 위대한 항로의 "나침반"과 "기록지침"을 보자. 나침반은 진짜 항상 북쪽을 가리키는 그냥 나침반이다. 근데 위대한 항로에서는 "섬들이 자성을 띄고 있어서" 그냥 나침반은 작동을 안 하고, 지금 있는 섬에서 기록이 완료되면 다음 섬을 가리키는 기록지침만이 제대로 작동함. 그렇기 때문에 밀.집모자 일당은 기록지침을 써서 이 섬 갔다가 기록이 완료되면 가리키는 다음 섬을 향하는 식으로 저 섬 가고 하는 식으로 움직여야 했고, 그 외의 이것저것 요소로 위대한 항로 최종점 내지는 알라바스타 같은 중요한 지점까지의 "스피드런"이라든가 "집에 갈래~" 같은 선택지는 사실상 배제된 상태로 스토리가 이어져 나갔음.


그리고 이런 수단의 중요한 포인트는, 이런 건 대개 누군가가 "꼼수"나 기타 "나한테만 X같은 선택지"를 떠올리기 전에, 미리 제시해 둠으로서 완성되는 거임. 그래 놓으면 "아 이게 안 되네..."하고 치워지는 각이 더 잘 나오고, 반대로 꼼수가 누군가에게서 제시된 이후에 나오면 떠올린 사람의 반응이 "아 이건 좀...."이 되기 쉽기 때문임. 원피스의 나침반도 위대한 항로에 들어가자 거의 바로 맛이 갔고, 위대한 항로에서 처음 만난? 크로커스한테서 기록지침을 받았잖아?


다른 예로는 일리시드 올챙이 같은 경우, 감염자를 물에 처박아 익사시키거나 해서 시체 훼손 없이 죽이며 올챙이까지 죽인 다음 대충 1개체만 살리는 부활 마법으로 감염자만 살려낸 다음 죽은 올챙이를 머릿 속에 달고 살거나 제거하면 된다는 식으로 누군가 꼼수를 제시할 수 있음. 그래서 시작부터 "데뎃 니 머릿속에는 올챙이가 있는 데스웅 이 올챙이는 아주 특별한데스웅" 하는 설정을 쫙 깔고 가는 식으로 그런 걸 막으려는 게 있는 거야. 이해했지?


선택된 선택지 효과의 희석 / 무력화

이번에는 위의 방법은 실패한 상황으로, 이미 플레이어들은 (너한테는) X같은 결정을 내렸고 그게 확정이 됐음. 그러면 이제 너는 이 선택을 어떻게든 효과를 희석하거나 무력화하면서 흐름을 네가 정해 놓은 방향에 알맞게 바꾸거나, 혹은 그 선택의 결과를 따라가 주다가 나중에 다시 본 궤도로 돌아가게 할 필요가 있음. 이건 또 어떻게 해야 매끄럽냐.... 싶을 텐데 일단 전자의 경우 여러 가지 수단을 쓸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고 다루기 쉬운 것은 "능동적인 적"이라고 생각함. 이 세계에서 파티가 적대하는 세력 중 하나 이상은 파티의 선택에 대해서 알게 되면 능동적으로 반응했다고 치고, 마스터는 그에 맞게 한 번 정도? "뭔가 파티의 선택에 대응이 가능한 행동"을 제시하는 거임.


예를 들어서 기내에서의 심한 노인 난동을 겪은 "쿠죠" 군이 믿을 만한 사람이 추천해 준 선장의 배를 탔는데, 사실 추천 받은 선장은 적의 "능동적인 반응"에 당해서 이미 고기밥이 되었고, 가짜 선장이 대신 나온 상태였다거나 뭐 그런 것도 이런 예의 하나로 들 수 있겠다. 물론 이런 기법을 반복해서 쓸 생각이라면, 적들이 어떻게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한가? 에 대해서도 나름 복선을 깔 필요가 있음. 파티원들이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수상한 그림자가 목격된다거나, 곳곳에 적의 스파이가 있다더라~ "사실 너희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어서 제거하려고 이러고 있잖아?" 하는 식의 설명을 미리 NPC의 입에서 들었다든가 등으로 말이지.


아무튼 이렇게 적의 캐릭터가 행동하는 것 외에도 환경의 변화 등으로 선택지의 (나한테만) X같은 효과를 무력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음. 다만 너무 뻔해 보일 경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환경의 변화 같은 것도 사실 적의 술책이었더라~ 할 수도 있는 거고. 이런 자연의 변화의 예시는 역시 "아니 왜 겨울인데 동남풍이 부는 거?" 같은 게 있겠지. 또한, 이런 "수 싸움"은 한두 번 정도만 하고 끝 + 당연히 파티의 승리로 끝내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도 잘 알겠지? 플레이어들은 NPC나 적들보다 자기 캐릭터들이 좀 더 자주 멍-청해 보이는 걸 좋아하진 않을 거거든.


새(재) 선택의 포인트 제공

위에 나온 식으로 미리 손을 써 두거나, 혹은 파티의 선택에 대해서 즉각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도 이야기를 돌리려면, 조금 파티원들이 원한 / 선택한 방향대로 진행을 시켜 준 다음에 어느 정도 플레이어들이 만족했다 싶으면 이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기법이 있음. 이런 선택지는 "사실 뭘 고르든 이야기의 본 궤도 어딘가(사실 플레이어들은 그게 그런 줄도 몰라도 사실 별로 상관 없는)로 돌아가게 만드는 게" 핵심임. 물론,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목표는 스킵 / 포기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를 해야 함.


또한 이 때는 뭘 고르냐에 따라 선택지의 보상이나 원래 갔어야 하는 부분 중에 스킵될 부분 등이 달라지게 해서, 다들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쪽이 괜찮다고 생각함. 이럴 때 선택지를 일방적인 방향으로 제공한다면 "아 이 새퀴가 본편 진행하려고 어거지로 돌려놓으려는 거구나"를 눈치 못 채는 놈이 이상한 거잖아? 같은 이유로, 선택지의 결과로 짜잔 본 궤도로 바로 돌아갔습니다!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바로 제시는 안 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음. 파티가 새 선택지대로 진행했더니 나중에 저번에 했던 선택과 그 결과 등에 대한 소문을 듣고, 원래대로라면 만나야 했던 누군가나 그 부하가 찾아왔다거나 그런 식으로 조금 더 숨을 돌리면서 본 궤도로 올리는 거지. 물론 이러면 캠페인의 플레이 시간은 더욱 늘어나고 마스터가 땜빵할 것도 늘어나긴 해. 여기까지 오면 레일로드가 맞나 싶을 수도 있는데, "작은 목표를 포기하더라도 파티를 더 큰 목표에 아무튼 도달시킨다"는 것까지 레일로드라고 범위를 넓게 잡는다면, 이런 방식도 충분히 레일로드 포장법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함.


3줄 요약

레일로드를 "마스터가 정한 목표에 어떻게든 파티를 도달시킨다"로 보고서 쓴 글

좋은 레일로드는 "어떻게든"에서 팀적 마찰을 최대한 피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것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핍진성을 늘려 진행해 마찰을 줄여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함


P. S. 지구의 어두운 음지(Dark Corner of the Earth)는 2005년에 나온 크툴루의 부름 기반 CRPG 게임의 이름이다. 지금은 카오시움이 안 파는 / 아무튼 리뉴얼 예정인 인스머스 탈출(Escape From Innsmouth) 캠페인과 연관이 깊은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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