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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R의 분류 등에 관한 뻘글

니컬(58.234) 2017-07-18 17:41:36
조회 955 추천 11 댓글 24
							

나도 OSR에 대한 생각을 조금 풀어봄. 덧글로 쓸까 했는데, 그러기엔 너무 긴 거 같음.


개인적인 분류 기준

1. 그냥 D20 이전 D&D의 복고풍 클론(Retro-Clone).

OSRIC 등 말 그대로 최대한 따라하는 데 주력한 물건들. 돈-법사에서도 옛 룰을 재판하고 그러니 거의 끝났다고 보면 됨.


2. 거기에 나름대로 손을 대서 혁신 - 개선 등을 추구하는 버전.

사실상 요새 OSR의 주력들. 룰적 문제를 극복한다거나 아예 우주로 가는 SF물로 바꾼다거나 뭐 그렇게 다양하게 가는 중. 


난 이렇게 딱 둘로 나눔. "중세 유럽 판타지".... 라는 것은 좀 요상한 게 애시당초 그 옛날 시절에 나온 미스타라 세계관부터

나중에는 골라리온과 유사한 짬뽕물이 되어버렸고 다크 선이나 스펠잼머같이 별로 중세 유럽하고 관계가 없는 세계관들도

OSR의 끄트머리 격인(원래 OSR 자체가 돈법사가 낳은 괴물인 D20에 대한 역반응에서 시작됐다고 보면 됨) AD&D 2판의

유산이니까 그런 세계관 기준의 구분은 무의미하고, 그런 거 대신 제작자가 그런 D20 이전의 D&D 작품들에서 어떤 요소를 

어떤 의도로 가져와 얼마나 적용하는가를 OSR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봄.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던전 월드는 그 룰적인 기반을 각각 아포칼립스 월드하고 D&D에 두고 있는데, 그 "D&D"라는 것들이

OSR에서 말하는 오리지널의 범위에 들어가기는 함. 그러니까 그쪽의 비중을 어떻게 잡냐에 따라서 2에 속할 여지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함. 물론 기본 틀이 아포칼립스 월드인 건 빼도 박도 못하니까 부정할 사람도 많겠지.


그리고 “D&D 외의 다른 고전 RPG들의 규칙을 개량하고 새로운 배경세계를 만드는 게 네 번째 흐름일 수도 있다.” 라는 것에

대해서도 나는 좀 회의적임. 애시당초 OSR의 오리지널이라는 개념 자체가 'D20 이전의 D&D'에 대한 표현으로 시작되었는데 

거기 다른 걸 더 섞어넣어야 할 필요가 있냐는 거지. 무슨 고갤러들의 고전 게임 기준 정하는 소리로 들림. 그건 그 나름대로

그냥 그건 복고풍인 거야. 그러니까 그냥 복고풍이라고 표현하면 되지 않나 생각함.


OSR과 스토리게임은 뭐가 달라?

둘 다 그냥 "대충" 만든 거 같은(사실 안 그렇지만) 비교적 단순한 메커니즘에 의존하고, 그 나머지 부분들은 누군가의 상상에

맡기는 듯한 그런 구조로 보여서 둘이 비슷하다고 여길 수도 있을 거 같은데, 문제는 몇 가지 차이점을 바라보는 양쪽 관점이

극과 극에 가깝다는 거임. 정확하게는 "누가 뭘 구상해서 어떻게 플레이에 꺼내 놓을 거냐"는 부분의 처리 문제 말이지.


기본적으로 이런 거는 텍스트만 읽으면 잘 모르겠는 부분인데, 사실 둘은 진행 방식부터가 크게 다름. 고전적인 RPG에서의

마스터는 세계를 설정하고 조작하며 "준비할 거 다 준비해 놓고" 플레이어들에게 여러 가지 상황과 선택지를 제공하는 쪽임.

그리고 OSR 팬들은 당연히 원래 그러던 물건들의 정신적 계승작이니 당연히 마스터가 이것저것 해먹을 수 있도록 구성되는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게 맞다고 믿는 사람이 태반임. 쉽게 말해서 플레이어들을 지옥에 몰아넣는 사악한 새디스트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그런 위치라고 보면 됨.


한편 최근의 소위 스토리 게임은 사실 "비교적 경량화된 서사주의 게임"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서사의 비중이 높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의 개입 비중도 높아지게 됨. 쉽게 말해 이쪽은 "마스터가 다 해먹는 방향"을 지향하지 않고,

심지어 마스터가 없을 수도 있음. 그러니까 좀 극단적으로 보면 이쪽에서 나오는 세계관의 "구체화 되지 않은" 세부 요소들은

대개 그냥 "그렇게 보이는 것들"이고, PC들의 선택이나 행동 결과에 따라서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거임.

그 구체화 과정도 대개 룰북에 애시당초 그렇다고 확정한 게 아니라면 플레이 도중에 선택이나 행동 결과로 이루어지는 거고.

결국 그러니까 마스터가 소신이 없으면 라그나 같은 플레이어들에게 휘둘리기 좀 더 좋은 위치라고 보면 됨.


그러니까 OSR 팬들, 특히 위에서 말한 마스터가 이것저것 다 하는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던전 월드도 OSR다"

같은 소리를 들으면 정신줄을 놓고 갸아악 구와악거리는 거임. 그리고 스토리게임은 그 고유의 메커니즘을 "모두가" 이해해서

"제대로" 써먹을 수 있어야지 뭐가 제대로 돌아갈 텐데 곳곳에서 나오는 온갖 기괴한 썰들을 보면 과연 다들 그렇게 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 그보다는 모 룰의 메커니즘이 단순하고 구하기 쉽다는 점을 보고서 몰려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지. 

그래서 그럴 바에는 그냥 마스터가 다 해먹어야 하는 룰이 오히려 돌리기엔 낫지 않을까 해서 내가 손을 댔던 게 블랙 핵임.  


미래의 흐름

스토리 게임이 점차 대세가 될 거인가....? 나도 그 나름대로의 틀을 구축한 게임들은 그대로 가겠지만 인디 게임들 같은 경우

스토리 게임의 비중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함. 왜냐면 일단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데 다들 참여하면 원래는

마스터의 준비물 부담도 좀 줄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게임 외적으로 생각하면 마스터 혼자서 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거든. 물론 이미 고정적인 틀이 구축된 그런 게임들은 굳이 그런 변화를 줄 필요가 없이 "원래는 이렇다"

라고 선을 그을 텍스트를 던져줄 수 있으니까 마스터가 그거 보고 알아서 다 해먹는 구조로 가면 되겠지. 대신 지나치게 룰이

복잡해지는 걸 막으면서 마스터가 다 해먹을 수 있는 구도로 간다면 대개 OSR의 흐름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싶음.

D&D 5판이 그런 점에서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으려나? 


3줄 요약

D20 이전의 D&D의 요소를 특정한 의도로 제대로 갖다 쓰지 않은 물건은 OSR이 아니라 그냥 복고풍 RPG라고 생각함.

OSR과 스토리게임은 플레이 내의 세계를 해석하고 상황을 만드는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이 극으로 갈림.

룰의 복잡화를 피하려면 기본적인 틀은 어쨌든간에 경량화를 주도하는 둘 중 하나에 영향을 받는 작품이 나올 거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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