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의 위를 찬탈하고 진을 건국한 사마염은
유선의 촉, 손호의 오를 멸망시키고 서기 280년경
그 유명한 전란을 종결시켜 삼국을 통일한다.

나관중의 삼국지는 사마염의 등장에서 화려한 소설의 결말을 매듭짓지만 역사의 흐르는 물길은 끝나지 않았다.

통일을 이룩한 뒤 사마염은 음란방탕하고, 무도한 폭군이 되어 패악을 일삼는다.

사마염은 위의 조씨로부터 왕위를 찬탈할 수 있었던 원인을 조씨 종실의 힘이 약했기 때문으로 믿었기에
사마씨 황족 27명을 왕으로 봉한다.

여러 명의 왕들이 통치하는 봉건제적 형태는 이후 내전에 치닫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

사마염이 죽고 어린 혜제가 황제로 등극하자 당장 8명의 왕들 사이에 치열한 내전이 발생한다.

팔왕의 난이라고 불리는 내전이 291~306년간 무려 16년 간이나 벌어지면서 진의 멸망을 초래한다.

동해왕 사마월은 혜제를 독살하고, 혜제의 동생 사마치를 회제로 등극시키면서 팔왕의 난은 끝났지만

재앙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내전을 벌이던 사마씨들은 북방의 5호 유목민들에게 원조를 청했고, 빨강머리에 파랑 눈의 흉노족들이 중원에 세력을 뻗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흉노족 유연은 반란을 일으켜 한을 세우면서 5호 16국의 시대가 열린다.

유연은 사마염에게 멸망한 유씨의 한을 재건한다는 명분으로 한을 건국하며 침략준비를 한 것이다.

그의 아들 유총은 장군 석륵을 보내어 진의 수도 낙양을 공격한다.

오랜 내전과 정권 투쟁으로 피폐해지고, 나약한 진이 사납고 날랜 흉노족을 당해 낼 길이 없었다.

부정부패하고 무능한 사마씨 정권은 인심을 잃은 지 오래였다.

절망한 회제 사마치는 낙양을 버리고, 도주하다 도적떼의 공격을 받아 할 수 없이 낙양으로 돌아오는 지경에 이른다.

진나라는 흉노와의 12차례의 전투에서 전부 패배하고 만다.

대략 10만 명이었던 진나라 군대는 12 번째 패전 이후 완전히 전멸해 버렸다.

흉노족은 무자비한 학살, 방화, 파괴, 능욕으로 철저히 보복한다.

서기 311년 흉노족은 황제 사마치를 포로로 하고, 황후와 궁녀들을 전부 능욕했으며 약탈과 파괴를 저지른 후 궁궐에 불을 지른다.

수십 만 명에 달하는 중국 미녀들이 파랑 눈의 흉노에게 노예로서 하사되었고

황제 사마치는 노예복장으로 흉노족 수장 유총의 술시중을 들다 훗날 살해당한다

사마염이 삼국 통일을 이룬 뒤 불과 30여 년 만에 흉노에게 한족 왕조가 멸망하는 순간이 왔던 것이다.

이후 사마업이 황제를 침징하고 잔존세력으로 저항하지만 흉노에게 연전연패 하여 사마업은 빨가벗은채 입에 옥새를 여무는 항복의식을 거행하고 서진은 멸망한다

나관중의 소설은 사마염의 통일로서 화려하게 종결되지만, 불과 30여 년 뒤에 사마염의 아들이 흉노족의 포로가 되는 비극으로 끝난다.

유비, 조조, 손권, 관우, 장비, 조운 같은 영웅과 위인들은 대체 어디로 갔기에 저런 종말을 맞게 된 것인가?

삼국통일을 한 사마염은 불과 30년 뒤에 자기 아들이 저렇게 비참하게 죽을지 예상이나 했을까?

삼국지의 최후는 저리도 초라하고 비극적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