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월달 인터뷰한 글이지만, 드디어 몇 달 만에 목장주님께 사진은 드디어 받아서 글을 재업함.
글쓴이에게 있어서 처음이자 은근 힘든 취재였어서 그만큼 재밌게 읽어줘! ]




미국에 현재 살고있는 말붕이인 나는 어느날 미국의 은퇴마 목장 올드 프렌즈의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다 신기한 말을 한 채 발견했다.

우리가 말딸을 통해 익숙한 그 관명, 그리고 어디선가 들어본 익숙한 이 이름..

하지만 찾은곳이 웬 외딴 웹사이트이기에 너무 혼란스러웠음.

그때 갑자기 머리 속에 스쳐 지나가는 기억. 언젠가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던 2010년 마일 챔피언십의 우승마, 에이신 포워드였다.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었는데... 이걸 왜 모르고 있었을까


여기서 잠깐 에이신 포워드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하겠다. 딱히 설명충은 아니기에 간단하게 풀이하자면

후지 키세키의 산구, 킨샤시노 키세키가 참전했던 2010년 마일 챔피언십과 한큐배을 우승한 에이신의 얼마 안되는 G1마이다.

아버지는 생산은 스톰캣의 자마이자 G3 2승을 거머쥔 포레스트 와일드캣. 모부는 우드 메모리얼 S (G1) 3착마이자 81년 캔터키더비 출주마, 큐어 더 블루스이다.
미국의 에디션팜에서 생산되어 일본으로 넘어온 외산마임.

(마일 챔피언십 우승당시 사진)


그때 갑자기 너무 궁금해졌음.


"얜 여기서 뭐하는 중일까?"


그렇게 일본 구글과 경마포럼을 샅샅히 뒤져본 결과, 에이신 포워드는 2017~2018년부로 미국으로 수출된 이후로 정보가 거의 없었음.

생년는 2005년으로 현재 만 18살인데 왜 은퇴마 목장에 도달한것인가, 그것도 아무 정보도 없는채로.

그 때 갑자기 궁금한건 못참는 말붕이답게 머가리가 팍 돌았음.


"이렇게 된거, 이 목장에 전화해서 에이신 포워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었고 바로 실천으로 옮기기로 했다.

(일본 종마시절 사진. 종마 치고도 마체의 완성도가 빼어나다.)



근데 또 막상 전화를 하자니 좀 너무 무례한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이게 나도 말딸갤로 은퇴마 근황 찾으러 다니는 글 보면서 "우와 우와" 하다가 막상 내가 하려니 어디서 부터 시작할줄을 몰랐다.


일단 포워드에 대한 질문을 여러개를 준비한 후, 최대한 빠르게 끝낼수 있게 문장들을 정리하고 보이스메일 (음성사서함)에다가 메세지를 하나 남기면서 시작됐다.
(밑 문장은 영어로 말한걸 한국어로 각색함. 뉘앙스는 같으니 아무 차이 없을듯)



"안녕하세요, 현재 일본 말에 대해 저널을 하나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 목장에 계양된 에이신 포워드에 대한 글이에요. 질문을 여쭤보고 싶은데, 혹시 안바쁘시다면 전화 주시겠어요? 제 전화번호는 XXX-XXX-XXXX입니다. 고마워요."



혹시나 민폐는 아닐까? 이 음성 메세지를 꼭 봐주실까? 하며 심장을 졸이며 며칠을 지냈는지 모른다.
미국이 일처리가 느린편이라 좀 시간의 여유를 두고 기다렸지만 결국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에이신 포워드의 조교사는 하쿠산 문, 아프리칸 골드의 조교사로도 유명한 니시조도 마사토이다.)



.. 일줄 알았지만..

이 모든게 달달한 꿈이구나 하며 그만둘때쯤, 일하는 도중에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올드 프렌즈 앳 캐빈 크리크의 목장주 조앤입니다. 보내주신 메세지를 들어봤어요, 늦게 답장을 줘서 죄송해요. 혹시 지금 이야기 가능하세요?"

그때 바로 일자리에서 뛰어나오며 잠시만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했음. 와, 역시 마(馬)신은 존재하는거였어…

바로 노트북을 키고 전에 적어둔 에이신 포워드에 대한 질문을 재빠르게 꺼냈음. 바로 목장주님께 전화를 건 후 지금까지의 사정을 하나하나 이야기 했던거 같다. 주절주절 이야기 했지만 조앤씨가 되게 나른하시고 착하신 분이라 전부다 답변을 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음.

※ 아래의 대화는 실제 대화의 정확한 순서가 아님. 하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서 요점으로만 풀이함. ※

말붕이: “늦게라도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에이신 포워드가 해당 목장에 계양된것이 맞나요?”

목장주: “네 맞아요, 이번 5월달에 저희 시설로 연결 됐어요. 혹시 에이신 포워드의 팬이신가요?”

에이신 포워드의 팬은 처음이라 그런지-, 아니면 해외 팬이 연락을 해준건 처음이라 그러신지 굉장히 신기해 하셨음. 하긴 갑자기 일본 경마에 대해 글쓰는 한국인이 나타났다고 하니까 당황하시지 않으셨을까..

그래도 인터뷰를 하시는걸 좋아하신지 첫 질문인데도 내가 준비한 질문의 절반을 다 답해주심

Q: “에이신 포워드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미국으로 넘어온 이후로 근황이 없어서요.”

A: “포워드는 정말 잘지내고 있어요. 우리 생츄어리에는 이번년도 5월달 즈음 왔고 적응을 정말 빨리해서 다행이에요.”

+ 목장에 온 첫날, 트레일러에서 내릴 때 마체가 굉장히 건장해서 놀라셨다고 한다. 지금은 자기 목장의 “베스트 호스” 중 한마리라고 ㅎㅎㅎ

(처음 도착한날의 사진이라고 한다. 나이가 있는데도 윤기가!)


Q: “포워드가 어떻게 해서 은퇴마 생츄어리에 오게 된건가요? 종마 중 어떠한 사건이라도 있었나요?”

A: “포워드가 미국에 오게 된건 에이신 포워드를 생산한 목장의 목장주, 비비안 말로이씨가 포워드를 미국에 와서 종마를 시키고 싶어했었어요. 그래서 포워드를 귀국 시키고 종마로 대략 4년정도 활동한것 같아요. 뭐 사고가 있다거나 그런건 아니고.. 종마 실적이 성공적인 결과는 아니였네요. 비비안씨는 포워드를 은퇴시키고 편안한 삶을 보내게 하고싶었고 그 후 저에게 연락을 줬어요.”

+ 에이신 포워드를 생산한 사람은 뉴욕에서 제일 유명한 브리더 중 한명인 비비안 말로이 씨라고 함. 여쭤보는 것을 까먹어서 못 물어봤지만 현재 실질적 마주는 비비안씨인것 같음. 자신과 비비안은 어린시절부터 알던 사이라 자신에게 에이신을 맞긴거라고 한다. 종마 은퇴는 이미 1년전에 했고 거세는 올해 한 상황이라고 함.

Q: “미국에서 에이신 포워드의 입지는 어떠한지?”

A: “현재 에이신 포워드는 뉴욕 은퇴마 지부의 엠버서더 (홍보대사)에요. 아직 활동은 없지만 우리 목장을 대표하는 말들중 한마리가 될것이라고 자부할수 있어요 (웃음).”

+ 일본이나 한국에는 많이 없지만, 미국에는 비영리 목장이 많다고 함. 주로 정부 보조금이나 기부금으로 목장을 운영을 하는데, 그 목장을 대표하기 위해 에이신 포워드를 엠버서더로 임명시켰다고 하셨다. 즉 얼굴간판.

Q: “에이신 포워드의 성격은 어떤가요? 재밌는 이야기나 일화가 있을까요?”

A: “포워드는 제가 본 말들중 제일 착한거 한거 같아요. 자기 목장에 말들은 무는 버릇도 많고, 아니, 그냥 미국의 모든 말의 5할은 다 한 성깔 하는거 같아요. 하지만 포워드는 무는건 하나도 없지만 특징이 있다면 엄청나게 핥아대요. 혹시 일본에서 기르는 말들은 다 핥나요? (웃음)”

(목장 직원분의 모자를 탐스럽게 핥는 포워드다)

Q: “우와, 사람과의 친화력이 엄청난거 같네요.”

A: “맞아요. 성격도 나긋하고 똑 부러져서 엄청 쿨해요. 목장에 처음 온 날 마방에 혼자 있길래 제가 많이 놀아줬거든요. (물론 “내가 널 관리해주는 이 마방의 보스다” 라는 티를 내기 위해서 간식도 많이 주고 쓰다듬어줬다고 함). 그랬더니 다음날 자기 집인 마냥 패덕에서 놀고있었어요 ㅎㅎ “

+ 목장주의 말씀에 따르면 사람을 따르는 성격이라고. 저 멀리에 사람을 보면 껑충껑충 뛰어와서 얼굴을 내민다고 한다.



Q: “정말 다행이네요. 혹시 그럼 다른 말들과는 사이가 어떤가요?”

A: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사이라… 꽤 어렵네요. 포워드는 사교성이 좋지 못해요. 아마 경주마가 되기 위해 훈련에 들어간, 즉 18년동안 쭉 다른 말들과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말들을 대하는 방법이 어려울 거에요. 아마 내년 합사에 들어간다면 정말 밝고 친근한 말과 함께 방목 시켜서 서로 친구가 될 수 있게 하는게 목표에요.”



Q: “합사가 내년이라면, 혹시 지금은 홀로 방목중인가요?”

A: “네, 포워드는 종마에서 은퇴하고 거세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다른말과 방목시키지 않아요. 거세를 한 후에도 정자가 계속 생산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기성 문제도 있어서, 보통 미국에선 1년정도 상태를 보고 합사를 시켜요. 일본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 다행이 포워드는 성격이 착해서 그런지 기성문제로 개별방목을 하지는 않을거라고 한다. 그래도 내년에 합사하실거라고. 또한 나이가 나이인지라 정성껏 돌보고 계시다고 하심.

다행히 포워드도 너무 착하고 목장 직원분들도 사랑으로 보살피고 계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드림.

내년에 뉴욕갈 일이 있는데 한번 들려보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알려주시니 조앤씨가 개인 투어도 해줄테니 꼭 오라고 해주셔서 너무 기뻤음 ㅎㅎ

그리고 혹시 미국에 와서 목장투어를 혹시라도 할 팬들이 있다면 언제나 연락하라고 알려주셨다. 에이신 포워드 팬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니 개인 투어도 해주신다고 말씀해주셨음. 해당 목장인 Old Friends at Cabin Creek에는 에이신 포워드 말고도 휘트니 스테이크스 (닉스고, 로지스 인 메이가 우승한 G1 레이스)를 2연패한 커멘테이터와 함께 수많은 중상마들이 제 2의 인생을 살고있으니 꼭 한번 들려보는거도 좋을거같아.

역시 목장주님은 신이다…



+ 마지막으로 목장주 조앤씨는 일본의 경마와 말 문화도 너무 관심있다고 말씀하셨고 언젠간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각국의 경마는 많은 매력이 있고 꼭 한번 일본에 가서 경마를 관람해보시라고 적극 추천드림. 여러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건 언제나 좋으니까.

아무튼 너무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 전하니 혹시 사진 필요하냐고 물어보셨음. 이메일 알려주면 최근에 찍은 사진을 보내주시겠다며 권해주셔서 정말 너무 감사하다고 전해드림.

이 글이 올라갔던 12월 이후 연락이 없다가 5월 초반에 이메일을 드디어 보내주셨다. 사진에는 사만다 데커 (Samantha Decker)님의 출처만 적어주면 마음대로 쓰셔도 된다고 하셔서 갤에 올림. 귀하고 정말 멋진 사진을 찍어주신 사만다님에게 감사를 올림!


아래는 번외 사진 몇 개 더-

- 에이신 포워드의 근황보고를 마치며…

사실 난 처음으로 목장에 연락하여 은퇴마의 근황을 여쭤보는거였음.

옛날부터 K경마탭을 보면서 한국 목장에 연락을 돌리며 근황을 알려주는 글들을 자주보며 재밌게 읽었고 (특히 최고령 더비마에 대해 쓰신 말붕이분의 글을 감명 있게 읽음. 또한 이 글의 작문 스타일도 그 글을 참조하였습니다. 여기에 빌어 본 말붕이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꾸벅))

혹시 설마? 하며 미국에서 뛴, 혹은 미국에 수출된 은퇴마들의 이야기를 찾고 싶다는 마음에 실행을 옮겼었다.

혹시 이 글을 일본에 있는 경마 포럼이나 커뮤니티에 번역해서 올리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흔쾌히 내가 쓴 글을 가져가도 좋음. 대신 그 출처는 남겨주고.. ㅎㅎ

아마 에이신 포워드의 근황은 일본 골수 경마팬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최근 근황은 잘 안알려졌으니까. 그리고 이런 귀중한 정보는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보는것이 좋기도 하고

또한 미국에서 살고있는 말들중에 근황을 알고싶은 말이 있다면 근황을 찾아보겠음. 댓에 써주면 고마울것 같아.

(조앤씨와 에이신 포워드.)

이 글의 마지막을, 마주 비비안 말로이 (Vivian Malloy) 씨와 목장주 조앤 페퍼 (JoAnn Pepper) 님께 바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