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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약간장문) 취미로라도 보이스 액팅을 배워보고 싶어졌습니다

ㅇㅇ(165.132) 2024.03.25 20:32:41
조회 681 추천 1 댓글 15

그냥 어디든 얘기라도 해보고 싶어서,,, 여기 계신 분들 대부분께 소중한 꿈일거 알지만 그냥 어딘가에 썰풀듯이라도 얘기하고 싶어서 익명으로 글 써봅니다


저는 6년차 이공계 대학원생입니다. 올여름부터 박사 졸업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기억도 가물가물한 10대의 초창기부터 20대의 끝물까지, 단 한 번도 다른 꿈을 좇은 적 없이 과학이라는 외길을 걸었습니다. 그 20여 년의 세월동안, '내가 과학계에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가질지언정 이 길만이 내가 추구하는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어요.


제 거의 유일한 취미는 게임입니다. 롤이나 오버워치도 했지만, 20대 초반까지는 메이플을 종종 했었죠. 2020년에 코로나의 여파로 수업이든 연구든 재택으로 하게 되면서 좀 더 메이플에 시간을 투자하게 됐어요. 그러다 2021년이 되었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실 거예요, 환불사태가 터진 해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람들 중에는 저도 있었습니다. 그 맘때 RPG 하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저도 자연스럽게 로스트아크로 흘러갔습니다 (지금은 접었습니다 ㅎㅎ).


그 때 처음으로 '성우'라는 직업을 인지했습니다. 드라마나 애니메이션 자체를 안 봤기도 했고, 기존에 하던 게임 (롤이나 오버워치처럼)에서도 성우님들의 연기가 들어가 있었지만, 그 땐 정말 자연스럽게 '게임 캐릭터의 목소리'라고 생각했지, 성우님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아브렐슈드 레이드를 시작하면서부터 성우님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한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그렇다고 그 때부터 보이스 액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저는 '다른 길은 생각해 본 적 없는 천성 과학자'였으니까요. 다만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어요.


로아를 접을 때쯤 저는 원신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맛만 본 건 3.3버전이었던 것 같은데, 로아를 접고 원신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4.3버전이었네요. 사실 3.3버전 때 나름 열심히 플레이하고 접었던거라 다시 복귀할 생각이 없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한 캐릭터 PV가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특정 성우님을 언급해도 될 지 모르겠어서 언급하기 조심스럽습니다만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수정하겠습니다!), 정해은 성우님께서 연기하신 '나비아'라는 캐릭터였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자체도 그렇지만, 성우님의 연기가 그 캐릭터성을 너무 잘 표현하셔서 감탄하며 풀돌을 찍게 되었네요. 그 즈음 보이스 액팅에 관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시간으로 따지면 몇 달 안 되긴 했네요 ㅎㅎ


여기 계신 많은 분들만큼은 결코 아니지만, 살면서 목소리가 특이하고 좋다는 얘기를 종종 들어봤습니다. 남자치곤 높고 얇은 목소리라서 특이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던 것 같네요. 20대 초반에는 굵고 낮은 동굴 보이스 목소리가 너무 부러웠는데, 살다 보니 제 목소리에도 어느 순간부터 정감이 들더군요. 그리고 평소에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이따금씩 목소리로 연기하는 걸 즐기기도 했습니다. 성대모사나 익살스러운 장난 수준이지만요.


그렇다곤 해도 단 한 번도 보이스 액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봤는데, 여러 성우님들의 열연을 보니 주제넘게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나이도 곧 서른이고, 한평생을 책만 보고 컴퓨터만 만지고 수식만 푼 샌님이라 '전혀 새로운 길을 내가 갈 수 있을까? 아니, 내가 지금껏 해왔던 이 길을 두고 갈 순 있나?' 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직업으로서의 성우는 도무지 도전할 엄두는 안 나네요. 몇 년만이라도 일찍 알았다면 도전이라도 해봤을까요? 모를 일이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노라니 요즘 너무 심란해져서, 취미로라도 배워볼 수 있을지 찾아보고 있습니다. 사실 성우라는 직업을 인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배경지식도 뭣도 없어서 할 수 있는 건 맞나 싶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도 '엥? 갑자기 왠 성우학원?'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기도 하네요. 막상 '네가 진짜로 보이스 액팅을 취미로 하면서 뭘 하고 싶은거야?'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덜컥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고 그렇습니다.


제 맘이 워낙 흔들려서 그런지 글도 참 맥락 없이 썼네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우라는 멋진 꿈을 갖고 계신 여러분들이 퍽 부럽습니다 ㅎ_ㅎ 지금 제 길도 싫은 건 아니지만서도... 다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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