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빨래 건조하는 사이에 시음기나 하나 더 쓸라고요.

Klein Constantia가 생산한 Vin de Constance, 2020 빈티지입니다. 알코올 함량은 13.5%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모스카토 다스티 만드는 그 품종, Muscat Blanc a Petits Grains으로 양조했습니다. 위클리와인에서 주문해서 딱 6개월 후에 배송 받았는데, 받고 보니 국내에서 훨씬 더 저렴하게 풀렸다는 슬픈 사연이 있습니다.

색깔은 딱 금색 정도 나옵니다.

향은 스위트 와인답게 꿀이랑 백도와 살구, 그리고 파인애플 쪽의 열대 과일이 지배적인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살짝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느껴진 것 같습니다.

팔렛은 당연히 달콤하지요. 반면 산도는 크게 느껴지지 않네요. 쌉쌀한 느낌도 별로 없고요.

사실 이쯤되면 제 취향에서는 한참 벗어난 와인입니다. 저는 산도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스위트 와인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못마십니다. 한 모금 이후로 손이 잘 가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뭔일인지 이 와인은 계속 마시게 되어서 신기했습니다. 균형미가 무너진 느낌이 전혀 아니었어요.

잔류 당도가 172g/L나 되기 때문에 당도가 약한 것은 절대 아니고... 산도를 보면 ph가 3.92, 총 산도가 6.3g/l 인데, 이정도면 딱 소테른 정도의 산도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테른보다 복합미도 적고 무게감도 덜한 이 와인이 왜 이렇게 매력이 느껴지는지 알쏭달쏭했습니다. 선명한 과실미가 당도의 타격감을 줄여준 것일까요.

아마 저는 취향을 고려할 때 다시 구매하진 않겠지만, 이 와인은 즐겁게 마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