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 들어가기 전에, 일단 이 글은 국민연금 관련 뉴스를 보고 술에 꼴은 채로 막 쓰는 거라 두서가 없을 수 있음. 레퍼런스는 당연히 없고.

그러니까 비판, 반박, 보충의견은 언제나 환영함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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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좀 많이 해봄.

그 고민 끝에 내린 두 개의 결론이 '한강의 저주'와 '어중간한 민주주의'였음.

1. 한강의 저주

박정희 재임 시절 우리나라 경제가 크게 성장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소위 말하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것도 자랑스러워할 대목이라고 생각함. 전쟁을 겪고 한 세기도 안 돼서 선진국이 된 건 자랑스러운 일이지.

근데 그 과정이 너무 실전압축이었다는 게 문제였다고 생각함. 경제 발전만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 대가가 너무 컸음.

예컨대 우리가 방 청소를 할 때, 쓰레기가 쌓이기 전에 조금씩 그것들을 치운다면 크게 힘들지는 않지만, 그 쓰레기를 모아뒀다가 치우면 상당히 귀찮고 힘든 일이 되는 것처럼,

경제 성장 및 선진국 진입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그 목표를 향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정비하고 없앴어야 할 크고 작은 문제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상황을 만든 거라고 봄.

특히 나는 사회의 발전이 필연적으로 변증법적 과정을 거친다고 생각함. 그리고 어느 분야에서나 작용이 크면 반작용이 크다고도 생각하고.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변증법적 과정을 크게 거치지 않았다고 보임. 국가 공동체의 발전 과정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들을 고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그 발전 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 탓에 그 부작용으로 발생한 문제들을 제대로 고치지 못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하나의 거대한 반작용이자 안티테제를 만든 게 아닌가 싶음.

2. 어중간한 민주주의

독재정권을 끝장내고 87년 6공 체제가 들어섰으니 완전한 민주화가 된 것이 아니냐 싶을 수 있지만, 적어도 그것은 절차상의 민주화라고 보지 실질적으로 완전한 민주화가 되지는 못했다고 봄.

이 어중간한 민주주의라는 결론 또한 앞서 말한 한강의 저주와도 연관이 되어 있음. 독재정권을 끝장낸 것은 좋으나, 애초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라는 것이 처음부터 얻은 게 아닌, 미군정에 의해 이식된 민주주의라는 점을 상기해야 할 필요가 있음.

조선 왕조에서도 민의라는 게 중요하게 작용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전제군주정이었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민주공화정을 천명했지만 그 시절에는 민주주의나 공화주의에 대해 일반 대중들이 알고 있었으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음.

다만 하늘이 내려주던 나랏님을 이제는 우리가 선출한다는 개념만 남아 있을 뿐. 이 점이 소위 말하는 틀극기의 극단성과도 연관이 있음. 잘한 건 칭찬하고 잘못한 건 비판해야 하지만 맹목적으로 대통령과 그 친위대를 찬양하는 건 그들이 우리에게 고용된 대리인이 아니라 우리가 모셔야 할 임금님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음.

그리고 이런 민주주의와 정치 사상에 대한 이해의 부족은 정치권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나는 일이라고 봄. 우리가 구태들에게서 어떤 정치적 철학을 찾아볼 수 있었던가? 그렇지는 않음. 그들은 그저 자신의 밥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할 뿐이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득이 되는 일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솔직히 그건 소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이지.

그리고 이 두 가지 결론의 환장할 콜라보로 인해, 한강의 저주로 다음 세대는 좆되기 시작했는데 정작 정치권은 제대로 된 문제 인식을 못하고 있고,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어서 아무리 잘못된 것을 알아도 고쳐질 기미가 안 보임.

이럴 때일수록 우리 세대가 더욱 더 정치권에 개입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솔직히 나도 졸업하면 뭘 해야 할지 막막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라 매일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에 절어 있고 정치에는 환멸만 나는 상황이라... 솔직히 해결되는 건 요원할 것 같음.

결론이 이따구라 좀 그렇긴 한데, 알코올에 절어서 쓰는 글이라 양해 부탁함. 부디 댓글로 갤럼들의 고견 나눠주면 좋겠음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