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주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신 분들도 많이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오세훈 시장의 처세?에 대해서는 분명히 참고할 만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나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나에 대한 반대를 약화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오세훈 시장의 처세가 후자 쪽으로는 상당히 평가할 만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친윤 쪽으로 가면 결국에는 망할 게 보나마나 뻔하고 비윤 계열이 옳은 길이란 걸 알고는 있지만 친윤계가 앞도적으로 권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양쪽 모두 크게 비호감을 사지 않고 적당하게 처신하는 거 같기 때문입니다. 바둑에서도 상대가 강한 쪽에서는 타협하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갤주께서 목소리를 내고 비판하는게 정경대로이기는 합니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현실에서 저 보수우파라고 하는 어르신들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 정경대로가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잖습니까? 일단 권력을 잡으면 정경대로를 그대로 가도 되지만 그 전까지는 어느 정도 현실하고 타협하는 것도 용인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권력에 굴복했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처세에 대해서는 그냥 이해할 만하다고 봅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대놓고 갤주 쪽을 편들어 주는 모습을 보이면 친윤 쪽에서 엄청 견제하고 못살게 굴거니까 그들이 돌을 던질 때 같이 가담하지 않고 적당히 있는 것 정도는....

같이 참고할 만 한 게 홍준표 시장의 행보입니다. 홍준표 시장의 지난 지방선거 당선 이후의 행보를 보면 대략 7월경부터 뜬금없는 연탄가스 거리면서 갤주를 비롯한 개혁보수세력을 갑자기 비난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준석 대표가 친윤계한테 갈가리 찢기고 있을 때는 1. 권성동 텔레그램 문자 사건 당시 (왜 욕먹었는지 생각해보길) 2. 조롱정치로 분탕질 계속하면 자신도 조롱 대상 3. 독가시 선인장된 이준석을 윤이 품을 수 있겠나 4. 막시무스는 구질구질하지 않았다 등 오히려 친윤 편에 서서 같이 돌을 던져댔고

지난 전당대회 당시에는 김기현 쪽을 지지하면서 오히려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 의원 쪽을 기회주의자 어쩌구 비난해대더니

김기현 당대표가 된 이후 자신이 상임고문에서 해촉되고 당이 극우화되는 모습을 보이자 다시 비윤 쪽으로 모습을 바꿔서 친윤 지도부를 욕해대는 등

행보가 완전히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홍준표 시장의 이러한 행보는 본인의 향후 대권가도를 위해서 친윤 쪽하고도 어느 정도 관계를 정립해야겠답시고 2022 하반기~2023 상반기에 그런 모습을 보였겠지만 너무 강약약강에 기회주의적인 모습이 돋보였는지라

오세훈 시장의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는 어느 정도 이해할 만 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