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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나가노 2박3일 성지순례 후기 - 1

초핫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2.11 00:46:32
조회 2857 추천 27 댓글 15
														

난 동방에 입덕하게 된 계기부터가, 저번 여름 자전거 여행을 대충 계획했는데

루트 상에 구경해볼만한 관광지가 별로 없어서 찾아보던 차 검색해보니까 동방 성지들이 많대서
동방 들어는 봤는데 무슨 게임이지 하고 해봤다가 쇼툐쿠 태자나 일본의 유명 설화들을 모티브로 삼은게 너무 매력적이라 빠지게 된거라..
결국 성지순례떄문에 빠지게 된건데 동방의 최대 성지인 나가노 - 스와는 군대가기 전에 꼭 가봐야겠다 싶어서 계획하게 됐다.


일본 중부 산악지대에 위치한 나가노 현은 동방 프로젝트의 원작자 신주님 ZUN의 출생지인 만큼 동방의 성지들도 다수 산재해있고
특히 이즈모・이세와 함께 일본의 고대 3대 신앙으로 불리는 스와 대사가 자리잡은 스와 지방은
신작 시리즈의 4번째 작품인 동방풍신록의 배경이 되어 많은 성지들이 밀집해 있다.
뿐만아니라 신주의 고향인 하쿠바촌도 가보았다. 환상향을 만드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동네일테니..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건 작년 12월이었는데
다니는 일본 대학 종강이 1월 30일이었고, 2월 1일부터 5일까지 한국 친구들이랑 교토 여행, 13일부터 17일까지 일본 친구들이랑 간토 여행이 잡혀있어서
그냥 그 사이에 후딱 혼자 갔다와야겠다 해서 2월 7일부터 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살짝 빡세보였지만 잡고 숙소 예약했다.



지도

갔다온 성지들을 표시해둔 지도, 총 35곳

몇몇 성지들은 구글맵에도 나와있지 않아서 직접 추가했다

레이어를 일차 별로 나눠놨으니 루트 짤때 참조해주셈


사진은 전부 폰카로 대충 필터씌워 찍은거라 퀄리티 낮음 미리 ㅈㅅㅈㅅ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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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 오사카 우메다 출발 치노행 심야버스를 타고 간다. 운임은 일찍 예약해서 할인돼서 486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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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일본 고속버스가 이곳저곳 훑으면서 사람들 막 무더기로 채워서 출발할땐 적어도 중간되면 꽉 차고 그러는데
완전 깡촌 가는거라 그런건지 처음에 탄 6명밖에 안 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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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20분, 꿀잠자고나니 목적지인 오카야역(岡谷駅) 도착. 여기서부턴 걸어간다.
근처에 있던 로손에서 대충 삼각김밥으로 아침 때움


모리야 신사 (洩矢神社) & 옛 터
오카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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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을 걸어 희붐해져갈 쯤 도-착. 오카야역에서 도보 약 15분


모리야 신사의 주신은 모리야 신(洩矢神)으로, 모리야 신은 고사기나 일본서기 등 중앙신화에는 등장하지 않는 스와의 토착신이다.
스와 지방의 신앙을 기록한 스와다이묘진화사(諏方大明神画詞)에 따르면 모리야 신은 스와의 모리야 가문의 선조로 불리며, 스와 일대를 통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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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즈모 출신의 신 타케미카나타(建御名方神)가 중앙에서 쫓겨나 스와에 들어와, 대전쟁을 벌이고 모리야 신이 패배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전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화합하여 타케미카나타가 약간 격이 높은 존재로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공동으로 스와를 통치하게 되고,

그들의 이야기가 곧 스와 신화가 되며, 동방풍신록의 배경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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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리야 신사는 타케미나카타와의 전쟁 당시 모리야 세력이 진영을 구축한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고대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패자를 배제하지 않고 포용한다는 점이 참 동방적이고 인상깊다.

신화는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에 신들을 쓰까놓은거니까.. 실제로 고고학적 발굴로도 외래민족과 토착민족의 융합이 스와에서 이루어진 것이 드러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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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 신을 모티브로 삼은 풍신록 EX보스 모리야 스와코의 최대 성지
이타에마도 잔뜩 걸려있음
스와코 애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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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뒤편으로 나있는 고속도로 굴다리를 지나 내려가면 예전에 모리야 신사가 위치해 있었다는 터와 작은 비석이 나온다.
사실 모리야 신사는 몇 번 해체되어 자리를 옮기곤 했는데, 30여년 전 고속도로 공사 때 여기 있던 신사를 고속도로 북쪽으로 옮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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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모리야 신사의 정확한 위치는 비정하기 힘들다고 한다.

비석에는 모리야 대신 옛 터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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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 신과 타케미나카타 세력 사이를 가로질렀다는 텐류 강을 건너 다음 성지로 향한다.
텐류 강은 후술할 스와호의 유일한 배출구이기도 하다.


후지시마 신사(藤島神社)
오카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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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미나카타가 스와에 첫발을 디딘 장소이자, 전쟁 때 진을 짰다는 장소에 세워져있는 신사다.
규모는 사당이라고 하는게 옳을 정도로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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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미나카타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스와를 통치하는 신이 되어 이름 또한 스와의 신이라는 뜻인 스와묘진(諏訪明神)으로도 불리곤 한다.
경내에는 '텐류 강가 스와묘진의 스와 강림 전설의 땅'이라는 표지가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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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지시마 신사와 모리야 신사는 직선거리로 300m밖에 떨어져있지 않은데, 서로를 마주보는 형태로 세워져 있다.

스와대전 당시 모리야 신은 철바퀴로 대표되는 철기로, 타케미나카타는 등나무를 위시한 식물의 덩굴로 맞서싸웠고
철바퀴를 등나무 덩굴로 감아 부식시킨 결과 타케미나카타가 승리했다고 한다.
그래서 후지시마 신사와 모리야 신사 사이에는 등나무가 많이 심어져있다고도 하는데 겨울이라 못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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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코의 9번스펠 「스와대전 ~ 토착신화 vs 중앙신화」는 모리야 신과 타케미나카타의 전쟁을 표현한 것으로
위에서 떨어지는 탄막이 모리야의 철바퀴이고, 밑에서 올라오는 탄막이 등나무 덩굴이라고 한다.



스와호의 오미와타리 (諏訪湖の御神渡り)

오카야시, 시모스와정, 스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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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너의 이름은에 나오는 호수의 모델로 한국에서도 유명해진 스와호
일본에서 23번째로 큰 호수지만 지명도는 꽤 높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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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와호도 영하 10도 이하의 추위가 열흘 이상 지속되면 꽁꽁 얼어붙는다고 한다
난 쫄보라 안 올라갔는데 사람들 아침부터 올라가서 놀고있더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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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얼어붙은 스와호가 자아내는 비경은 정말 아름답다.
12월에 숙소 예약할땐 이 시기에 얼어붙을줄 몰랐으니 그야말로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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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호숫가에 얼음이 깨진 부분이 있는데, 거기엔 온갖 물새들이 다 모여서 꽥꽥대고 있다
사람들 다 모여서 구경하는데 다른 물 있는 곳이 없는지 도망가지도 않고, 무슨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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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멋짐. 스와호 북안을 계속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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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호가 얼어붙은 뒤에도 계속 한파가 들이닥치면, 팽창효과로 인해 얼음이 갈라져 호수에 균열이 생긴다.
이 현상을 御神渡り라 쓰고 오미와타리라 읽는데, 직역하면 '신이 건너가다'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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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호가 위치한 스와에는 스와 대사라는 일본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한 신사가 있는데
이 스와 대사는 호수 북편에 하사(下社) 춘궁(春宮)과 추궁(秋宮)이,
호수 남편에 상사(上社) 본궁(本宮)과 전궁(前宮)으로 나뉘어 4곳의 신사로 이루어져있다.
상사가 하사보다 중요한 신사라는 뜻이 아니라 보다 상류에 있어서 그리 부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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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오미와타리를 일본에선
스와호 남단에 위치한 상사에 모셔져있는 타케미나카타가
얼어붙은 스와호 위를 걸어 북단 하사에 모셔져 있는 부인 아샤카토메(八坂刀売)신을 만나러 간 발자국, 흔적이라고 여긴다.
타케미나타카와 야사카토메는 동일시되기도 하는 신으로, 둘 다 풍신록 6면보스 야사카 카나코의 모티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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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미와타리가 관측되면 신사에서는 제사를 올리고 기상청과 궁내청(일본 황실)에 보고하는데
1397년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오미와타리의 기록이 빠짐없이 남아있어, 기상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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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정말 신비로운 풍경이다.
동방에서는 스와코와 카나코가 서로를 만나러 걸어간 자국이라고 흥하는중
백합 조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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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아침부터 많이들 찍으러 나옴.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동안 오미와타리가 출현하지 않다가 5년만에 출현했다고 하고,
오미와타리가 출현했다는 소식은 야후 재팬 1면에 걸리는등 속보로 다뤄졌으며
순식간에 스와지방의 호텔은 동났다고 한다. 난 진짜 운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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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코의 EX 3번스펠 신부「신이 걸어간 오미와타리」는 이 오미와타리를 표현한것
비슷하게 생기긴 한듯



스와대사 하사 추궁 (諏訪大社下社秋宮)
시모스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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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호 북단 끝에서 20분정도 마을을 걷다보면 도착한다.

하사 추궁은 시모샤 아키미야라 읽는데, 전술했듯 하류에 있어서 하사라고 하는 것이며,
하사에 모셔져있는 신에게는 봄과 가을 계절에 맞춰 집을 옮겨 주는 의식을 하는데, 추궁은 입추 때부터 입춘 때까지 신이 지내는 곳이라고 한다.
춘궁은 반대로 입춘 때부터 입추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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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앞에서 몸을 정갈하게 하는 장소인 테즈미야도 얼어있다. 이날 날씨는 영하 11도였다.
출발 전날 날씨 예보 보니까 최저 영하 5도까지만 떨어진댔는데 얼어 뒤질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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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카구라덴(神楽殿)의 박력 넘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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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5년 세워진 이 신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문 위에 걸려있는 금줄인데,
그동안 걸려있던 것을 갈 때가 되어서 3년전 2015년 마을 사람들이 2500개의 새끼줄을 꼬아 무게 800kg의 새 금줄을 만들어 달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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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에서는 카나코의 뒷배경으로 쓰여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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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을 살짝 들여다보니 신직과 함께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새전함 옆에 써 있는 것은 참배 방법인데, 2배 2박 1배라 쓰여 있다.
2배 2박 1배란 새전을 넣은 뒤 2번 절하고 2번 박수치고 기도를 드린 뒤 1번 다시 크게 절을 하라는 뜻으로,
이 참배 방법은 신사마다 다 다른데 스와 지방은 이것으로 통일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로 다른 신사들에서도 저 안내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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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코의 첫 스펠 개연「두 번 절하고 두 번 박수치고 한 번 절」은 이 참배 방법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도 신이라고 패면서도 예의 갖추는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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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구라덴 뒤에는 조용히 참배할 수 있는 기도전이 있다. 나도 여기서 여행 잘 끝낼 수 있게 해달라고 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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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는 온천마을이기도 해서 마을 곳곳에 온천수가 나오는 수도관이 있다.

ㄹㅇ 따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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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풍경만 보면 여느 일본 동네랑 다를게 없는데 호수랑 산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스와대사 하사 춘궁 (諏訪大社下社春宮)

시모스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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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궁에서 마을 구경 하면서 10여분 걷다보면 춘궁에 도착한다.

춘궁이라 쓰고 하루미야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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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 모습. 추궁보단 소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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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바로 오른쪽에 있는 인연의 소나무(結びの杉)

한 뿌리에서 시작해 줄기에서 서로 나뉘지만 다시 어우러지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저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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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대사의 나무들은 전부 수령이 꽤나 되어보이는 고목들이라 풍치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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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코의 EX 2번스펠인 신부「삼나무로 묶인 오랜 인연」은 여기서 따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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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전 왼쪽에는 츠츠가유덴(筒粥殿)이라는 건물도 있다.


츠츠가유는 통죽이라는 뜻으로, 춘궁 츠츠가유덴에서는 매년 1월 14일 밤부터 1월 15일 아침까지 콩과 쌀로 속을 채운 갈대 44개를 솥에 넣고 끓이는데,

15일 아침 솥을 열어 각각의 갈대 안에 들어 있는 콩죽의 양으로 길흉화복과 그 해의 농사의 성패를 점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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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식은 적중률이 엄청나다고 하며, 스와신사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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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츠가유덴의 의식은 카나코 2번스펠 통죽「신의 죽」의 모티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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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스와 지역의 성지를 다 돌았으니 이제 열차를 타고 치노(茅野)로 향한다.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열차가 다니니 기차 시간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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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이른 점심을 치노역에서 먹는다.

서서 먹는 소바 집인데, 나가노는 소바가 명산물이라 먹고싶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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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명 맛집 사이트인 타베로그에 검색해보니까 웬 역 구내 소바집이 평점 1위길래 반신반의하면서 갔다

한글 메뉴도 있긴 한데 번역 개판이라 불안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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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아주 맛있음 ㅋ 초월번역 ㅇㅈ

동갤럼들도 가서 먹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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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성지인 모리야산으로 향하기 위해 택시를 잡아 탔다.
택시 진짜 더럽게 비싸서 타기 싫은데 겨울엔 버스 운행을 안 함
돈없는 자취생 우러욧


모리야산 (守屋山)
스와시, 이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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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등산로 입구까지 택시로 와서 등산을 시작했다
초장부터 곰 출몰 주의 표지판이 서있었음. 나가노는 심심찮게 곰떄문에 사람 죽는 산골이라 무섭긴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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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런 완만한 길에다 사람 다닌 흔적도 조금 있어서 괜찮겠다 싶었음
배낭 하나 달랑 들고 온거라 등산화는 당연히 안 신고 왔음. 등산양말은 신었는데
한국 있을때 한라산만 안 가봤지 설악산 지리산 다 종주해봤어서 나름 자신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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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급한길 나오니까 런닝화로는 답이 없더라 ㅋㅋㅋㅋㅋㅋ
눈이 쌓이고 녹고 쌓이고 반복한거라 미끄러워서 나아갈수가 없음.
아이젠은 싸구려라도 가져왔어야.. 겨울 산을 얕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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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렇게 정상 도착. 1600m급 치고 산세가 그렇게 험하진 않은데 ㄹㅇ 신발이..
그리고 평일이라 사람 한명 없었다. 미끄러져서 발목 다쳤으면 그대로 조난당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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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스와는 황홀할 지경임.

모리야산은 스와대사의 어신체(御神体)라 여겨지기도 하는 산인데.
어신체란 신이 깃든 무언가를 뜻하는 총칭이고, 어신체 중에서도 신이 산이나 숲 등 자연환경에 깃든 건 칸나비(神奈備)라고 부름.
카나코(神奈子)의 이름은 이 칸나비에서 따왔다고 생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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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측은 모리야산이 스와대사의 칸나비라는 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그리 기록되어 있는 옛 문헌들도 많다고
적어도 신장관 모리야 씨족들이 이 산을 중히 여겼음은 이름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분명하니 스와 대사와 무관하다고는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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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나비도 칸나비지만 모리야산 정상에서는 야츠가타케(八ヶ岳)가 아주 잘 보임

야츠가타케는 나가노에서 야마나시까지 이어지는 연봉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1200여년 전까지는 야츠가타케의 텐구악(天狗岳) 또는 아미타악(阿弥陀岳)이라는 봉우리가 후지산보다 큰 일본 최고봉이었는데
화산 분화 또는 지진으로 인해 붕괴해 후지산보다 낮아졌다고 함.
이는 지질학적으로 증명된 사실로, 후지산과의 키 비교라는 설화로도 남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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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츠가타케가 환상들이한 모습이 요괴의 산이라는 말이 맹월초 소설판에 나오니, 야츠가타케도 분명한 동방의 성지
실제로 야츠가타케에는 텐구와 캇파 등 요괴들이 살고 있다는 말이 많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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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은 좋은데 넘모 추워서 정상에 있는 무인 산장 들어가서 몸 녹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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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뒤지니까 동덕 있어서 반갑더라. 여기까지 올라온 동덕이 나뿐만이 아니었어..
일본어랑 한글로 스와 짱좋네요 쓰고 내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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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동봉 근처에는 이런 사당이 뜬금없이 서있다.
이름은 모리야 신사 오궁, 오쿠미야라 읽는데, 신사의 본전에 대비되는 다른 신전을 일컫는 말이라고 함.
보이는 대로 산 정상에 있는 어신체를 오쿠미야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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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사당 앞에는 활이 안치되어 있고,
새전함에는 모리야신사 오쿠미야 모노노베노 오오무라지 오오카미 산길 안전의 신이라고 쓰여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처음부터 알았겠지만, 모리야산과 산 속 신사의 모리야는 모리야 신의 모리야(洩矢)가 아닌 모노노베노 모리야의 모리야(守屋)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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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묘에 등장하는 모노노베노 후토의 모티브는 후토히메로, 모노노베노 모리야의 여동생인데

왜 뜬금없이 다른 모리야 신이 존재하는 스와에 등장하는지 의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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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궁이 아닌 진짜 본전을 확인해 보고 싶어서 빨리 산을 내려감. 내려가던 중 찍은 야츠가타케와 모리야산 산길
당연히 내려갈떈 더 미끄러워서 한 3번은 넘어진듯


모리야 신사 (守屋神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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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 도로 한켠에 서있던 모리야 신사
정식 명칭은 모노노베노 모리야 신사(物部守屋神社)임. 현판에 그렇게 쓰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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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기괴한 느낌이 나는 신사라 동방 속의 모리야 신사는 이 신사에서 따왔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하산하면서 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정미의 난 뒤 소가씨와 쇼토쿠 태자에 의해 폐족된 모리야 씨족은 조정이 있던 긴키에서 나가노가 위치한 시나노까지 쫓겨나,
모노노베의 전성기를 이끈 옛 선조(씨족신 모리야)를 그리워해 이 모리야 신사를 세웠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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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은 모노노베노 모리야와 스와의 모리야 신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건데,
똑같은 발음을 가진 두 신이 한 곳에 우연히 공존한다는게 말이 되냐며 지금도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함.

만약 모리야가 타케미나카타같은 외래신이었다면 모노노베노 모리야 = 모리야신 설이 힘을 얻었겠지만, 고대 일본 때부터 존재해왔다고 여겨지는 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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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가 너무 좁아서 도저히 전체 샷을 찍을 수가 없었다


솔직히 7세기 이전의 일본사는 신빙성이 낮아도 너무 낮고, 신화의 경우 더더욱 그러한데

스와의 모리야도 사실은 중앙에서 온 모노노베에 의해 창시된 외래신이고,

그게 스와에 정착할 즈음 다른 집단이 또 유입되어 스와 신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는게 가장 옳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하는데


그를 완벽히 반증할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로, 후지시마 신사 근처에서만 중앙 긴키에서 쓰인 물건들이 대량으로 발굴된다고 하니..

정말 기막힌 우연이든 아니면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든, 동덕으로서 신령묘와 풍신록을 이어볼 수 있다는 건 참 즐거운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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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모리야산 등산까지 마치고 시모스와에 있는 숙소까지 다시 전차타고 돌아와서 라멘 한그릇 떄리고 잤다
난 에어비앤비 신봉자라 에어비앤비로 예약함. 1박에 2000엔이면 대학생 입장에서 ㄹㅇ 감사하지



2일차에 계속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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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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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1951 여자 될래요 ㅇㅇ(122.222) 17:38 15 0
8451949 여자 될래요 ㅇㅇ(122.222) 17:38 13 0
8451948 ■□■□■상하이앨리스환악단 갤러리로■□■□■□ ㅇㅇ(223.39) 16:27 12 0
8451943 걸밴크 봐야지 カナ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49 43 0
8451938 미마님 어디게세요 [1] =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 24 0
8451937 미마님 어디계세요 [1] 무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2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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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1927 인비지블풀콤!!!!!!! カナ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2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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