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장병이 휴대하는 소총 역시 본국에서 파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취급하였던 문제였다.

월남의 정글 또는 촌락에서 전투는 적과 순간 적으로 마주친 상황에서 벌어지는 조우전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당시 한국군이 장비하고 있던 M1소총은 반자동 단발식 소총으로 무거울 뿐만 아니라, 순식간에 많은 총탄을 적에게 퍼부어야 하는 조우전 상황하의 전투에서는 매우 적절치 못한 화기였다.

반면 M2카빈은 가볍고, 자동 연발사격이 가능하여 오히려 우리의 기본 화기로 장비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 UN사령관 비치 대장은 M1소총의 예찬자로서

“카빈은 후방에서 시설을 보호하는 보초나 사용하는 것이지, 어떻게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거냐? 남방 밀림의 일본군과 전투에서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우리의 기본무기인 M1소총이었다”고 열을 올리며 내 의견에 반대했다.


순간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과 전술의 개발을 소홀히 하고 있는 미군 일부 장군들의 사고는 낡고, 녹슬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방의 밀림지대에서 싸우던 일본군의 기본 무기인 99식 소총은 5발을 장전 하여 한발을 쏘고 나면, 몸통을 열고 탄피를 빼어낸 후 다시 새로운 실탄을 장전하여 다음 총탄을 발사하는 구식이었다.

그러한 일본군에 대해 미군의 M1소총은 단발식 사격이었지만 8발을 장전하여, 일일이 탄피를 꺼내지 않고, 반자동으로 연속사격을 할 수 있으니, 발사 속도에 있어 일본군의 99식 소총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여 우리가 상대해야 할 베트공과 월맹군은 이미 AK자동소총을 장비하고 있었다.

나는 당시 월남의 웨스트모랜드 사령부에 공한을 보내, 월남에서의 전투과정과 형태에 대한 질의를 했다.

“적과 순간적인 조우에서 전투가 시작되는지?'

또는 사전 적의 목표물(폭격이나 포에 의한 포격의 대상이 되는 목표가 아닌 소총 병의 목표에 대하여 계속 사격 해야 하는적의 진지나 어떤 고정목표에 대하여)경우가 많은지?”에 대한 견해를 요청하였다.

그 회신은 신속하게 왔다. “근접 전투와 순간적인 조우에서 전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폭격과 포사격의 목표가 아닌 전투부대 개개인의 경우)”고 하였고, “적의 저격과 매복 등 근거리에서 불시에 적과 교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내용을 자세하게 통보해 왔다.

통지문을 근거로 비치 장군에게 “M1소총을 M2카빈 소총으로 대치시켜 달라”고 제의했다.

그도 쾌히 승낙하면서 “전쟁을 지휘하는 사령관의 견해는 무조건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었다 그는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M2카빈 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 본토에 재고가 있다면, 모두 획득해서 주월 한국군에게 주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지역의 작전부대 요구는 무조건 충족시켜 준다”고 하는 미군의 방침은 전쟁을 위해서 존재하는 군대로서는 당연한 것이지만,

“그토록 진지하게, 그리고 즉각 실천하는 미군에게 배워야할 점이 많다”고 생각하였다.

그후 M2카빈을 있는 대로 모두 수집했으나, 주월군 전투중대의 각 소총분대당 2-3정 정도가 겨우 장비 될 수 있을 숫자밖에 되지 않았다.

'M1카빈(반자동)을 개조해서 M2로 만들 수 없느냐?”는 문제도 논의했지만,

“미군은 M16 자동소총으로 대체된 지 오래됐으며, 월남군에도 지급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면서

“앞으로 M16이 주월 한국군에도 지급되지 않겠느냐”고 하는 것이었다

(방-긋)





1줄요약: 카빈구하려다 개이득봄

-출처:베트남전쟁 연구총서 (채명신 저) 17-1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