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톰트루퍼, <<악마와 거래를 했어>>
악마와의 계약으로 성별을 바꾸는 네잎클로버를 얻은 '그녀'는 그 힘을 마음껏 사용합니다.
계약 내용은 네잎클로버가 원래 몇 번을 사용할 수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것. 하지만 '그녀'는 이미 너무나 많은 횟수를 사용했고, 현실의 기억까지 조작하는 네잎클로버는 '그녀'가 원래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 하는 기억조차도 흐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짧은 내용이었지만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남자 대 남자만 빼고. 그건 아니야.' 부분이요. 남자 대 남자는 아니죠. 정말로.
2등 수상 축하드립니다.
내일은소설작가, <<이세계 TS백합 미친련>>
노빠꾸로 이세계 TS백합 일직선을 노리는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이세계에서 TS당한 걸 알아차리자 마자 노빠꾸로 백합창관으로 가서 취직합니다. 그리고 백합섹스를 시작하죠.
이것 외에는 특별한 점이 없는 소설입니다. 간결한 구조를 살리려면 임팩트가 필요한데 그 임팩트를 잘 살렸는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편의주의적인 전개가 간결한 구조에서 더 도드라지게 드러나서, 글에의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하지만 간결한 구조, 노빠꾸 전개는 좋은 점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에브리위크, <<태권더 이루아>>
페미 세계에서 TS돼서 페미를 쓰러뜨리는 소설입니다.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ㅗㅗ, <<제자에게 백합타락하기까지 D-100>>
제자에 의해서 TS당해서 여자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려는 장편소설의 프롤로그 같은 글입니다.
그야말로 프롤로그 같은 단편소설입니다. 남자를 싫어하는 제자가 좋아하는 스승을 여자로 만들었고, 스승은 여자인 채로 있어 달라는 제자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합니다.
좋은 내용이지만 너무 짧네요. 다음편이 없다는 작가의 말이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Eglantine, <<안티오키아의 성기사 아카데미>>
분위기는 정말 마음에 드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제자에게 백합타락하기까지 D-100>>과 마찬가지로, 장편소설의 프롤로그로 더 어울리는 글이었다는 점이 감점요소였습니다.
주인공은 다크판타지 RPG에 TS빙의합니다. 그리고 해방된 노예상태죠. 이것 말고는 중요한 정보가 하나도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저주받을 검은 돌 숭배자, 지옥에 떨어진 마호매트의 추종자 무리에게 안티오키아가 함락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말고는요.
전번 판티대 출품작이었던 <<산에서도 강하게 살아간다>>에서와는 달리, 정말로 사건의 도입부만 덜렁 던져져 있을 뿐입니다. 다양한 루트의 히로인이 존재한다는데, 주인공 아델은 그런 히로인 중 하나인지? 아니면 원작 내용에 등장하지 않는 이레귤러인지? 그것도 아니면 주인공이 되는 건지?
그런 종류의 정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프롤로그로서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요소가 되겠지만, 단편소설로는 감점 요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앙와꾸, <<상실의 시대>>
마왕을 무찌른 용사 일행은 불로불사의 저주를 받고, 아무 자극에도 느끼지 못하는 몸이 돼 버립니다. 주인공 호크마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불감증의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여자가 되기로 하고, 여자의 쾌감에 몸을 맡깁니다.
그러던 중 찾아온 동료, 자극을 갈망하며 호크마에게 죽임당하는 것만이 삶의 이유이던 엘프 여궁사 말쿠트가 찾아옵니다. 성별이 바뀌면 감각을 되찾을 수 있다는 호크마의 말에 말쿠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남자가 되기로 하지만, 중간에 뭔가가 잘못됐는지 말쿠트는 남자가 되는 대신 후타나리가 돼 버립니다.
두 사람을 TS시킨 연금술사 티페트는 말쿠트의 흉흉한 폭력을 견뎌내지 못하고 죽어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여자가 된 호크마는 후타나리가 된 말쿠트에게 범해지며 쾌락을 느끼게 됩니다.
두 사람이 성행위에서 더 이상은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될 때는 언제일까요? 그렇게 되면 또 어떤 절망이 두 사람을 덮치게 될까요? 그렇게 되면, 다시 두 사람의 몸을 바꿔 줄 연금술사는 이미 죽고 없는데,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요?
답없이 어두운 전개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1등 수상 축하드립니다.
가을걸음, <<TS된 소꿉친구와 관계를 맺었는데 비처녀였습니다>>
TS된 여자친구가 너무 섹스에 능숙해서 의심했더니 면간당하고 있었다는 전개였습니다.
사실 작가의 말로 남겨놓은 링크를 보기 전까지는 꽤 좋은 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리지널리티의 부재가 뼈아픈 감점사항이네요.
묘사는 좋았습니다. 2인칭으로 서술되는 글에서는 여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잘 드러납니다. 여자친구에 대한 의심에서 시작돼서 수면제 투약 면간 사실을 알아차리는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이 잘 표현돼 있습니다.
다만 주인공이 TS되는 전개가 아니었다 보니 몰입감이 조금 떨어지는 감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알고보니 TS미소녀에게 면간당하고 있었다'는 얼개를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었겠죠.
3등 수상 축하드립니다.
라라탐, <<일사병>>
TS 전문하사가 된 전문하사가 행보관에게 강간당하는 내용입니다.
TS된 주인공의 성애 묘사가 제법 그럴싸합니다. 그럴싸하다는 표현을 쓰는 건 제가 그 묘사가 진짜인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무리 '고증'이 잘 돼서 TS미소녀의 성애묘사를 했다고 해도, 그걸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죠.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선택했으니 성애묘사에 집중한 건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TS주인공이 앞으로 당하게 될 수모와 치욕 등을 묘사하기를 포기해 버린 건 아쉽네요.
유니타프, <<X-MAS>>
여자는 사고로 뇌만 남은 상태가 된 남자를 여성형 로봇의 몸에 집어넣고 되살립니다. 그리고 남자가 차지해 버린 로봇의 원래 인격도 되살리기 위해, 또 다른 로봇을 만듭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요? 중반부부터 등장인물들을 가리키는 단어에 혼선이 와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냥 등장인물 이름을 따로 지어주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동화풍의 서술과 SF적인 배경설정이 안 어울릴 법도 했는데, 위화감 없는 글을 잘 써내려 갔다고 생각합니다.
일기가좋은날, <<암컷타락 하지 마세요 용사님!>>
마왕을 무찌른 용사가 마왕의 저주로 여자가 돼 버립니다. 현자는 납치당한 용사를 구해내서, 또다른 동료인 성녀에게 보냅니다. 하지만 저주의 원흉이 바로 성녀였고, 용사는 성녀에 의해서 뷰빔암컷타락당해 버립니다.
초반부가 너무 길었습니다. 현자가 전사와 대화하는 부분은 없어도 내용 전개에 아무 영향이 없었을 겁니다. 특히 전사의 가슴 크기 어필은 나중에 아무 역할도 하지 못했습니다.
현자와 전사의 다툼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지나가듯 설명된 성녀가 이 모든 일의 원흉이었다는 반전은, 그 이전까지 성녀의 비중이 너무 없다는 점에서 반전이라기보다는 억지처럼 느껴집니다.
용사 시점에서 전개된 내용에서, '바보 콩알'이라는 표현 때문에 이게 설마 일본 소설을 번역한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한참동안 아무 비중이 없던 성녀가 용사를 TS시킨 원흉이라는 반전이 나왔을 때에는, 성녀가 이세계인이라는 쓸모없는 설정까지 덧붙여져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설정들이 조화되지도 않고, 적재적소에 쓰이지도 못한 점이 아쉬운 글이었네요.
1등: 앙와꾸, <<상실의 시대>>
2등: 스톰트루퍼, <<악마와 거래를 했어>>
3등: 가을걸음, <<TS된 소꿉친구와 관계를 맺었는데 비처녀였습니다>>
수상작은 이상 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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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판티대에 참가해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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