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동안 왜 힙갤 안온지 알아?...

나 이번에 진짜 진지하게 준비했어...

매해마다 쇼미 시즌 시작 할떄마다 어그로 끌던 쇼미 지원 영상도 안올리고...

진짜 진지하게 이번 시즌 준비했어...

사실 쇼미가 11년이나 할 동안 한번도 도전 한 적 없거든...

내가 지난 11년동안 왜 이걸 시작했나 하면서 울면서 후회하고 다짐했거든...

그래서 이번에는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진짜 열심히 준비했거든?...

내가 누군지 아는사람들은 다 알거야... 내가 이짓거리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내 트랙수가 증명해줬잖아?...

나 진짜 랩은 못해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시즌 준비했어...

남들 다 자는 시간에도 나는 항상 꺠서 일했고...

가사에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산다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남들 낮에 일할 시간에 실컷 쳐자고 밤 늦게 일어나서 가사 썼어...

운동? 할 시간이 어딨겠어... 창작의 고통에 몸부림 치면서 가사 쓰고 녹음 할 시간도 부족한데...

모임? 나한테 모임은 피쳐링 트랙 녹음할때 내 작업실 아니면 다른사람 작업실에서 모이는 것 밖에 없어...

공부? 공부는 카페에서 맥북 켜서 비트 틀고 여기서 제스처 어떻게 해야되는지,

라임배치 어떻게 해야되는지, 국힙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동료들이랑 침튀기면서 토론 하는게 그게 공부야...

게임? 내가 하는 게임은 오직 한국 힙합의 발전을 위해 이슈 될만한 디스전 여는 랩으로 하는 랩 게임 뿐이야....

진짜 나 이번 만큼은 장난 말고 진짜 진지하게 준비하고 한계 느꼈다 싶으면 진짜로 울면서 랩 했어...

밥먹다가도 랩하고 샤워하다가도 랩하고 자다가 잠꼬대로 랩하고 밤에 눈뜨자마자 랩하고

심지어 요 앞 편의점 나갔다가 필 받아서 윗잔다리 가가지고 싸이퍼 하고 올 정도로 랩했어...

진짜 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진짜로...

근데....

안되더라....

아무리 노력하고 죽을둥 살둥 해도...

11년동안 온갖 욕 다먹고 주위사람 다 떠나보내도 힙합은 안떠나보냈는데도...

모두가 날 비웃고 욕했고 안될꺼라고 해도 난 끝까지 포기 안했어도...

이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성공 할꺼라고 자기암시 하면서 계속 했는데도...

안되더라....

결과 어떻게 됐냐고?....

여느떄처럼 3초컷 당했다....

솔직히 구질구질하게 거기서 감성팔이 하고 싶지 않았어....

저마다 각자 사연 있을테고....

나만 힘든거 아닌거 알아서....

내 11년이라는 시간 결코 가벼운거 아닌거지만....

적어도 난 대중들한테... 날 아는 사람들한테... 날 지켜봐온 모든 사람들한테....

약한모습 보이기 싫었고.... 감성팔이 하고 싶지 않았어....

그들이 봐왔고 좋아해줬고 알고 있는 패나식이라는 캐릭터의 모습은 그저 항상 밝고 유쾌하고 재밌고 걱정 없이 사는 사람이였거든....

그래서 이번 쇼미11 1차 가사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내 오리지널곡 썌끼럽썌끼 벌스 준비해서 갔었고...

근데.... 이런 내 11년을 포함한 모든 노력이 여느떄처럼 3초안에 끝나버렸더라?....

그만할라고....

내 인생의 절반... 내 20대를 전부 이짓거리에 갈아넣었는데....

관두려고....

이제 내 주위사람들 속 그만 썪이고 정신차릴라고...

돌아보니까 참 오래걸렸더라?....

원래 힙합은 철 들면 못하고 못듣는 음악이잖아?...

어른인 척 하는게 아니라...

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현실이 날 강제로 어른으로 만들어 놨더라...

내 마음은 아직도 스무살 이거든?....

근데 시간이란 건 거짓말을 받아주지 않더라...

내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안 믿는다고 해도....

시간은 절때 속일 수가 없더라고...

이제 뭐 하도 상처를 많이 받았는지...

3초컷 되고 나오는데도 별 감정 없더라...

술은 먹었어... 이번에 열심히 준비해서 떨어진거에 대해서 먹은건 아니고...

그냥... 11년전의 어린 나에게 미안해서... 맨정신으로는 못하겠고...

술김에라도 사과 하고 싶어서 술 한잔 했어....

어렸을 적의 나식아.... 미안하다...

너의 미래 이렇게 밖에 만들지 못해서 미안하다...

어쩌면 지금보다 너가 보내고 있는 그떄가 더 행복했었던걸 왜 그떈 몰랐을까?...

꿈 많던 어린시절 미래를 꿈 꿀수 있다는 그 시절이 행복했다라는걸 그땐 왜 몰랐을까?...

우리 먼 훗날에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같은 실수 반복하지 말자...

후회 없는 인생이였으면 좋았을텐데...

후회만 하다 가는 인생으로 끝내서 미안해...

진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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