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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주변에서 장사하는 사람입니다.

푸른그네(218.235) 2013.03.10 15:52:32
조회 3642 추천 63 댓글 15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좀 많이 당황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일을 겪어 이곳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전 그리 길지않은 기간이지만 이공대쪽에서 음식점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이전까진 오늘같은 일이 없었고 나름 고려대학생들...

우리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역군들의 밥을, 건강을 책임진다는 다소 웃길지도 모르는 사명감을 갖고 장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많이 벌지는 못하더라도 나름 보람을 갖고 하루 하루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늘의 일이 저에게는 다소 불쾌하게 느껴지며, 그간 스스로의 보람이 부질없었던 것인가? 하는 실망감도 느끼게 됩니다.

잡설이 길었습니다.

오늘 12시 40분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는 주차공간이 가게 전면에 딱  한자리 있습니다.

평상시 한가한 시간엔 저희 주차공간에 주차를 하셔도 딱히 제지를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웬만한 분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말씀하시며 양해를 미리 구하시기에 그냥 주차하시도록 해 드립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주말에 저희 이공대쪽은 장사가 그리 잘 되는 편이 아닙니다.

그래도 간혹 차를 가져 오셔서 주차를 하시고 드시는 분들이 평일에 비해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엔 평일보다 주차공간에 조금 더 신경을 씁니다. 게다가 그시간은 나름 점심시간이었기에...

말씀드린 시각에 차 한대가 저희 가게앞에 주차를 하더군요.

저희 가게에 오시는 손님인가 싶었는데 일가족 4분이 내리시더니 저희 가게가 아닌 다른곳으로 아무말씀없이 발걸음을 옮기시네요.

얼른 나가서

"죄송하지만 식사를 하시는게 아니면 주차는 곤란합니다" 하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아버님 되어보이시는 분께서 다짜고짜

"여기가 니네 땅이야?" 라고 반말을 하십니다. 제가 그분께 반말을 들을 정도로 어린나이는 아닙니다.

그래도 저보다 나이 많은 분이시기에 꾹 참고

"저희 땅은 아니지만 저희 가게 주차공간인데... 저희 손님이 오셔서 차댈 곳이 없으면 곤란합니다" 했더니

어머니로 보이시는 분께서 그러지 말고 다른곳에 대자고 아버님을 채근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아버님은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불쾌하다는듯 뭐라 뭐라 하시더군요.

그 말씀은 저나 그 어머님께나 하시는 말은 아닌듯 당신혼자 불쾌함을 나타내시는 말씀이었던 같습니다.

즉 혼잣말 비슷했는데 잘 알아 듣진 못했다는 거죠. 사실 기분좋은 말은 아닐것 같아 안들으려 했다는게 맞겠습니다.

뭐... 거기까진 그럴수도 있으려니...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어르신들 안하무인이신 분들도 계시고... 그렇게 사시다보니 습관처럼 굳어서 반말도 뱉을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차를 다시 여시는것 같아 기분은 상했지만 그래도 해결했다 싶은 맘도 있고

째째하게 쫓아내는 듯 싶어 죄송한 맘도 있어 '죄송합니다...' 할려고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까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시던 자녀분... 고대 학생임이 분명하셨는데... 

"고파스에 올릴 겁니다!" 하시네요.

아... 그때의 기분이란... 차라리 경찰부를 겁니다! 가 저한텐 위로가 되었을 듯 싶네요.

대학생이시라면 어엿한 성인이시고, 사리분별도 하실 수 있는 나이이신데...

기분내키는 대로 뱉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건지... 상대방의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할 수 있는지.. 정도는 아실거라 믿었습니다.

그런 믿음때문에 더 마음 아프네요. 더 열심히 공부해서 장차 우리나라의 장래를 책임지시고 든든하게 일구어 나가실

튼실한 일꾼들 좋은 밥 맛있게 해 드린다는 보람이 한순간에 무너진건 당연하구요.

고파스가 어떤 곳이란건 압니다. 가게 오픈 초창기엔 고파스 얘기를 듣고 저희 가게 비난, 칭찬등등의 글들을 읽어 봤었으니까요.

하지만 모든 일들에 일희일비하기보단 내가 중심을 잡고 더 좋은 밥, 더 맛있는 음식, 더 싼 가격에 더 많이 드리겠다는

다짐만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굳이 고파스 게시판같은건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에 잊고 있었습니다.

착잡하네요. 고파스엔 저같은 외부인이 글을 올릴 수도 없는데...

저희 가게 험담을 하시면 저같은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이런 억울함을 읍소할 수 있나요?

참... 글 쓰다보니 상했던 기분도 슬슬 풀리네요. 솔직히 그냥 지울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제2의 제3의 그런 학생이나 저같이 억울함에 불쾌해지는 점주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우에서나마 그냥 글을 올립니다.

경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학생분들도 저희도 함께 잘 살아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젠 씁쓸함보단 밥 다 드시고 기분좋게 "잘 먹었습니다!!!" 하며 기분좋게 웃어주고 나가시는 학생분들 얼굴이 하나 둘 다시 떠 오르네요.

오늘도 그런분들을 기다리면 밥 짓고 기다리겠습니다.

이글을 읽으시고 공감하시는 분이 계시면 고파스에 좀 올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제 주변의 음식점 점주님들... 음식을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고대와 우리는 동고동락의 상생관계라는 생각으로

항상 위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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