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하늘에서 올챙이크림 비가 우수수 내리던 화창한 톤요일!

여느 때와 같이 해병들은 전우애를 나누고 있었다!

무모칠 해병님과 톤톤정 해병님은 화창한 날씨에 오도봉고를 몰고

포항시를 돌아다니던 중이셨는데,

어찌 된 일인지 싱싱한 아쎄이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는게 아닌가!

이대로 빈손으로 복귀할 수 없는 두 해병님은

평소에 자주 가지 않던 구역에 가보기로 하는데...

"이봐, 톤톤정이. 저기 저게 뭐지?"

"어디."

무모칠 해병님이 포신 끝으로 가리키는 것은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성채였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어서와라 아쎄이"라고 적힌 문구가 박혀있었고,

그것은 누가 봐도 어엿한 해병성채였다!

이럴 수가, 난데없이 해병 성채가 포항시 한가운데 떡하니 생겨난 것이었다!

불법 건축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법!

정의로운 두 해병님은 즉시 화려한 중앙선 침범 유턴으로 오도봉고를 돌렸다!

지나가던 차량 69대가 줄줄이 폭발하는 작은 사고가 있었으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다!

해병성채에 가까이 다가가자,

두 해병님은 네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원조 해병성채와 똑같은 해병성채가 눈앞에 있는게 아닌가!

하지만 아늑하고 따스한 해병성채와 달리,

음슴하고 사악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었다!

두 해병님은 나뉘어 불법 해병성채를 수색했고,

톤톤정 해병님께선 즉시 문을 두드리고, 포신으로 문을 박살내셨다!

근데 이럴 수가, 천장에 셀 수 없이 많은 포항시 시민들이 묶여있는 것이 아닌가!

감히 선량한 시민들을 강제로 납치해서 아쎄이로 만들다니!

정의감 넘치는 톤톤정 해병님은 화가 포신 끝까지 나셨다!

무모칠 해병님께서 반대편 입구로 들어가니,

검정색 각개빤스를 입은 사내가 구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자 무모칠 해병님은 살면서 처음으로 눈을 떴으며,

바닥에 주저앉아 해병 맥주를 폭포처럼 흘리셨다!

검은 각개빤스의 남자는 뒤돌아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크흐흐... 모칠이, 오랜만이군."

무모칠 해병님은 공포를 기합으로 이겨내고, 따라 들어오려는 톤톤정 해병님을 붙잡고

어리둥절하는 톤톤정 해병님을 봉고에 태워 6.9초만에 해병 성채로 역돌격하셨다!

한편, 황근출 해병님은 빈 손으로 돌아온 두 해병님을 멀리서 보시고 격노하여

복귀 즉시 해병수육으로 만들려고 하셨으나,

무모칠 해병님이 눈을 뜨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서

화가 난 것조차 잊어버리셨다!

"무슨 일인가, 무모칠!"

"악! 저희가 포항시 중앙에 불법 해병성채가 세워진 것을 보고 수색을 했습니다! 근데 거기에 그 놈... 그 놈이 있었습니다...!!"

"그 놈이라니! 누군가?"

무모칠 해병님은 벌벌 떨면서, 포신에서 흘러넘치는 해병 맥주를 겨우 억누르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변왕추 해병입니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