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stay.

했음 좋겠다.....


자기는 한순간에 그렇게 떠났으면서, 자기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결정을 내린 건지도 모르면서 자꾸 자기방식에 훈수 두는 언니 짜증나기도 하고... 어려운 사안에 대해 의견 물어볼 사람도 없이 홀로 남겨져서 서럽기도 하고... 몇 년을 기다려서 겨우 성문을 열었는데 어쩐지 또 혼자인 것만 같아서 이상하기도 하고... 그런 싱숭생숭하고 혼란스러운 모든 감정을 담아서 그렇게 말했음 좋겠다.

그럼 엘사가 어디 한 대 맞은 것처럼 놀라서는
"... 내가 머물렀으면 좋겠니?" 하고 묻는 거지.

안나는 질러놓고도 당황하다가 엘사의 물음을 듣고 자기 마음 확신했으면.


"그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응..."

"하지만 왜...? 분명 너는 그때..."

"엘사, 모르겠어? 난 그때 너를 잃고 싶지 않았던 거야. 오, 엘사...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멀쩡히 살아돌아와서 나 사실 너랑 같이 있는 거 싫었다고 하면 누구라도-"

"뭐? 잠깐, 난 너랑 같이 있는 게 싫었던 게 아냐."

"성 안이, 아렌델이 내가 있는 곳인데 엘사는 거기에 있기가 싫다니 결국 나랑 같이 있는 게 싫은 거잖아."

"그게 그런 식으로 이어지면 안 되지. 분명히 말해두는데, 난 너랑 있으면 좋아. 행복해. 우린 자매고, 가족이잖니. 난 너를 사랑하고, 넌 내 가장 친한 친구야. 하지만 이곳은... 네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거 알아. 그런데, 안나. 난 여기에 아픈 기억이 너무 많아. 후... 너도 이제 다 컸으니 얘기할게. 난 매일 죽고 싶다는, 난 죽어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밖에 없었어."

"엘사는 그런 존재가 아냐."

"그땐 그랬다는 거야. 그리고 여기에 있으면 그때의 기억이, 그때의 감정과 고통이 매순간 다시 내게로 스며드는 것만 같아. 무슨 말인지 알겠니?여기에서 쌓은 우리의 소중한 추억과 즐거운 순간들을 모두 부정하고자 하는 게 아냐. 그런 게 있는 반면..."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

"응, 그런 거지. 그리고 그런 기억을 떨쳐내버리지 못하는 지금의 내 모습에도 화가 나고, 자꾸 자책하게 돼. 왜 모든 일이 다 끝났는데도 난 자꾸 불행해지려 하는지..."

"엘사..."

"그래, 네가 마음 아파할 거 아니까 말도 못 하겠고. 그건 너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 슬프게도."

"아마 우리가 서로를 너무 위하고 있나 봐."

"모르겠어, 난... 난 우리가 같이 살면서 서로에게 적응하고 있고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어. 엘사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버텨야 했는지 아니까 정말 조심스럽게 대하려고 노력했고. 그런데 엘사는 그 시간까지도 전부 고통이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아서... 솔직히 상처 받은 것 같아. 그런데 웃기잖아. 엘사는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 걸 내가 앞서서 해줘놓고 상처니 운운하는 건..."

"아니야. 난 네가 날 위해 애써주는 걸 알고 있고, 정말 고맙게 생각해. 그리고 네 덕분에 많이 웃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건 사실이야. 다만..."

"그런 걸론 안 되는 것도 있는 거지."

"미안해, 안나."

"엘사가 미안할 건 아니지... 후. 근데... 음."

"미안할 일 맞는 것 같아?"

"... 응."

"그래... 미안해. 정말로."

"난 생각보다 더 많이 엘사를 좋아하고 엘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나 봐. 그래서... 자꾸 엘사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어."

"..."

"그냥... 난..."

"오, 안나..."

"후우, 미안해, 그냥... 흡... 최소한... 더 자주, 흑, 오면 안돼...? 나 엘사가 필요해..."

"왜 자꾸 네가 울 일을 만드는지 모르겠어. 내가 나쁜 언니야, 미안해..."


하고 자기도 울컥해선 꼭 안아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