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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애인 뺏는 엘사

태정태세문단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26 22:31:49
조회 268 추천 20 댓글 7




*타캐 주의?






  식은 상상했던 것보다 별 거 없었다. 그렇게나 중요하게 생각하던 환경을 위한 에코 프렌들리 웨딩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부케도 화려한 꽃 장식도 없고, 지속 가능한 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끔찍한 식감을 자랑했다. 역겨운 향이 나던 합성 와인은 또 어떻고. 다행인 점이 있다면 대여한 식장인지라 약속된 시간 안에 끝났다는 것 정도였다. 사진 찍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는 듯 새로이 부부가 된 커플은 아쉬워 보이지도 않았다. 이제 저 사진은 각종 SNS와 인터넷 기사에 올라가서 IT 기업인의 겸손한 소규모 결혼식이라고 홍보될 것이다. 그래놓고 에프터 파티는 교외의 저택에서 화려하게 열릴 것을 알고 있었기에 합성 와인이어도 상관 없으니 술이 간절해졌다. 신부의 의상실로 향했다. 웨딩드레스라고 칭하기도 민망한 하얀 원피스를 벗으려던 참이던 새신부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행동을 멈춰 이쪽을 바라봤다.




 "와줬구나, 안나. 네가 안 올까봐 걱정했어."




 저 눈. 차가운 호수를 담고 있으면서 그걸 숨기려고 포근하고 따듯하게 웃어버리는 그 가증스러운 눈웃음. 분노에 찬 심장의 고동에 맞춰 숨이 거칠어지는 게 느껴졌다. 성큼성큼 그 앞으로 다가갔다. 무섭지도 않으면서 공연히 뒷걸음치는 건 보나마나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화장대에 도달하고 나서야 멈춰서서는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화장대에 달린 조명이 너무 밝아 안 그래도 찌푸리고 있던 인상이 더 구겨졌다. 눈부셔 하고 있음을 알아챘는지 느릿한 손으로 화장대 조명을 꺼준다. 의미 없는 배려 같은 건 필요없었다. 조명 스위치를 찾아 옆으로 돌린 고개를 따라 리본으로 장식된 화려하게 땋은 머리를 보자 알 수 없는 이유로 분노가 치솟았다. 이미 화나 있는 상태였기에 무슨 행동을 하든, 어떤 형색이든 눈에 거슬려 화를 부추겼고, 그저 땋은 머리를 보는 순간 인내심이 바닥을 보였다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조명 스위치 근처에서 맴도는 손목을 잡아채 거칠게 쥐었다. 조금 놀란 얼굴이 되었지만 다시 평소의 평화로운 얼굴로 돌아오는 걸 보니 그야말로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팔로 허벅지를 감아 몸을 들어올리고 화장대에 앉혔다. 이를 세워 목을 물고 원피스의 어깨끈을 내려 그대로 상스러운 상체를 드러냈다. 어깨로 입을 옮겨 쇄골이 끝나는 곳 근처를 잘근잘근 물었다. 반나체가 되어서는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약간의 보조만 맞춰주는 태도에 이 또한 어떤 계획일까 하는 생각에 순간 멈칫했다.




 "음? 그만할 거야?"

 "...."

 "난 괜찮은데. 남편이 바빠서 우리 신혼 여행 안 갈거야. 안나라도 나랑 같이 여행갈까?"

 "...입 다물어."




 목에서 짐승이 낮게 우는 것처럼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딴 거로 고민해본 적도 없으니까, 배려하는 척 좀 그만뒀으면 했다. 그 몸에 난 상처들로 곤혹에 빠지든 말든 난 상관없는 일이었다. 속옷을 젖혀서 그대로 가슴을 손에 쥐고 희롱했다. 손바닥에 닿는 정점이 간지러웠다. 가볍게 주무르다가 손가락으로 간지럽히고, 어깨를 물고 있던 입을 옮겨 가슴을 세게 빨고 혀로 끝을 핥았다. 원체 소리를 잘 내지 않는걸까, 참는걸까, 그도 아니면 별 느낌이 없는걸까. 작은 신음소리 하나 없이 그저 조금 가빠진 숨소리만이 전부였다. 상당히 아프게 팔뚝 안쪽을 물었지만, 물린 팔에 힘을 주는 것만 느껴질 뿐 아픔의 울음은 없었다. 사그라들지 않는 분노에 장작을 지피는 짓이라는 걸 아는걸까. 흥분에 찬 손으로 치마자락을 들췄다. 속옷을 벗기려는 내 손짓에 도와주듯 화장대를 짚고 엉덩이를 든다. 괘씸한 마음에 곧바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아파하길 바랐으나, 우습게도 축축하게 젖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었다.




 "자존심 때문에 소리만 참고 있었던거야? 아니면 그냥 수치를 모르는 짐승인거야?"

 "둘 중에 뭐가 더 흥분될 거 같은데?"

 "미친년."

 "아픈 게 좋다고 해줄까?"




 거칠고 자비 없는 손이 질벽을 꾹꾹 누르고 찌르며 빠르고 강하게 왕복했다. 그제서야 제 주제를 알고 헐떡거리를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몸의 흔들림에 맞춰 화장대가 흔들리면서 화장품들이 쓰러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허리가 튀고, 큰 가슴이 호흡을 따라 부풀었다가 줄었다, 이제껏 여유롭던 손도 내 목을 끌어안고 무언가를 쥐기 위해 안달이었다. 빨갛고 뜨겁게 충혈되어 만져달라고 부풀어오른 곳을 손끝으로 세게 누르니 헉하고 짧고 급하게 숨을 뱉는다. 빠른 피스톤질에 절정도 빠르게 다가왔다. 손가락을 조이며 팔다리에 힘이 들어간다. 바들거리며 절정을 느끼면서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으으, 하고 겨우 성대를 긁는다. 내 어깨에 머리를 묻고 숨을 고르려고 하기에 땋은 머리를 손가락에 얽어 쥐고 고개를 들게 했다. 밭은 숨을 내쉬면서 예의 그 눈웃음을 친다.




 "하아.... 머리 아깝게...."

 "안타깝게 됐네, 마음에 드는 스타일이었나봐?"

 "응, 남편이 추천해준 건데, 네 남자친구였을 때부터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거라곤 그 패션 감각 뿐이었거든."

 "...생각 잘 하고 말해. 네가 결혼식 끝나자마자 동생한테 다리 벌린 거 알려지면 곤란하잖아."

 "그런가? 그러면 뭐, 이혼하면 되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태평하게 내뱉는 모습에 어이가 없어 머리채를 잡은 손에 힘이 빠졌다. 다시 내 목에 팔을 걸어서 고개를 가까이 한다. 이 여자는 늘 이런 식이었다. 내가 누구라도 마음에 들어하면 다 빼앗아가버렸다. 애인을 사귀는 족족 어떻게 유혹한 건지 자신의 곁으로 데려갔다. 어릴 땐 그저 언니가 예뻐서 그런 거겠거니, 내 애인들에게 고백을 받는 걸 눈앞에서 목격하면서도 언니한테 잘못은 없다며 오히려 언니를 위로하곤 했다. 얼마나 순진하게 보였을지. 그 끝이 결국 이거였다.


 그저 내가 괴로워하는 걸 보고 싶을 뿐인 사람에게 내가 바라는 것도 하나였다. 똑같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여유 없는 표정으로 안절부절하며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걸 보고싶다. 원하는 건 그거 하나 뿐인데, 어째서 지친 얼굴 한 번 보여주질 않느냔 말이다. 왜 자꾸 웃는거야. 분노가 점차 사라지고 억울함과 괴로움이 몰려왔다. 눈물이 조금씩 차올랐다.




 "근데 안나는 왜 항상 나랑 애인 중에서 나한테만 화를 내는걸까?"




 비꼬는 의도 없는 순수한 물음. 마구 흐트러진 차림새에 다리 사이를 적시고 몸 여기저기에 내 잇자국을 새겨놓고 순진한 얼굴로 내게 웃는다. 천천히 다가오는 입이 이내 내 입술에 키스했다. 입술 사이로 혀가 나와 내 입술을 핥고 진득하게 파고들더니 금방 그만두며 입술이 떨어진다. 어깨 너머 화장대 거울에 우리의 모습이 비쳤다. 이 꼴을 봐. 이게 도대체. 도대체.




 "진짜로 이유가 궁금한 건 아니지만서도. 아마 네가 애인한테 화내러 갔으면 질투했을거야."

 "엘사"

 "왜? 한 번 더 할까?"

 "너 제발 입 좀 닥쳐."

 "닥치게 만들어 보든가."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

뭐지 나 엘썅 좋아하나?

음, 아무튼 저러고 에프터 파티에서도 엘사랑 안나랑 메챠쿠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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