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말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함

지금 생각하면 왜 그만뒀나 싶은데 그땐 너무 쉬고 싶었음...

늬들은 나처럼 회사 때려치치 말고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밖은 존나 춥더라ㅠ

암튼 전부터 가고 싶었던 영국에 한달 정도 여행 가기로 함

항공사는 핀에어이고 인천-헬싱키 5시간 헬싱키-런던 12시간

총 17시간 걸리는 코스이고 남자답게 이코노미로 결제함

특이점이 하나 있는데 난 자전거를 가져 갔다는 것이다!!!

사실 내가 20대 시절 자전거로 유럽을 일주한 적이 있었는데

그 기분을 너무 다시 느껴보고 싶었음

그러나 이 때는 전혀 몰랐지

내 영국여행은 좆망진창이 될거라는 걸

비행기 모니터로 해리포터 영화보며 영어 공부함

한국어 자막 따위는 지원 안함

핀에어 기내식 수준

오믈렛도 괜찮았고 샌드위치는 진짜 맛있었음

어느새 도착한 런던의 상공

템즈강 흙탕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며칠 뒤 방문하게 될 국회의사당과 런던아이도 보인다

히드로 공항에 무사히 도착!

짐이 저렇게 많은 이유는 캠핑용품을 챙겨서임

다시 봐도 정말 말도 안되는 패키징이지만

이 때의 난 군대를 갓전역한 병장 애새끼마냥

행복회로에 쩔어있는 상태엿음

공항에서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타고 패딩턴 역에 도착

영화 <패딩턴>에서 나오는 그 털짐승 이름 패딩턴 맞음ㅇㅇ

드디어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

...하려는데 비도 추적추적 오고

무엇보다 짐이 너무 많아서 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엇음

10km거리를 거의 두시간이나 걸려서 겨우겨우 도착ㄷㄷ

도착한 곳은 웸블리 ibis 호텔

가격은 1박에 80파운드(13만원) 정도

시설도 깨끗하고 무엇보다 창문 밖으로 웸블리 구장이 바로 보여서 만족했다

2일차 일어나니 화창하게 갠 하늘

사실 어젯밤에 사건이 있었는데 저녁을 먹으러 근처 맥도날드에 갔다가

체크카드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뒤늦게 알고 정지시켰지만 어떤 XX이 그새 30파운드나 결제한 것이 아닌가???

대영제국의 민심에 감탄하며 눈물을 흘렸다

웸블리 구장을 잠시 산책하며 심신을 안정시켰다......

검색을 통해 캠핑장이 있다는 에지웨어(Edgware)로 향했다

짐은 여전히 무거웠지만 날씨가 좋아서 그나마 달릴 만했다

흔한 런던의 주택가 충경

첨엔 오오 멋진데 하다가

계속 보다보니 그냥 일산 정발산 마을 같음ㅇㅇ

그렇게 간신히 도착했는데

관리인 할아버지가 여긴 유스(youth)단체 시설이라 캠핑은 안된다고 하심

헐........????????????

일단 저녁이나 먹으면서 생각하기로 하고

근처 KFC 가서 치킨라이스 사먹음

맛은 치킨샐러드에 밥 비벼먹는 느낌

결국 날도 저물고 당장 숙박할 곳도 마땅찮아서

숲에서 노숙하기로 함

근데 진짜 너무 춥더라

9월인데 새벽에 ㄹㅇ입돌아가는 줄 알았음ㄷㄷㄷㄷㄷㄷ

3일차 아침

나는 영국여행이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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