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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병의 랜스 돌격을 막기 위한 노력.

하히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7.14 11:41:41
조회 2770 추천 35 댓글 15
														




 "국왕폐하와 바스통을 위하여!" 머리 위로 가시 박힌 모닝스타를 휘두르며 몽카다 남작이 포효했다. 그와 함께 말에 박차를 가한 기사들이 전속력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남작이 선두로 앞서 나가면서 돌격대형의 선봉이 되었고, 따르는 기사들이 그를 중심으로 단단한 쐐기대형을 이루었다. 카랄드는 넓적다리와 박차로 그의 전투마를 능숙하게 다루면서 훈련받아 왔던 대로 랜스를 앞으로 겨누었다. 바스통의 기사들이 마을의 중앙대로로 천둥이 휘몰아치듯이 밀고 들어갔다.


 땅바닥에 짓눌린 채 발버둥 치던 농노 하나를 몽둥이로 짖이기고 있던 그린스킨 하나가 놈의 두꺼운 고개를 들어올렸다. 자그마한 눈동자가 흉폭함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남작이 휘두른 모닝스타가 무시무시한 기세 그대로 놈의 얼굴을 후려쳤고 야수의 머리통은 완전히 박살 나 뒤로 날아갔다. 오크의 시체는 곧바로 뒤를 이어 달려오는 기사들의 말발굽 아래 짖이겨졌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지나쳐갔다. 전투의 소음은 무시무시했고 고통과 분노의 함성이 짐승들의 고함소리와 대지를 울리는 말발굽 소리, 쩔그렁거리는 갑주의 쇳소리와 뒤섞였다. 불길의 열기가 카랄드의 가슴을 씻어 내리고, 그가 숨을 쉴 때마다 뜨거운 열기가 폐부 깊숙이 차올랐다. 기사들이 마을을 짓밟고 나아가자 불타오르는 건물들이 그의 곁을 휙휙 지나쳐갔다. 앞에서는 기사들의 돌진 아래 짓밟히지 않기 위해 농노들이 미친 듯이 이리저리 몸을 던져대었다. 피와 죽음, 불타는 인간의 살 냄새가 뒤섞인 지독한 악취가 카랄드의 코를 가득 채웠다.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이 쿵쾅대었고, 점점 숨이 가팔라지고 있었다.


"단단히 붙어있어라!" 군타르의 외침에 카랄드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모든 정신이 어느새 그의 창끝으로 향했다. 카랄드는 달려오는 그를 보고선 반항적으로 포효하는 그린스킨의 가슴팍을 향해 창끝을 맞추었다.


 짐승이 기사를 맞상대하기 위해 앞으로 뛰어들었고, 카랄드는 놈의 모든 움직임을 그의 창끝으로 세심히 따라가고 있었다. 그는 야만적인 짐승의 모든 것을 세세히 눈에 담았다. 썩은 야채의 색을 띄고 있는 놈의 역겨운 거죽과 놈의 어깨를 덮고 있는 아무렇게나 끼워 맞춘 녹슨 철 조각들, 야성적인 증오로 불타오르는 피에 굶주린 붉은 눈동자까지. 놈의 커다란 주먹에 쥐어진 막칼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징그럽게 벌려진 거대한 아래턱에는 두꺼운 어금니가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흉터로 가득한 놈의 팔뚝은 그의 넓적다리만큼이나 두터웠다.


 랜스의 창끝이 놈의 두터운 가슴팍을 거센 충격과 함께 파고들었다. 창대가 야수의 가슴팍을 따라 헤집고 들어갈 때 카랄드는 가라몬트의 들판에서 훈련받았던 대로 근육에 힘을 주어 버텨냈다. 충돌의 반동으로 랜스의 방패 판이 흉갑으로 밀려들면서 전해져 오는 충격이 팔과 몸을 거세게 뒤흔들었다. 카랄드의 몸은 안장 위에서 뒤로 크게 휘청였다. 랜스는 야수의 몸뚱이를 완전히 꿰뚫었고, 이내 그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쓰러진 야수는 그대로 그링골렛의 말발굽 아래 짓밟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놈의 뼈마디는 뒤이은 기사들의 말발굽 아래에서 완전히 박살났다. 쓰러진 오크를 지나치던 카랄드의 칼집에서 은빛을 뿌리며 검이 뽑혀 나왔다. 겨우 몇 초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사이에 그는 전투의 한 가운데에 뛰어들어 창끝으로 첫 번째 전공을 올린 것이다.


 또 다른 오크를 재빨리 지나치면서 카랄드의 검이 놈의 머리통을 가르며 번뜩였다. 뒤쪽에서는 다른 오크들이 기사들의 창날에 꿰여 하늘 높이 들어 올려지고 있었다.


 이제 카랄드의 초조함은 전투의 흥분으로 뒤바뀌고 있었다. 기사들의 대열이 그린스킨들을 일방적으로 살육하면서 대로를 달려가는 동안, 아드레날린으로 가득 찬 그는 야만적으로 고함치면서 전투의 열광과 흥분으로 날뛰었다. 그 무엇도 그들을 막을 수 없었다. 카랄드는 힘과 속도감에 그대로 취해버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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