깝깝하고 개같은 계급제는 브레통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님. 제국도 표면상 아직 귀족-농노의 계급제 봉건국가야.

다만 제국은 그게 흑사병 크리와 천년이나 이어진 삼황제시대의 여파로 상당부분 '붕괴'한 거지 절대 무슨 근세 시민사회로 '발전'한 게 아님.

제국에서도 귀족과 평민은 아직 모든 면에서 사회적 대접이 다르고 차별도 공고함. 그나마 공고한 군대식 계급제 덕에 사회적인 계급제에서 조금은 자유로운 제국군 내에서마저 평민병사들에게 가하는 처벌은 귀족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잔혹함.

그래도 군에서는 귀족 기사와 평민 보병이 적당히 격의를 갖춰서 대화라도 가능함. 그럼 뭐냐, 밖에서는 그것도 얄짤 없다는 얘기.

소설에서 한 제국 귀족이 자기를 정말 오래 모신 하인과 격의 없는 대화를 조금 나눴는데, 곁에서 호위하고 있던 판터 기사의 고개가 고대로 휙 돌아감. 그걸 보면서 귀족 자신도 '원래는 이거 어림도 없는 일이지. 보통 같았으면 다른 귀족들은 벌써 채찍을 들었을 거야.ㅎㅎ'하고 자조함.

제국도 쌍놈에 세상이여. 도시로 가면 그래도 낫지 않은가? 도시로 가면 장원지대를 지배하는 계급제의 굴레에서는 벗어날 수 있음. 대신 그들을 기다리는 건 19세기 산업혁명시기 뺨치는 하층빈민생활. 해마다 도시로 흘러드는 수많은 농노들 중 상당수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도시 뒷골목에서 굶어디져감. 그러니 이건 죽긔살긔죽긔임.

이러니 답은 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