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희칼럼] 1부. ‘7급 공무원’, 사람을 얻었습니다
       | 기사입력 2013-03-26 10:14

다시 불붙은 수목극 전쟁에서 아쉽게도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게 1위 자리를 내줘버린 MBC '7급 공무원‘.
엎친 데 덮친다고 이야기 전개까지 한동안 정체된 느낌이 들어 답답하더니만
단 2회를 남겨둔 시점에 갑자기 긴장감이 생겼다.
궁금한 것도 바라는 것도 많아졌건만 이제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으니 안타깝달 밖에.
국민드라마 KBS2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오작교 형제들’, 또 ‘각시탈’까지 하는 드라마마다 모두 잘 돼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소리를 들어왔던 주인공 ‘한길로’ 역의 연기자 주원, 그는 마무리를 앞둔 지금 어떤 심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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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7급 공무원’, 단 2회를 남겨두고 긴장감이 부쩍 생겼습니다.

주원: 저희도 느끼긴 하는데 드라마 촬영이라는 게 워낙 정신이 없어서요.
          순서대로 찍는 게 아니라 현장 사정에 따라 대본을 앞뒤 섞어서 촬영을 하다 보니
          최대한 감정연결을 하려고 노력은 하지만 느끼지 못하고 넘어갈 때도 있어요.

정: 아무래도 감정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텐데 쫓기듯 촬영하는 통에 아쉬운 점이 있겠어요.

주원: 그렇긴 하지만 오히려 준비를 하지 못하고 슛에 들어가는 편이 좋기도 해요.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물론 장단점이 있지만 앞뒤 생각 안하고 오로지 그 장면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선 더 좋죠.

정: 아하,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극 중 배역인 ‘한길로’와 많이 닮았네요.

주원: 네, 물론 닮은 구석도 있겠죠?
          제가 연기하는 인물이다 보니 아무래도 제 안에 내재되어 있는 뭔가가 나올 테니까요.
          저도 제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걸 꺼내서 극대화시키려고 노력을 해요.

정: KBS2 ‘승승장구’에 출연했을 때 놀랐어요. 짐작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그 동안 KBS2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까지.
      맡아온 역할 때문에 냉철하고 쌀쌀하려니 했던 것 같아요.
      할머니들이 그러시듯. 그런데 이 나이에 이렇게 순수할 수가 있나! 감탄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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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웃음) 아, 그런가요?
           제가 좀, 싸움 자체도 싫어하고 긴장감, 신경질 적인 것도 싫어하는 편이에요.
          연애할 때도 마찬가지죠. 특히 사랑이라는 면에서는 지키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요즘 다들 선호한다는 나쁜 남자, 나쁜 여자의 매력을 잘 모르겠어요.

정: 순하고 착한 여자가 좋아요? 남자들은 흔히 도도한 매력, 이를테면 튕기는 여자에게 끌리곤 한다면서요.

주원: 글쎄요. 
         자기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거 아닌가요?
         물론 다 표현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무조건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 내보이는 쪽이에요.

정: ‘7급 공무원’ 전까지는 성격 강한 캐릭터들을 맡아왔습니다. 본인과 많이 달라서 힘들었지 싶어요.

주원: 촬영하면서도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어요.
          제 맘에 없는 것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생각도 고민도 더 많이 하게 되고.
          저에게도 못되고 삐딱한 마음이 물론 있겠죠.
          없을 수는 없으니까 그걸 최대한 꺼내서 불을 지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그러다 보니 극도로 악한 장면은 여러 번 촬영하기도 하고  집중이 더 많이 필요한 건 사실이에요.

정: 그럼 상대적으로 ‘한길로’는 편하겠네요.
      최강희 씨랑 툭탁거릴 때보면 정말 자연스럽거든요. 하지만 다양한 캐릭터라서.
      유쾌했다가 철없다가  카리스마 넘치다가 감성적이기도 하고. 쉽지는 않겠어요.

주원: 그렇죠? 팔색조 캐릭터에요.
         처음에는 굉장히 힘겨웠는데 오히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다 보니까 편해졌어요.
         평소에는 나쁜 남자도 사랑 앞에선 다정해지잖아요? 일할 때는 또 카리스마 있을 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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